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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IPO] 1분기 주가 기지개 ‘필에너지’…고객사 증설 수혜에 전고체 배터리 기대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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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IPO] 1분기 주가 기지개 ‘필에너지’…고객사 증설 수혜에 전고체 배터리 기대감까지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4.03.2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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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탁=김태영 기자] 지난해 7월 증시에 입성한 필에너지의 주가가 최근 탄력을 받고 있다. 공모가 부근에서 리바운딩에 성공해 3월 들어 상승폭을 확대 중이다. 20일 종가 기준 공모수익률은 71%(수정공모가 1만7000원 기준) 수준이다. 필에너지는 2차전지 공정 설비기업으로 고객사의 제품 성능향상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의 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와 및 신규 고객사 유치가 기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최근 주가를 밀어올린 핵심 배경에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줄줄이 위를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필에너지는 전고체 배터리에서 국내 배터리 제조사 중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삼성SDI와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으며 삼성SDI를 2대 주주로 두고 있다. 삼성SDI가 이달 초 열린 '인터배터리 2024'에서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이날 삼성SDI를 비롯해 관련주들의 주가가 단체로 폭등했다. 필에너지는 전고체 전지용 스태킹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 정부 지원 및 기업들의 투자도 적극적인 분위기다. 지난 11일 정부는 전고체, 리튬메탈, 리튬황 등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 향후 5년간 1,172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배터리 기업들은 올해 국내에만 총 9조원 이상의 자금을 설비와 연구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 중 약 7조원이 4680 원통형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등 설비 투자에 사용될 전망이다. 차세대 기술선점 및 배터리 폼팩터 확장을 주요 성장전략으로 삼고 있는 필에너지는 전고체 전지용 장비 외에도 원통형 와인딩 장비, 연료 전지 특화 장비 등 라인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앞서 인터배터리 2024에서 원통형 4680 배터리 권취기를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필에너지>

 

# 상장 초기 오버행 암초 만났던 주가…주가 최근 상승폭 확대=필에너지는 지난해 7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상반기 2차전지주들이 증시를 주도했던데다 공모 당시 주목을 많이 받으면서 최종 공모가를 밴드를 초과한 3만4000원으로 확정했으며, 공모규모도 1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일반청약에서도 증거금이 15.9조원 몰리면서 경쟁률이 1000대 1을 훌쩍 웃돌았다. 높은 기술력과 가파른 실적성장 그리고 향후 배터리 제조사 증설에 따른 지속 성장 기대감이 투심을 끌어올렸다.

상장일 수익률도 200% 이상을 기록하면서 단기적인 공모 수익률 측면에서는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울상이 됐다. 전방시장 둔화 우려가 나온데다 상장 첫날 대규모 전환 청구권이 행사된 것이 투심을 끌어내리는 주요 트리거가 됐다. 지난 2021년 필에너지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한 기관투자자가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발행주식수의 12%가 넘는 물량이 신규로 추가됐고 오버행 이슈로 부각됐다.

이후 100% 무상증자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타기는 했지만 큰 흐름을 돌려놓지는 못했고 급기야 4분기에는 공모가 부근까지 떨어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3분기 실적까지 적자를 기록하면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후 공모가 부근에서 바닥을 형성한 후 올해 주가가 상승세로 턴하는데 성공했다. 전고체 배터리 관련주가 시장 주도주로 올랐던 지난 7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레이저노칭∙스태킹 등 2차전지 조립 설비 공급…4680 원통형 권취기 시장 진입 코앞= 필에너지는 코스닥 상장사 필옵틱스의 2차전지 사업부문이 지난 2020년 물적분할해 설립된 기업이다. 레이저 미세가공 기술 등을 바탕으로 2차전지 제조공정에 사용하는 설비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주요 제품은 레이저 노칭(Laser Noching) 설비, 스태킹(Stacking) 설비, 4680 원통형 권취기 등이며, 이 설비들은 성능, 안전성, 충전 속도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레이저 정밀 가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레이저 노칭은 기존의 방식과 비교해 정밀도와 효율성이 높아 극판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앙극 및 음극에 모두에 사용되는데 최근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스태킹 설비의 경우 고객사와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최고의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2021년부터 고객사 유럽법인에 대량 공급되면서 큰 폭의 매출확대에 기여했으며, 지난해부터는 미국법인으로도 납품되고 있다.

특히 필에너지는 스태킹공정과 노칭 공정을 일체화한 설비를 업계 최초로 개발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설비 일체화는 공정 축소 및 공간 효율성을 개선시켜 고객사의 생산 효율성 향상에 기여한다. 주요 고객사의 투자 확대로 인해 노칭과 스태킹 일체형 장비 수주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4680 원통형 권취기의 경우 올해 대구경 원통형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유럽, 미국 잠재고객사 대상 장비 시연회를 진행해 검증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필에너지는 장비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를 위한 스태킹 설비와 연료 전지 특화 장비도 개발해 차세대 기술을 지속적으로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2공장 증설 마무리…주요 고객사 공격적 설비확대 수혜 기대감 = 필에너지는 2공장 증설을 마무리하면서 생산 Capa를 확대한 가운데 올해 주력 고객사의 증설에 따른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주력 고객사는 북미법인 합작공장 건설과 유럽법인 증설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미국에 합작공장을 세워 2027년 안에 총 10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아울러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올리면서 현재 헝가리공장 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다. 올 초 김규상 하나증권 연구원은 "북미 지역 외 헝가리 공장도 증설이 예정되어 있다. 최근 앞당겨진 미국 JV와 헝가리 증설 스케쥴을 감안하면 2024년 수주가 집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주잔고도 탄탄하게 확보한 가운데 신규 장비에 대한 관심도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글로벌 기업들의 서플라이 체인 재정립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신규 수주 물량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를 비롯한 원통형 장비 등 신규 제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신규 수주를 비롯하여 새로운 고객사의 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다만 부담 요인이 없지는 않다. 대표적으로 올해는 미국 대선이 있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친환경 전략이 급변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지적된다. 트럼프는 주요 기후법안으로 세금감면과 보조금 혜택이 있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공개적으로 반대해왔기 때문에 전기차 방향성에는 부정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속도는 더뎌질 수 있어도 장기적인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흐름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IR협의회 김경민 연구위원∙이나연 연구원은 "미국 대선이 에너지 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차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친환경 에너지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전기차 전환에 소극적이었던 자동차 제조업체들마저 전기차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이는 2차전지 제조 공정의 효율성과 정밀도를 높이는 필에너지의 기술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2024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진영이 승리한다면 2025년 전기차 시장 전망은 보수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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