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의 팬소통 플랫폼 기업 ‘디어유’가 실적 개선세를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에 시동을 건다.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팬 플랫폼으로는 최초로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기록을 갖게 된다. 디어유는 올해 1분기 외형과 내실이 모두 성장하면서 에스엠의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노릇을 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어유는 지난 11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심사결과는 8월 중순경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심사에 통과하면 33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회사 측은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장 주관업무는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있다.
디어유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의 자회사로 2017년 설립됐다. 주요 사업영역은 △실제 아티스트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소통을 즐길 수 있는 ‘버블(Bubble)’, △스마트 노래방으로 유저만의 녹음곡을 만들 수 있고 아티스트와의 듀엣도 가능한 ‘에브리씽(Everysing)’, △개인정보 입력없이도 같은 취향을 가진 유저들을 만날 수 있는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 ‘리슨(Lysn)’으로 구분된다.
디어유는 최근 실적이 고속성장하고 있다. 고무적인 점은 매출과 수익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19년 매출액 17억원에 영업적자 81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액 130억원에 영업적자를 5억원으로 줄이면서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뤄냈다. 올해 1분기 실적상승세는 더욱 놀랍다. 매출액 89억원에 영업흑자 3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의 약 70%를 1분기만에 달성했고, 이익은 큰 폭으로 턴어라운드했다. 불과 2년전에 대규모 적자로 에스엠의 실적에 부담을 줬지만, 올해는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로 등극한 셈이다.
실적개선의 중심에는 지난해 런칭한 ‘버블’이 있다. 버블은 K팝 아티스트가 직접 작성한 문자메시지로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인기 아티스트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현재 SM 소속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JYP엔터, FNC엔터 등 국내 15개 기획사와 계약을 통해 40개 팀의 167명의 아티스트를 확보했다. 버블은 지난해 2월에 런칭 이후 1년여만에 유료 구독자수가 100만명에 육박했으며, 해외 이용자가 70% 수준으로 파악된다.
증권가에서는 디어유가 구독경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조적 성장세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아티스트 비활동기에도 팬덤을 견고하게 유지하면서 팬덤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커머스 전략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 산업 전반의 성장세를 견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더스탁에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는 디어유는 분기당 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면서 “구독경제임을 고려했을 때 디어유의 1분기 비용구조가 변경되지 않는다면 영업이익 레벨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연구원은 “팬 플랫폼을 통해 단순히 아티스트의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졌고, 플랫폼 안에서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감상하고 MD 구매까지 가능해졌으며,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아티스트의 비활동기에도 팬덤이 락인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디어유는 공모자금을 해외시장 진출과 신사업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아티스트를 영입하고, 메타버스 등의 부가서비스를 론칭해 글로벌 팬덤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디어유의 최대주주는 에스엠스튜디오스로 4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JYP도 최근 디어유의 구주를 취득하면서 지분 23.3%를 보유 중이다. JYP는 △디어유 버블 서비스에 입점한 당사 아티스트와 시너지 창출을 위한 전략적 투자 △2투자 수익을 고려한 재무적 투자라고 주식 취득 목적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