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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인모터스의 '중국산' 전기버스, 정부 규제 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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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인모터스의 '중국산' 전기버스, 정부 규제 피할까
  • 이경주 기자
  • 승인 2024.12.3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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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판매로 국내 진출, 과거 품질 논란도…올 일부 국내 조립 시작

중국산 전기버스를 수입·판매해 폭발적인 성장을 일군 피라인모터스가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침투, 업계 2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보였다. 다만 이 과정에서 리콜 등 안정성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중국산 범람으로 정부가 규제를 암시한 것도 리스크다.

이에 피라인모터스는 올 초 국내공장을 준공했다. ‘중국산’ 저가 이미지 탈피와 규제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배터리나 엔진 등 핵심부품 조립과 검사는 국내서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전체 공급물량 중 국내공장을 거친 차량은 여전히 일부라는 한계가 있다.

피라인모터스가 수입하는 중국산 전기버스 하이퍼스(사진:홈페이지)
피라인모터스가 수입·판매하는 중국산 전기버스 하이퍼스(사진:홈페이지)

◇ 산자부가 규제 암시...중국산 과잉, 국산 경쟁력 유지 필요

피라인모터스는 이달 27일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했다. 공모예정주식수는 200만주로 상장예정주식수(1327만4427주)의 15%다. 대신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고 있다.

2003년 설립된 피라인모터스는 본래 원전(원자력발전소 계측제어기)과 방위산업(전원공급기)을 하던 중소기업이었다. 2016년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시작으로 2017년 전기버스 수입, 2018년 배터리와 ESS(대규모저장장치)사업을 시작하며 ‘전기차’ 영역으로 사업을 다변화했다.

전기버스 사업이 두각을 나타낸 건 2022년이다. 국내 지자체가 전기버스 도입을 본격화하면서 현대자동차와 함께 저렴한 중국산이 시장을 잠식했다. 피라인모터스는 중국 하이거와 CRCC가 만든 전기버스를 수입해와 국내시장에 도입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현재 시장 1위는 현대자동차, 2위는 피라인모터스로 알려졌다.

이에 피라인모터스 매출은 연결기준 2021년 365억원에서 2022년 1152억원, 2023년 1719억원으로 매년 퀀텀점프했다. 영업이익도 2021년 18억원에서 2022년 89억원, 2023년엔 116억원이 됐다. 2023년 영업이익률은 6.7%다.

다만 피라인모터스는 다른 중국산과 마찬가지로 품질 논란에 휘말려 왔다. 피라인모터스는 2018년 12월부터 2021년 3월까지 판매한 하이거 모델 하이퍼스 169대를 리콜한 바 있다. 고전압 전기장치 경고 표시 누락과 비상탈출장치 미설치 등 안전기준 부적합 사항이 적발된 영향이다.

중국산이 국내 시장을 워낙 많이 잠식해 향후 정부가 규제에 나설 수 있는 것도 피라인모터스는 입장에선 리스크다. 가격경쟁력 덕에 전체 시장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부터 50%가 넘었다. 중국산 전기버스 신규등록 대수는 2021년엔 14대에 불과했지만 2022년 1340대로 크게 늘었고 올해는 1000여대 수준이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6월 '2024년 전기상용차 산업경쟁력 조사' 외부 연구 발주를 냈다. 산자부는 제안요청서에 “비교적 세계 및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전기승용차와는 달리 전기상용차는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친환경 상용차가 수입되면서 국내 시장이 잠식당할 우려가 있다”고 기재했다.

이어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산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3년 1~9월 국내 전기버스 판매 상위 5개 모델 중 3개가 중국산으로 50%에 육박하는 점유율 기록하고 있다”며 “상용차는 수송, 건설, 산업현장 등에서 주로 사용되는 재화로 국가 물류체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바 승용차와는 다른 관점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산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 화성에 연 200만대 조립공장 신축...비용 효율화 관건

이에 피라인모터스는 올 초 국내공장을 지어 ‘중국산’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 초 경기도 화성에 전기버스 조립공장을 신축했다. 당시 회사는 일부 언론에 신축공장 효과로 연간 전기버스 공급량이 200만대 가량 늘어 올해 1000만대를 공급할 수 있다고 소개했었다.

연간 공급물량의 20% 정도를 국내 조립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 동안엔 완제품을 하이거 등으로부터 사왔지만, 이젠 20% 정도는 화성공장에서 배터리나 엔진, 전기·전자 장비를 조립한다. 차체 마감과 제작검사 등도 국내공장에서 한다.

화성 공장 역할이 커질수록 품질논란과 정부규제 리스크가 줄어드는 구조다. 피라인모터스가 내세워야 할 핵심 에퀴티스토리로 지목된다. 다만 생산 내재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비용이 이득보다 클 경우 투자매력도는 반감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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