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국내 인슈어테크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아이지넷이 업계 1호 상장에 도전한다. 인슈어테크는 보험에 기술을 결합한 용어로 IT기술 등을 활용해 보험 산업을 혁신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아이지넷은 인슈어테크 분야 대표 플랫폼인 ‘보닥’을 운영하면서 보험산업의 디지털화와 정보 비대칭 해결에 힘을 쓰고 있다. 보닥은 ‘AI 보험 주치의’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있다.
아이지넷은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하고 코스닥 상장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총 상장 예정 주식수 1823만여주 중 약 10.9%인 200만여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2014년 설립된 아이지넷은 1세대 인슈어테크 플랫폼 기업이다. 김창균 대표와 그의 아들인 김지태 대표가 함께 경영을 이끌고 있다. 김창균 대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에 근무한 후 내장형 소프트웨어 개발기업을 창업한 경험을 거쳐 아이지넷을 설립했다. 김지태 대표는 조지워싱턴대에서 금융학을 전공했으며, 동 대학원 파생상품연구원으로 근무한 후 아이지넷에 합류했다.
주요 사업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B2C)으로 하는 AI기반 보험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와 기업간 거래(B2B)인 Saas 솔루션 공급이다. B2C 사업의 중심에는 보닥(보험닥터)이 있다.
아이지넷이 설립된 시기 인슈어테크는 국내에서 매우 생소한 분야였다. 하지만 아이지넷은 보험산업의 디지털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3만개 이상의 보험 상품의 약관을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통해 2019년 보닥을 개발해냈다. 기존 보험업계에 존재하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고자 했던 노력은 누적 중개액 5000억원 달성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매출 기준으로도 국내 인슈어테크 기업 1위를 기록 중이다.
보닥은 AI를 기반으로 각종 보험조회와 진단, 추천, 보험금 청구를 가능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플랫폼에서 자체 보유한 빅데이터를 토대로 ’보험 점수’를 계산해 주고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특정 상품이나 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방대한 데이터와 AI 알고리즘으로 도출한 객관적 결과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큰 강점이다. 아울러 정교한 진단 결과를 제공해 보험업계 주요 이슈 중 하나인 불완전 판매를 줄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보닥은 25개월 보험유지율이 95%에 달해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아이지넷은 이 밖에도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도 진출해 보험사, 증권사, 은행 등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중이다.
매출도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7억원 수준이었던 연결 매출은 지난해 130억원으로 2배수준으로 확대됐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직 적자경영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영업손실 폭을 2022년 46억원에서 32억원으로 줄이면서 개선세를 나타냈다.
아이지넷은 이번 IPO 상장을 통해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외형성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동남아 시장을 타깃으로 베트남 10대 생명 및 보험 회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는 메디치와 올해 초 업무협약을 맺었다. 메디치의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 및 네트워크와 아이지넷의 비즈니스 모델이 접목돼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김창균 대표로 지난해 말 기준 12.68%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김지태 대표가 8.35%를 보유중이다. 그 밖에 더벤처스가 11.93%의 지분을 확보해 주요주주로 있다. 5% 이상 주주로는 우리기술투자(7%), 인터베스트그로스세컨더리펀드(6.18%), 2019 SBI 일자리창출 펀드(5.96%), 인터베스트창업초기투자조합(5.96%), 우리은행(5.35%), 하나증권(5.34%) 등이 있다.
한편 아이지넷은 올해 3월 ‘2024년 아시아 태평양 고성장 기업 500’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3년간 매출 성장률 723.3%와 연평균 성장률 101.9%를 달성한 성과가 바탕이 됐다. 이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가 매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13개 국가에 본사를 둔 1만5000곳 이상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인 상위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매긴 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