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네이버와 하이브의 기업결합 승인
카카오, 유희열의 안테나에 전략적 투자
콘텐츠 IP 보유 중소 연예기획사 M&A 타깃
전세계적으로 K콘텐츠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지각변동이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유명 연예기획사들과 IT 업체, 게임 업체들이 다양한 콘텐츠 지적재산(IP)을 보유한 중소 기획사들을 경쟁적으로 인수하며 K콘텐츠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IT 빅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까지 이 분야 경쟁에 뛰어들면서 판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 vs 카카오, 불붙은 엔터 경쟁=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K팝 라이브 동영상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의 '브이라이브'(V-LIVE)와 하이브(옛 빅히트)의 자회사 위버스컴퍼니가 운영중인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e)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두 회사는 LIVE 동영상 서비스에 강점있는 브이라이브와 연예인 콘텐츠 생산에 강한 위버스를 통합함으로써 K콘텐츠 플랫폼 사업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더스탁에 "글로벌에서 경쟁력있는 K기술에 K콘텐츠를 더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독보적인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2일 인기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씨가 대표로 있는 연예기획사 안테나에 전략적 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이번 투자가 원천 IP를 레버리지하는 글로벌 콘텐츠기업으로의 발전을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안테나는 정재형, 루시드폴, 페퍼톤스, 정승환, 권진아, 샘김, 적재 등 실력파 신예 뮤지션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작곡과 보컬, 프로듀싱 등에 특장점을 가지고 있다.
안테나 측은 더스탁에 "양사의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시너지창출, 음악사업의 장르와 영역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음악 외에도 영상 콘텐츠 사업에서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팽창하는 글로벌 한류시장= 최근 수년간 BTS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K팝 시장이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한국판 좀비드라마 '킹덤' 등 K영화와 드라마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영국의 월간지 모노클(Monocle)은 지난해 7월 "한국 영화 tv 음악은 한국의 강력한 소프트파워의 핵심이며, 세계인들이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보고 K팝을 듣는 등 명실상부한 문화수출품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한류 붐은 국내 엔터 업체들이 협소한 국내 시장을 넘어 적극적으로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치열한 플랫폼 경쟁=전세계 한류팬들이 일상적으로 K콘텐츠를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써 플랫폼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게임업체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인 '유니버스(UNIVERSE)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진출을 타진했다. 유니버스는 K팝 팬들이 접속해 음악 콘텐츠를 사고 감상하는것 뿐 아니라 뮤직션과 연기자 등의 3D 아바타와 만나고 온라인 공연과 팬미팅 등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일종의 메타버스다.
엔씨소프트는 이를위해 그간 게임 분야에서 쌓은 인공지능(AI) 음성합성과 모션캡쳐, 3D 아바타 캐릭터 스캔 등의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글로벌로 선풍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BTS의 소속사인 하이브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K-팝, K-컬쳐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위버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 IP를 보유한 중소 엔터 기획사를 쓸어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K콘텐츠 플랫폼 경쟁의 승패는 누가 더 다양하고 많은 IP를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콘텐츠 분야에서 IP는 가수와 연기자, 작곡가, 기획자들을 의미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0일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최근 역주행 신드롬을 일으킨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와 7인조 보이그룹 드리핀이 유니버스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엔씨는 유니버스에 참여하는 유명 아이돌들을 계속 늘려갈 방침이다.
하이브는 이미 소쓰뮤직(여자친구) 플레디스(세븐틴) 지코(KOZ엔터테인먼트) 등을 끌어들였을 뿐아니라 캐나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소속된 이카타 홀딩스도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