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페이스, 250억원 시리즈B 투자 유치로 기술개발 박차
페리지항공우주, 나로호 40분의 1, 초소형 발사체로 승부수
"우주산업 밸류체인 구축위해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해야"
한국 우주산업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우주산업 발전에 '족쇄'로 작용했던 '한미 미사일지침'이 폐기된데다 오는 10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되면서 세계에서 7번째 우주수송 능력을 갖춘 국가가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우주산업 스타트업들이 미국 NASA 주도의 유인 달탐사 계획 '아르테미스'에 참여하게 됐을 뿐 아니라 한국 독자적으로 '아포피스 소행선 탐사'도 추진하기로 되어 있어 바야흐로 K-우주산업의 도약이 시작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노스페이스·페리지항공우주·컨텍·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등 K-우주산업 스타트업들이 위성제작과 로켓발사체 개발, 위성통신 등의 분야에서 핵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들도 이들에 대한 투자에 발벗고 나선 상황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민간 우주산업 규모는 2017년 3480억달러(약 400조원)에서 오는 2040년 1조1000억달러(약 1264조원)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켓 발사체 개발기업 '이노스페이스(대표 김수종)'는 최근 2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 1월 8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은데 이어 6개월만에 다시 거액을 조달하게 됐다.
이번 투자에는 내로라는 벤처투자업체들이 다수 참여했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퓨처플레이, 슈미트 등이 후속투자를 단행했고, 여기에 SV인베스트먼트, L&S벤처캐피탈, 신한벤처투자, 토니인베스트먼트 등이 신규로 투자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투자 유치로 소형 발사체 시험발사 비용과 후속 개발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이노스페이스는 소형 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로켓 발사체 개발업체로 고체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로켓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사용하면 연료와 산화제를 모두 고체로 채우거나 액체로 채울 경우에 비해 폭발 사고의 위험이 낮고, 구성 부품의 가격도 훨씬 저렴해진다.
이 회사는 이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소형위성 시장을 노리고 있다. 소형 위성시장 규모는 2020년 3조원 수준에서 2027년 3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에 투자한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더스탁에 "전세계적으로 초소형 위성부터 대형 위성까지, 과거에는 없었던 기업들의 위성 발사 수요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라며 "과거 국내에서 개발이 불가능했던 하이브리드 발사체는 안정성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민간 로켓발사체 스타트업인 '페리지항공우주(대표 신동윤)'는 초소형 위성 발사체 개발에 특화된 업체이다. 이 회사가 개발중인 발사체 '블루웨일'은 액화메탄 연료를 사용하며, 길이 8.8m, 무게 1.8t로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로켓 가운데 최소형이다. 탑재할 인공위성의 무게도 50kg 미만이다. 이륙 중량만 100t에 달했던 우주탐사선 나로호에 비하며 4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페리지항공우주는 올해 말까지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에서 시험발사체를 100km 이상의 우주로 쏘아올릴 계획이며, 수년내 450㎞ 궤도까지 쏘아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삼성벤처투자와 LB인베스트먼트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100억원 이상의 시리즈B 투자도 받았다.
인공위성 관제 오퍼레이션 업체인 '컨텍(이성희)'은 민간 우주 지상기지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컨텍은 민간 기업 최초로 지난 2019년 제주도에 위성 데이터 수신을 위한 우주 지상국을 설치하고 데이터 수신·처리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비롯해 KSAT 등 글로벌 업체와 계약, 비밀유지협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말까지 핀란드와 미국 알래스카 등에도 지상기지국을 추가 설립할 예정이다.
컨텍은 앞서 지난 4월 앵커 투자자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인텔리안테크 등으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큐브위성' 등 초소형 인공위성을 제작하는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대표 박재필)'는 위성의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영, 빅데이터 처리까지 전 과정에 최적화된 종합 서비스를 갖추는 게 목표이다. 현재 부산시의 위성개발 협력기관으로 부산시에서 사용할 해양정보수집용 나노위성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해 7월 해양수산부가 지원하는 '해양모태펀드 1호 투자기업'으로 선정되어 10억원을 투자받았다.
홍재근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우주 스타트업 동향과 관련해 더스탁에 "우주산업은 고도의 융복합 비즈니스로 현존하는 대부분의 산업과 연결된다"며 "밸류체인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관련 산업과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투자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