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구독경제 시장규모도 2020년 40조원→2025년 100조원 확대
피에로컴퍼니,리퍼비시 전자기기 구독서비스 폰고,10억원 프리A 유치
달파(AI구독)·그랜마찬(식단)·부커스(전자책)·뮤팟(음원)도 투자받아
[더스탁=김동진 기자] 경기불황과 투자부진에도 구독경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헐거워진 지갑 사정 때문에 비용효율적인 소비를 원할 뿐 아니라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른 MZ세대가 경험과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성향을 보이면서 구독서비스가 활기를 띠고 있어서다.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일정 구독료를 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받는 것을 뜻한다. 소비자는 큰 목돈을 지출하지 않고도 최신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기업도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해 안정적 매출을 얻을 수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가 대표적인 구독서비스다. 이외에도 식음료와 생활용품, 출판물, 음원스트리밍, 자동차, 가구 등으로 구독경제의 영역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의 글로벌 시장조시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은 2020년 약 6500억달러 수준에서 2025년 1만5000억달러(약 1798조원)까지 연평균 18% 성장할 전망이다. KT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도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2020년 40조1000억원 규모로 54.8%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최대 1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국내에선 이번 6월 한달간 피에로컴퍼니·달파·그랜마찬·부커스·뮤팟 등 구독서비스 스타트업 5곳이 신규 투자유치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리퍼비시 전자기기 구독서비스 ‘폰고(phoneGO)’를 운영하는 ‘피에로컴퍼니(대표 박민진)’는 이날 미국의 한인 벤처캐피털(VC) 프라이머사제 파트너스로부터 10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이 회사의 누적투자유치액은 12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피에로컴퍼니의 폰고는 각종 리퍼비시 전자제품을 구독자가 원하는 만큼의 구독기간을 설정해 사용하거나 분할결제 방식으로 구입할 수 있는 서비스다. 리퍼비시는 불량이 발견되거나 변심으로 인해 반품된 제품들을 신제품 수준으로 정비해 재출고하는 것을 말한다.
폰고 구독자들은 고가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하루 200원대부터의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식서비스 론칭 이후 현재까지 약 1만6000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이번 투자를 진행한 이기하 프라이머사제 파트너스 대표는 “폰고는 빠르게 성장하는 리퍼비시 시장에서 구독 형태의 서비스를 결합해 트렌드와 고객 니즈를 잘 파악했고, 글로벌 진출 또한 용이한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생각하여 이번 투자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투자배경을 밝혔다.
AI 구독 스타트업 ‘달파(Dalpha,대표 김도균)’는 앞서 지난 27일 프라이머사제와 두나무앤파트너스, 스프링캠프로부터 13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받았다.
달파는 기존의 번거로웠던 AI 도입 경험을 개선해, 사용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맞춤형 AI 개발 및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달파는 서울과학고, 서울대학교 출신 창업가들이 공동창업한 회사로 창업 4개월만에 다수의 기업과 AI 구독계약을 체결했다.
김도균 달파 대표는 “고성능 AI 모델들과 함께 시장은 격변하고 있다”며 “기업 맞춤형 AI를 신속하게 서비스하는 게 관건인데, 이러한 변화 속에서 AX 혁신에 집중, 기업들이 여러 개의 AI를 쉽게 구독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형 식단관리 구독서비스 업체 ‘그랜마찬(대표 구교일)’도 지난 23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로부터 2억원 규모의 시드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그랜마찬은 맞춤형 식단관리 간편식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밀앤데일리와 HMR·RMR 간편식을 유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진행한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그랜마찬은 식단관리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 중 간편식 개발 및 자체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화 맞춤형이 중요한 식단관리 간편식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이밖에 전자책·오디오북 B2B 구독서비스 업체인 ‘부커스(대표 임동명)’는 지난 13일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으며, 콘텐츠 IP(지식재산권) 구독서비스 스타트업 ‘뮤팟(대표 조혜림)’도 12일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프리A 투자를 받았다.
부커스는 공공·대학 도서관과 초중고교를 비롯해 기업, 지자체, 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구독형 전자책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다. 현재 국회부산도서관을 비롯해 용인시립도서관, 대구중앙도서관, 부산도서관 등 전국 40여개 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뮤팟은 유튜브와 SNS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를 위해 저작권 문제가 없는 영상소스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