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주요 소비 트렌드인 ‘뉴트로(Newtro)’가 ‘퓨트로(Futro)’로 새롭게 나아가고 있다. 뉴트로가 1980-1990년대 재해석이라면 퓨트로는 과거와 미래의 공존이다. 퓨트로가 주요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트렌드 변화에 가장 민감한 패션업계에서는 퓨트로를 이용한 제품 출시에 여념이 없다.
퓨트로는 ‘퓨쳐(Future)’와 ‘레트로(Retro)’ 합성어로 ‘형광색’ 이라고 불리는 ‘네온(Neon)’ 컬러를 내세우는 것이 특징이다. 네온 컬러는 도드라진 색감 때문에 난해하다는 이유로 스타일링이 어려운 컬러로 꼽혀왔지만, 최근에는 퓨트로 상징 컬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패션뷰티업계는 퓨트로 컬러를 입힌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바쁘게 내보이고 있다.
LVMH 그룹의 ‘펜디(FENDI)’는 새로운 명품 브랜드 컬렉션인 ‘로마 아모르(ROMA AMOR)’를 선보이며 네온 컬러를 전면에 내세웠다. 디자이너 ‘잔니 베르사체(Gianni Versace)’ 사후(死後)부터 평범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탈리아 명품 ‘베르사체(Versace)’도 ‘2018 FW, 2019 SS 쇼’에서 형광색을 입힌 다양한 아이템들을 선보이며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다.
이 밖에 MCM, 돌체앤가바나,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부터 나이키, 아디다스 등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도 네온 컬러를 제품 출시에 적극 도입 중에 있다.
국내 패션업계도 네온 컬러 신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LF패션은 앳코너와 헤지스의 최근 신상품과 지난달 미국 TV프로그램에 방탄소년단이 신고 출연하며 인기몰이 중인 삼성물산 ‘준지’, 한성에프아이 캘러웨이 어패럴의 골프웨어 ‘네온 컬러 티셔츠’ 등이 손꼽힌다.
뷰티업계도 퓨트로 열풍이다. 국내 이마트 색조 화장품 브랜드 ‘스톤브릭(Stone Brick)’이 올여름 네오 컬러 틴트 스틱을 출시했고,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브랜드 ‘레어카인드(RAREKIND)’도 선명한 발색이 특징인 ‘엑스-마크 틴트 스틱’을 선보였다. 스타일난다 코스메틱 브랜드 ‘쓰리씨이(3CE)’도 네온컬러 패키지 ‘스트레이트 라이츠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퓨트로 열풍에 올라탔다.
공상 과학 등 미래 지향 성격을 보유한 네온 색이 패션뷰티업계 트렌드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다. 우선 과거 트렌드에 미래 감성을 담으려는 패션뷰티업계의 노력이다. 특히 다수 명품 브랜드들이 퓨트로 컬러를 통해 전통적인 이미지를 신선하고 세련된 방향으로 쇄신하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경기침체를 꼽는 전문가들도 있다. 경남대 권정수 교수는 만성 경기침체로 색채가 기분이나, 기질 의욕과 활력 등에 영향을 주는 네온컬러가 부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