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칩스가 코스닥 상장 첫날 강세를 보였다. 오전에는 시초가를 중심으로 공방을 벌이던 주가가 오후 들어 뒷심을 발휘하며 상승폭을 키운 덕분에 공모가 대비 93.6%라는 높은 수익률로 데뷔전을 마감했다.
다만 다수 기업이 상장철회한 탓에 IPO 혹한기로 불리는 5월에 나홀로 공모 흥행에 성공하면서 존재감을 높였던 점과 수요예측 성적표 대비 공모가를 더 높이지 않았던 점, 이날 증시환경도 우호적이었다는 점을 바탕으로 ‘따상’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전일대비 1.81%와 1.86% 상승했다.
20일 가온칩스는 시초가(2만4150원) 대비 12.22% 상승한 2만7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1만4000원) 대비 수익률은 93.6%다. 시가총액은 3113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시초가는 2만415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가를 72.5% 웃도는 높은 수익률이지만, 시초가를 공모가의 두 배 가격에 형성하는 이른바 ‘따’에는 실패했다. 장 초반 주가 흐름은 좋지 않았다. 매물이 흘러나오면서 시초가보다 13.87% 떨어진 2만8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곧바로 시초가 위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후 시초가를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던 주가는 오후 들어 무섭게 뒷심을 발휘하면서 랠리를 펼쳤다. 다만 장 중 3만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장 마감 무렵 상승폭을 일부 반납한 탓에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더 낮아졌다.
가온칩스는 공모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덕분에 상장 첫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지난 2~3일 실시됐는데, 올해 IPO기업 중 두 번째로 많은 1903곳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했을 정도로 기관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경쟁률이 1,847.12대 1까지 치솟으면서 공모가는 밴드(1만1000원~1만30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4000원으로 확정됐다. 1만5000원 이상을 제시한 물량이 전체의 96.39%를 차지했으나 공모가를 더 높이지 않고 1만4000원에 확정했다. 청약도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경쟁률이 2183 대 1에 이르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유통물량 비율도 매력을 더했다. 기존 주주물량 중에서는 11.24%(공모 후)인 129만1700주가 상장 당일부터 매각이 가능하다. 공모주는 200만주가 배정됐는데, 이 중 기관배정 물량 중 3,405주는 실권주가 돼 대신증권이 이를 인수하고 3개월간 의무보호하기로 했다. 나머지 공모주 199만6595주 중 의무보유 확약이 걸린 물량은 60만1910주다. 결과적으로 상장일로부터 유통이 가능한 물량은 268만6385주로 상장주식 수의 23.38% 수준에 불과하다.
시스템 반도체 전문 디자인 솔루션 기업인 가온칩스는 2012년 설립됐다. 디자인솔루션 업체는 팹리스 업체가 설계한 회로를 파운드리 제조공정에 맞게 상세설계하는 역할을 한다. 가온칩스는 2017년부터 삼성 파운드리의 채널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베스트 디자인 파트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사양의 시스템반도체 수요 증가로 28~5nm의 하이엔드 공정을 사용하는 제품들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특히 가온칩스의 경쟁력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디자인솔루션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하이엔드 공정 양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출 비중도 61%나 차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322억과 62억원을 기록했다.
가온칩스는 높은 경쟁력의 근원으로 무엇보다 맨파워를 꼽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가온칩스는 대표이사를 포함 전 임원진이 삼성 파운드리에 대한 기술적인 이해도가 매우 높다. 임직원 대비 엔지니어 인력비중이 87%로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시스템반도체 디자인솔루션과 자체 IP개발이 가능한 인력으로 구성된 점도 경쟁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