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4 17:23 (수)
NH투자증권, 새 ECM본부장은 '정영채 키드'
상태바
NH투자증권, 새 ECM본부장은 '정영채 키드'
  • 이경주 기자
  • 승인 2024.12.03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3년생 최강원 상무 낙점…대우증권 시절 네이버 상장 기여, 딜에 진심

[더스탁=이경주 기자] NH투자증권이 새 ECM본부 본부장으로 최강원 홍콩법인장(상무보)을 선임했다. 내부(ECM본부)에서 리더를 배출하지 않고 외부조직에서 발탁했지만 뜬금없는 인사는 아니다.

최 상무는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와 연이 깊다. 정 전 대표는 IPO(기업공개) 장인이자 IB(투자은행)업계 대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정 전 대표는 20여년전 국내 벤처신화인 NHN(현 네이버)을 상장시켰는데 당시 같은 하우스 막내가 최 상무였다. 

동종업계에선 최 상무를 열정 넘치는 유능한 주니어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ECM본부 안정이 중요해진 시기에 적령기인 최 상무를 소환해 앉혔다.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대표

 

◇ 50대 초반 적령기 인재 발탁...IPO 장인 정영채·조광재가 스승

NH투자증권은 3일 정기인사발표를 통해 신임 ECM본부장으로 최강원 상무보를 선임한 사실을 알렸다. 2018년부터 올해로 6년째 사령탑을 맡았던 김중곤 상무는 대체자산투자본부장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동종업계에선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성 인사로 본다. 김 상무는 1970년생으로 올해 54세라 보직을 내려 놓는게 어색하진 않았다. 그런데 하우스 내에선 적령기 후임자가 없었다. 앞서 ECM본부가 2022년 말에 ECM 1~3부서장들을 80년대생으로 모두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한 영향이다.

이에 조직에 '안정'이 필요했다면 새 수장을 외부에서 찾아야 했던 실정이다. 최 상무는 1973년생으로 올해 51세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 상무보다 한 세대(2~3세) 어린 적령기 인물을 발탁한 셈이다.

업계에선 최 상무의 '다재다능함'을 인사 배경으로 보고 있다. 주니어 시절 IPO 실무를 제대로 배웠을 뿐 아니라 중국통으로 불릴 정도로 글로벌 역량이 뛰어나다.
 
최 상무는 여의도 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대우증권에 입사해 정 전 대표가 이끌던 주식인수부에서 일했다. 2002년 네이버가 상장할 때 대우증권이 대표주관사 역할을 했는데 정 전 대표가 실무 총책임자(부장)였고 조광재 현 JC에셋자산운용 대표가 팀장, 최 상무가 대리로 참여했다.
 
국내 1세대 IPO 장인들을 선배로 두고 실무를 배웠다. 조 대표는 김중곤 상무 직전에 NH투자증권 ECM본부장을 맡아 하우스를 IPO시장 톱티어로 올려 놓는데 기여한 실력자다. 최 상무는 이들 밑에서 가로수닷컴, 동양매직, 인컴아이엔씨, 한국미생물연구소, LG카드 등 IPO 실무를 수행했었다.

이후론 대우증권 홍콩법인장을 맡았다가 정 전 대표가 먼저 가 있던 NH투자증권으로 2019년 이직했다. NH투자증권에서도 초기 북경법인장을 맡았고 2022년부터 홍콩법인장이 됐다. 최 상무는 미국공인회계사(AICPA) 자격증도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도 최 상무를 ‘유능함’과 ‘열정’으로 기억하고 있다. 최 상무가 국내에 있을 당시 동료들은 모두 부서장이나 임원으로 승진해있다. 한 대형IB 관계자는 “정영채 전 대표와 조광재 전 본부장 밑에서 IPO를 제대로 배운 유능한 인재의 귀환”이라며 “특히 딜에 대해 ‘진심’이었던 것도 기억에 남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작년 대표직에서 물러난 정 전 대표가 이번 인사에 최 상무를 추천한 것으로 추정한다. 정 전 대표 만큼 적임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갖춘 인물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최 상무는 정 전 대표가 보증할 수 있는 인재다. 

앞선 관계자는 “윤병운 현 대표는 대기업 커버리지 전문가이기 때문에 새 ECM본부장 적임자를 찾기 위해 정영채 전 대표 조언을 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최근 10년 IPO 시장 양적·질적 팽창...현장경험 부재 넘어야 할 산

다만 최 상무가 감당해야 할 무게도 크다는 진단이다. NH투자증권 ECM본부는 IPO시장 빅3로 불리는 톱티어다. 매년 시장 지위에 어울리는 딜 수임 능력과 익스큐젼(실행)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전임자인 김중곤 상무가 딜 수임 능력에서 최정상급이었다는 점이 부담이다. 김 상무는 주관사 선정 경쟁의 꽃인 PT(프레젠테이션)의 귀재로 평가받는다. 애널리스트 출신이라 매력적인 에퀴티스토리를 '합리적'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출중했다.

이는 발행사가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논리적 기반이 돼 줬다. 대형 발행사들이 NH투자증권에 딜을 맡겨온 이유기도 하다. 김 상무는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크래프톤 등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의 빅딜을 수행했다.

이에 김 상무를 믿고 NH투자증권에 딜을 맡긴 일부 발행사들은 실제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발행사 관계자는 “본래 다른 하우스를 고려했는데 김 상무 PT를 듣고 바로 마음을 돌릴 정도로 내용이 훌륭했다”며 “PT를 듣기전과 들은 후에 대한 평가가 가장 바뀌었던 하우스가 NH투자증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상무 보직 이동이 딜 결과에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최 상무는 상당기간 해외에 있었던 터라 최신 국내 IPO 트렌드에는 약할 수밖에 없다. 최 상무가 단기에 극복해내야 할 부분이다. 한 IB관계자는 “최 상무가 IPO실무를 했던 2000년대 초반은 딜이 많지 않았고 제조업 중심이었다”며 “그런데 최근 10년 새 IPO시장은 규모가 급속도록 커졌고, 특례상장과 같은 난도 높은 딜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간 현장 경험을 못한 최 상무가 가장 어려워할 부분이자 극복해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