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설계∙종합엔지니어링 역량 등 핵심경쟁력 확보
고객사 증설 맞춰 생산능력 확장…2020년 대비 10배 수준 확대
글로벌 신규 고객사 확보∙선행 기술 개발 등 적극 추진
[더스탁=김효진 기자] 2차전지 믹싱 장비 전문 기업 제일엠앤에스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공모규모는 400억원 안팎에 달한다. 12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는 16일 발표할 예정이다.
믹싱 분야에서 40여년의 업력을 가진 제일엠앤에스는 2차전지 분야 믹싱 장비시장에 국내 최초로 뛰어들었으며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방산용 믹싱 장비 사업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영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믹싱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면서 전방시장을 식품∙제약에서 화학,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방산 및 우주항공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2차전지 제조사들이 설비 확대에 나서면서 최근 수주잔고가 대폭 증가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수주잔고는 2021년 398억원에서 지난해 3033억원으로 늘었으며 이 기간 수주잔고 연평균 성장률(CAGR)은 176.1%에 달한다. 이에 발맞춰 생산능력도 확장 중이다. 김해공장 신규 건립 등을 통해 PD(Planetary Disperser Mixer)믹서 기준 올해 생산 CAPA는 월 약 1,500억 원 수준으로 확충했다. 2020년(월 140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하게 되는 셈이다. 제일엠앤에스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는 물론 노스벨트 등 해외 셀메이커도 고객사로 확보 중이다.
상장 후에는 해외시장 진출에 더욱 탄력을 가해 고객사 다변화를 이루고 믹싱 자동화 공정 및 차세대 공정을 선행 개발해 기술변화에 민감한 2차전지 믹싱장비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믹싱 장비의 적용 범위와 신규 사업군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제일엠앤에스는 11일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코스닥 상장에 따른 향후 전략과 비전을 밝혔다. 이날 이영진대표는 믹싱 설계 기술 고도화를 통해 K-믹싱 장비의 위상을 제고하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전했다.
국내 최초 믹싱장비 전문기업으로 알려진 제일엠앤에스는 1981년 ‘제일기공’으로 창업됐으며 1986년 법인으로 전환됐다. 믹싱장비 분야에서만 40년 이상의 기술력과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회사는 설립 초기 식품과 제약 전문 장비 공급에 주력해왔으며, 이후 기술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이면서 2차전지, 방산·화학으로 확대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차전지 믹싱장비는 2007년 상용화했으며 이는 국내 최초다.
2차전지 분야 사업은 배터리 제조공정의 맨 앞단에 해당하는 전극공정 내 믹싱공정에 활용되는 장비를 제조하고 있다. 믹싱공정은 가루 형태의 활물질을 바인더, 도전재를 섞어 슬러리 형태로 만들어주는 단계로 제일엠앤에스는 설계는 물론이고 제조, 시스템 공사까지 제공한다.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것은 △블레이드(회전날) 설계 역량 △모든 형태의 소재를 혼합할 수 있는 기술력 △종합 엔지니어링 솔루션 역량 등이다.
특히 믹싱 장비의 핵심 요소인 블레이드 설계에서 탁월한 기술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차전지 구성 물질을 균일하게 혼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블레이드는 탱크 안에서 회전하면서 믹싱하고자 하는 재료의 입자를 갈고 섞는 역할을 한다. 회사는 지속적인 테스트 믹서 운영 및 연구개발을 통해 믹싱 소재별 최적화된 블레이드 설계 기술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최대 1200만cPs의 초고점도 믹싱이 가능한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는 타사 대비 10배 이상 우수한 성능이다. 아울러 이를 통해 차세대 공정 선점에서 유리한 위치도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액상, 파우더, 슬러리, 가스 등 모든 형태의 소재를 혼합할 수 있는 기술력도 주요 경쟁력이다. 이는 오랜 경험으로 쌓아온 다양한 소재에 대한 경험치가 있어야 가능한 역량으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기술력이라는 점에서 높은 진입장벽을 확보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전기차용 2차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지속해서 상승함에 따라 믹싱 설계 기술의 난이도도 동반 높아지는 추세다. 제일엠앤에스는 다양한 분야의 믹싱 레퍼런스와 고압, 고밀도 믹싱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사의 소재별, 공정별 블레이드나 장비 속도 등에 부합하는 최적화된 설계를 이뤄낼 수 있는 종합엔지니어링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 측은 “셀메이커사가 믹싱 시스템 전체를 검증하기 위해 믹싱장비 업체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FAT(Factory Acceptance Test)에서 당사는 고객사가 시행한 모든 FAT에 최초로 100% 통과하며 고객사별 커스터마이징 역량 및 높은 믹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핵심 경쟁력은 가파른 수주성과로 이어졌다. 2023년 말 기준 수주 잔고는 3,0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로는 155% 증가했으며 2021년 기준으로는 10배가량 증가했다. 매출성장세 또한 동반됐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1.4% 성장한 1,432억을 달성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신규공장 신축에 따른 비용 증가, 확대되는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충원 등으로 전년 대비 줄었다. 향후에는 확보된 수주의 순차적인 인식을 통해 본격적인 매출성장을 실현하고 신규 수주 확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낸다는 구상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회사는 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K-믹싱 장비 세계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주요 셀 메이커사들의 적극적인 생산 CAPA 증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진하고자 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신규 고객사로 확보해 고객사 다변화 및 글로벌 시장 선점을 이룰 방침이다. 아울러 빠르게 발전하는 2차전지 소재, 공정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행 연구와 투자 계획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믹싱 자동화 공정 △연속식 믹싱 공정 △건식 공정용 믹서를 개발해 고도화된 믹싱 설계 역량으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영진 제일엠앤에스 대표이사는 “당사는 국내 믹싱 업체 중 가장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되는 믹싱 공정 스펙트럼과 가장 넓은 고객사군을 확보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믹싱 장비의 적용 범위 및 신규 사업군을 확대해 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믹싱 장비의 세계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일엠앤에스는 이번 코스닥 상장을 위해 240만주를 공모한다. 공모가 희망범는 1만5000~1만80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360억~432억원이다. 수요예측은 이달 5일 개시했으며, 12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오는 18~19일 청약을 거쳐 4월 중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KB증권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