국내 충전기 보급대수, 전기차 보급대수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에바, 전기차 이동형 충전 솔루션 개발, 220억원 시리즈B 유치
그린도트, 주차&전기차 충전 E-MaaS 플랫폼, 30억원 시드유치
[더스탁=김동진 기자]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전기차 충전 시장의 성장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 보급률이 낮은 상황에서는 충전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졌지만 전기차 이용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충전 관련 시장도 급성장할 수 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독일 컨설팅 기관 롤랜드버거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가 올해 550억달러(약 72조원)에서 오는 2030년 3250억달러(약 423조원) 규모로 6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국내 전기차 충전 시장의 경우 올해 3월 기준 전체 전기차 보급대수는 42만4186대 수준인 반면 현재 보급된 충전기는 22만5731대로 절반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국내 전기차 충전 관련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거액의 투자를 받고 있어 주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전문기업 ‘에바(대표 이훈)’는 이날 KDB산업은행과 삼성증권, SBI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슈미트, 인비저닝파트너스, 한화투자증권, 일본 오릭스캐피탈코리아로부터 2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유치로 에바의 누적투자유치금액은 29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충전기 업체 가운데 해외 자본을 유치한 것은 에바가 처음이다. 에바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에 정책금융 기관인 KDB산업은행이 참여하면서 기업의 대외 신뢰도가 높아져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당초 목표 대비 2배 이상의 자금을 모집했다”고 밝혔다.
2018년 11월 창업된 에바는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 C랩의 35번째 스핀오프 스타트업으로 자율주행 자동충전 로봇과 카트형 충전기 등 이동형 충전 솔루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에바는 현재 전국에 2만대 가까운 완속충전기를 공급했으며, 세계 최다 규모의 ‘스마트 로드밸런싱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스마트 로드밸런싱은 한정된 전력자원을 다수의 충전기가 나눠서 사용하는 기술로, 전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에바는 올해 5월 전기차 화재감지 솔루션을 탑재한 완속충전기 '스마트 EV 차저 2.0'을 출시했다. 또한 세계 최대 IT박람회 CES에서 2022년부터 2년 연속으로 총 5개의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캐나다에서 250만달러(32억5350만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훈 에바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로 우수한 기술 인재를 확보해, 연내 고품질의 급속 충전 인프라를 전기차 사용자들에게 선보이고 미국, 일본을 비롯한 해외 진출에 앞장설 것”이라며 “나아가 스마트 그리드, 지능형 수요관리(DR) 등을 통해 지구의 에너지 효율화를 이끄는 기업으로 발전하면서 탄소중립과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데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주차 및 전기차 충전 서비스 운영사 ‘그린도트(대표 이화진)’는 지난 3일 비하이인베스트먼트와 우리은행, 그리드위즈, 아이에스에이상운, 머스크엔젤투자클럽으로부터 총 30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2022년 1월 설립된 그린도트는 모빌리티와 에너지를 결합한 E-MaaS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서울 및 수도권 중심으로 에너지&모빌리티 올인원 서비스 제공 공간인 그린도트 존을 빠르게 구축하며 주목받고 있다.
그린도트는 이번 투자 이후 그린도트 Zone 확장에 필요한 시설 구축 및 운영, 플랫폼 고도화, 업계 내 우수 인력 채용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박기율 비하이인베스트먼트 팀장은 “그린도트는 초기 기업이지만 지속 성장이 기대되는 스마트 주차 시장에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팀원으로 구성되어 있다”며“미래 모빌리티 허브의 적극적인 포지셔닝으로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 트렌드에 대응 가능한 공간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어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투자배경을 밝혔다.
이밖에도 온디맨드 전기차 충전 서비스업체인 ‘아론(대표 남재현)’은 지난 5월 중순 초기기업 전문투자사인 ‘더벤처스(대표 김철우)’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9월 설립된 아론은 전기차 사용자가 아론 모바일 앱 ‘충전온다’를 통해 서비스를 신청하면, 충전기사가 차량이 주차된 곳으로 찾아가 이동식 충전기를 설치하고 차량 충전을 제공한다. 또한 충전기에 탑재된 IoT시스템을 통해 전기차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가 서비스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해 운영의 효율성를 꾀했다.
이 투자를 결정한 김철우 더벤처스 대표는 “충전에 관련된 전기차 사용자의 페인(pain) 포인트에 집중한 경쟁력있는 서비스”라며, “앞으로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충전 걱정 없는 전기차 시대를 선도할 충분한 기술 및 운영 역량을 갖춘 팀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