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글로벌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미르’가 올해 3번째 ‘따상’의 주인공이 됐다. 연초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의 주가가 단체로 들썩이고 있는데다 스튜디오미르의 경우 공모에서 흥행몰이에도 성공했기 때문에 ‘따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이 같은 기대심리를 반영하듯 스튜디오미르는 장 시작과 동시에 ‘따상’으로 직행했다.
스튜디오미르는 7일 코스닥 시장에서 주권거래를 개시해 시초가 보다 30% 오른 5만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격의 2배인 3만9000원에 형성됐다. 이후 장이 시작되자마자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치솟았으며, 단 한 차례도 상한가가 풀리지 않고 그대로 거래를 마치면서 ‘따상’을 달성했다. 따상은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격의 2배를 형성한 후 상한가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7일 현재 6개 기업이 IPO공모를 마치고 신규상장한 가운데 그 절반인 3곳이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 중이다. 스튜디오미르에 앞서 미래반도체와 오브젠이 따상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 따상을 기록했던 기업이 3곳에 그쳤기 때문에 올해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희망이 조심스럽게 싹트고 있다. 아울러 따상을 기록하지 못했던 기업들의 주가도 공모가를 훌쩍 뛰어넘어 거래되고 있어 기대감을 더욱 키우는 모습이다.
여기에 스튜디오미르의 경우 공모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기대감이 더욱 고조됐다. 수요예측에 1,704곳의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높은 관심도를 나타냈고, 경쟁률은 1,701.62대 1을 기록했다. 올해 현재까지 9곳이 수요예측을 마친 가운데 수요예측 경쟁률은 가장 높은 수치다.
아울러 기관투자자들의 베팅의 질도 좋았다. 총 신청수량 기준 99.9%(가격미제시 6.2% 포함)가 희망밴드(1만5300~1만9500원) 최상단 가격인 1만9500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무보유 신청 확약비율도 16.5%로 낮지 않은 수준을 보였다. 이후 일반 청약에서도 열기가 이어졌다. 증거금이 약 3조 8,827억원 유입된 결과 청약경쟁률이 1592.89대 1을 기록했다.
2010년 설립된 스튜디오미르는 애니메이션 제작회사다. 설립 이듬해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키즈 엔터테인먼트회사인 미국의 니켈로디언과 TV 시리즈 애니메이션 ‘코라의 전설'을 기획 및 제작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에도 디즈니, 드림웍스, 워너브라더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과 손잡고 지속적인 레퍼런스를 확보한 덕분에 글로벌 고객사와 성장스토리를 공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OTT 1위 기업인 넷플릭스와 지난 2019년 국내 업계 최초로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제작역량을 크게 인정받았다. 여기에 넷플릭스가 지난해 4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시현한 덕분에 콘텐츠 제작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유료가입자 수가 766만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457만명)와 회사의 가이던스(450만명)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스튜디오미르는 스토리 기획부터 최종 마무리까지 제작역량 전 공정을 내재화한 총괄제작 방식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총괄제작 방식은 작품의 연속성과 완성도가 보장되고 장기계약에도 유리하다. 아울러 관련 노하우를 꾸준히 쌓은 덕분에 마진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총괄제작은 일반제작 대비 평균 수주단가가 4배 이상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상장 후에는 급증하는 애니메이션 제작 수요에 대응해 CAPA를 확장하고 IP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타 장르와의 협업이나 수주 확대를 위해 VFX업체 및 메인프로덕션 인수도 염두에 두고 있다. IP사업의 경우 스토리텔링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100% 자회사인 미국 현지법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체 IP를 개발할 예정이다. 또 자체 IP를 기반으로 게임, 웹툰 및 웹소설 업체에 콘텐츠 제작을 제안하거나, IP소싱을 통해 제작 및 유통사에 애니메이션 제작을 역제안하는 형태의 신규 비즈니스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