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태영 기자] 자율주행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2030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1조 8,084억 달러(약 2450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율주행차 시장은 작년에 1,262억 달러(약 171조원)에 달했으며, 이후 연평균 성장률 38.8%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웨이모, 우버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자율주행 서비스에 뛰어든 것도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서비스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자율주행 고화질 신호처리 및 인식 시스템 반도체 기업인 넥스트칩도 그 중 하나다. 넥스트칩은 작년 7월 공모가 1만3000원으로 코스닥에 올랐다. 올해 6월 주가가 공모가를 회복했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우상향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상승률은 고점 기준 200%를 웃돌고 있다.
자율주행 센서 중 카메라가 유일하게 색상식별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율주행 센서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테슬라가 카메라 기반의 ADAS '테슬라 비전'을 확대하고 있는 점 등도 넥스트칩의 수혜 기대감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타고 있는 점도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넥스트칩은 이달 들어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하면서 대규모 투자금도 유치했다. 고금리 상황인데도 표면이자와 만기이자가 0%로 발행돼 회사 입장에서는 이자비용이 전혀 없이 자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조달자금은 주력 사업인 ISP(고화질 영상 신호 처리), ADAS SoC(영상인식), AHD(고해상도 영상 전송)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과 함께 신규 아이템 관련 연구에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 영상신호를 처리하는 주력사업 ISP… “2025년 4000억 이상의 매출 기대” = 넥스트칩은 영상기반 자율주행 자동차 사업을 영위한다. 영상신호를 처리하는 ISP(Image Signal Processor)가 주력사업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고해상도 카메라 ISP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동영상 기반 실시간 보정 기술을 통해 안정적인 화질을 제공할 수 있으며, 총 20여종의 제품 라인업을 보유 중이어서 고객사 니즈에 발 빠른 대응도 가능하다. 현재 현대차, 삼성, 중국 BYD 등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2024년 ISP의 매출이 476억원을 기록하며 연평균성장률 6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또한 자율주행에 필요한 대당 카메라 적용 개수도 2023년 10개에서 2026년 24개까지 늘어남에 따라, ISP 적용 차량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와 기아에 2023년부터 2025년까지 56개 차종에 적용될 예정으로, 업계에서는 2025년에는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AHD(Analog High Definition)는 전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양산이 가능한 고해상도 아날로그 전송 기술이다. 회사 측은 중국시장에 AHD 제품을 공급하며 매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자율주행의 ‘두뇌’ 역할하는 ADAS SoC… 경쟁사 제품 대비 50% 저렴 = 넥스트칩은 ISP와 AHD가 자동차 분야에서 지속적인 매출을 올리자 자율주행의 두뇌 역할을 하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SoC(통합반도체)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ADAS SoC 브랜드인 ‘아파치’는 수 년간 매년 200억원의 투자로 만들어졌다. 아파치5와 아파치6는 NPU(신경망처리장치)를 내장해 AI반도체로 사용된다. 넥스트칩은 이후에도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M&A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에는 ARM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표준 ‘ISO26262’ 기능 안전을 만족하는 AVP(자동발렛주차)와 자율주행용 ADAS SoC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의 제품은 경쟁사 제품 대비 50% 낮은 단가에 저전력 구동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내장 객체 인식 특화 기능과 자체 ISP 코어를 통해 AVP 기능 최적화 제품이라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 내년 4분기 흑자전환 예상… 2025년부터 빠른 속도의 마진율 개선 = 넥스트칩은 상반기 매출액 67억과 영업적자 117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여전히 본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매출액은 전년 상반기 대비 21%가량 올랐고, 영업적자 폭은 크게 축소됐다. 회사는 올해 연간 200억원, 내년 400억원의 매출액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태다. 매출액이 성장하는 가운데 내년 4분기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ISP가 카메라가 아닌 칩에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넥스트칩이 이에 대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내년 4분기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본과 유럽 등 주요국들의 자율주행 자동차 긴급제동 브레이크 장착 의무화 계획도 넥스트칩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사는 내년 하반기 도요타 트럭 브랜드인 히노와 유럽 스카니아에 AHD를 납품할 예정이다. 또한 아파치5와 6도 올해 말 이후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를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용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스트칩의 손익분기점 기준 연간 매출액을 400억원으로 예상하며, 2025년부터 빠른 속도의 마진율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