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우먼, 황제주 등극…장중 최고치 기준 공모수익률 1500%
[더스탁=김효진 기자] 지난해 ‘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한 IPO기업들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이 8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평균치의 3배 정도로 고공 행진했다. 전반적으로 증시 분위기는 좋지 않았지만, 이들 기업에 대한 투심은 매우 활발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지난해 증시가 약세를 보인 탓에 전체 IPO 기업의 데뷔전 평균 수익률은 좋지 못했다. 상장일 공모 수익률은 전년대비 절반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따’와 ‘따상’을 기록한 기업도 각각 11곳과 3곳으로 전년대비 눈에 띄게 줄었다.
10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리츠와 스팩을 제외하고 70곳이 상장을 완주했다. 이들 기업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은 시초가 매도시 29.87%, 종가 매도시 28.51%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2021년에는 상장일 수익률이 시초가 매도시 54.87%, 종가 매도시 57.37%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20%와 30% 이상 하락하면서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달러강세와 금리상승,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이 투심을 옭아맸다는 평가다.
반면 공모가를 밴드상단을 초과해 결정한 기업들의 상장일 주가수익률은 매우 좋았다. 지난해에는 오토앤, 스코넥, 퓨런티어, 비씨엔씨, 유일로보틱스, 세아메카닉스, 포바이포, 가온칩스, 레이저쎌, 넥스트칩, 성일하이텍, 새빗켐 등 12곳이 공모가를 ‘밴드 초과’ 가격에 결정했다. 이들 기업의 상장일 평균 시초가와 종가 공모수익률은 각각 83.25%와 89.44%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일 ‘따’(시초가를 공모가격의 2배에 형성)와 ‘따상’ (시초가를 공모가격의 2배에 형성한 후 상한가)도 전년대비 줄었다. 2022년 시초가 ‘따’를 달성한 기업은 케이옥션, 스코넥, 아셈스, 퓨런티어, 비씨엔씨, 유일로보틱스, 세아메카닉스, 지투파워, 포바이포, 에이치피에스피, 새빗켐 등 11곳으로 집계됐다. 종가 따상은 케이옥션, 유일로보틱스, 포바이포 3곳에 그쳤다.
이와 달리 전년인 2021년에는 무려 35곳이 시초가 ‘따’를 기록했다. 그 중 선진뷰티사이언스, 모비릭스, 레인보우로보틱스, 오로스테크놀로지, SK바이오사이언스, 자이언트스텝, 해성티피씨, 삼영에스앤씨, 에이디엠코리아, 맥스트, 원티드랩, 플래티어, 브레인즈컴퍼니, 일진하이솔루스, 지아이텍 등 15곳이 ‘따상’을 달성했을 정도로 시장이 과열됐었다.
지난해에는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상장일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기업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시초가와 종가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이 각각 18곳과 15곳이었는데, 2022년에는 각각 21곳과 24곳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공모기업 수가 전년 대비 19곳 줄었지만, 상장일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기업은 더 증가한 것이다. 상장일 종가 마이너스 수익률 기업이 전년 대비 더욱 확대된 것은 증시 불안정에 상장 당일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공모가를 미달로 확정한 기업이 23곳으로 집계됐다. 공모과정에서 투심이 저조했던 만큼 상장일 수익률도 당연히 떨어졌다. 이들 기업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은 각각 6.19%와 4.6%에 불과했다. 다만 시초가와 종가에 각각 13곳과 11곳이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고, 샤페론의 경우 상장일 수익률이 70%를 넘어섰을 정도로 깜짝 선전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공모가 할인율이 높아진 만큼 가격메리트가 부각됐던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상장기업 중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기업은 공구우먼이었다. 공구우먼은 밴드 하단 보다 23%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할 정도로 공모과정에서는 소외받았지만, 상장 이후에는 기록적인 랠리를 펼쳤다. 지난해 7월 장중 5만4,500원(수정 주가)의 고점을 기록했는데, 공모가(수정 공모가 3,337원) 기준 공모수익률이 무려 1533%에 달했다. 특히 500% 무상증자를 단행한 점이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