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태영 기자] AI 시장이 성장하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HBM은 기존 D램 대비 속도와 용량이 크게 개선된 메모리로, 연산 능력 개선을 위해 탑재되는 사례가 많아졌다. 이와 동시에 엔비디아, AMD, 인텔 등이 자사의 CPU나 GPU 칩에 HBM 칩을 탑재하며 여러 기능을 갖춘 칩을 결합해 하나로 만드는 ‘칩렛’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반도체 시장의 고도화는 반도체 테스트 시장의 성장을 불러오고 있다. 테스트 공정은 반도체 디바이스의 기능, 성능, 내구성 등을 테스트해 최종 단말 제품의 품질을 결정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리서치는 2023년 7억 1,100만 달러이던 시장이 연간 6.6%씩 성장해 2032년 12억 6천만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국내 대표 반도체 테스트 기업 티에프이의 주가가 최근 신제품 발표를 기점으로 다시 반등을 노리고 있는 모양새다. 2022년 11월에 상장한 티에프이는 지난해 큰 폭의 상승세를 시현한 후 올해 주가가 되밀렸지만 여전히 공모가(1만500원) 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있으며, 지난달부터 다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 반도체 테스트 토털 솔루션 = 티에프이는 반도체 테스트 공정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테스트 자원’의 3개 부품을 4개 부분 공정에 모두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라고 회사 측은 소개한다. 테스트자원은 반도체 디바이스의 외형 및 전기적 성능과 기능에 따라 맞춤형 제작이 필요한 품목이다.
최근 GPU(그래픽 처리 장치)와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결합하는 등 칩렛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칩렛은 여러 기능을 갖춘 칩을 결합해 하나의 칩으로 만든 것이다. 티에프이는 현재 칩렛 테스트 솔루션은 물론 HBM 관련 테스트 소켓을 개발해 내년 초에 개시할 예정이다.
# 삼성전자의 최대 공급사 되나... 공장 증설하며 수요 확보 = 티에프이의 매출은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에서 나온다. 특히 티에프이가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용 테스트 소켓 최대 공급사가 될 가능성이 있어 매출이 더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ISC가 SK그룹 계열사에 매각되며 ISC의 삼성전자향 물량 재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3, HBM3E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티에프이도 함께 수혜를 입었다.
회사는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설비 투자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 발행을 진행했다. CB 발행은 리픽싱(주가변동 등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 조항이 없고 콜옵션도 40%로 설정돼 경영권 지분 희석이 최소화됐으며, 5년 만기에 표면이자와 만기이자도 모두 0%였다. 회사 측에 유리한 발행 조건이었던 만큼 주가 상승을 확신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여기에 지난 8월에는 137억원 규모의 공장부지를 추가 확보했다.
# 매출액 늘고 영업이익 흑자전환 = 티에프이는 지난해 매출액이 803억원으로 전년대비 2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1% 성장한 9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356억원에 영업이익 29억원으로 전년 동반기 대비 흑자 전환을 보였다. 지난달 24일에는 6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며 실적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칩마다 요구하는 소켓과 보드의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에 DDR5, HBM과 같은 신제품의 등장은 반도체 테스트부품의 매출 성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더스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