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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태백서] 혹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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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태백서] 혹돔 편
  • 전민아 기자
  • 승인 2018.03.14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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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의 수호신' 혹돔
(사진제공: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

‘유어’, ‘웽이’, ‘엥이’, ‘딱도미’, ‘솔라리’ … 연관성이라곤 전혀 없는 저 방언들은 한 마리 물고기를 향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이름 많은 물고기로 불리는 명태와 어깨를 견줄만큼, '혹돔(학명: Semicossyphus reticulatus)'은 지역별로 부르는 이름이 제 각각이다.

몸 길이가 1m가 넘는 혹돔은 온대 지방에 사는 놀래기과 가운데 가장 큰 종이다. 길쭉한 타원형의 몸을 가졌고, 주둥이는 뾰족하다. 어릴 때는 붉은색을 띠며, 옆구리 중앙에는 폭넓은 흰색의 세로줄이 선명하다.

이들은 수컷에서만 발견되는 이마의 혹 때문에 혹돔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성숙할 수컷일수록 혹이 뚜렷하고, 아래턱도 부풀어 오른다. 이 혹 속에는 지방이 들어 있는데, 과거 조선 후기 학자 정약전이 쓴 어류학서 ‘자산어보’에는 이 혹을 삶아 기름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있기도 하다.

혹돔은 온대성 어류로서 16℃ 정도의 수온을 좋아한다. 주 서식지는 우리나라 남해와 제주도, 동해 남부, 일본 중부 이남, 남중국해 등으로 수심 20~30m 가량의 암초 지대에서 살아간다. 최근엔 독도 지역에 혹돔굴이 여럿 발견되기도 하면서 '독도 해역의 수호신'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혼자 다니거나 짝을 이루어 생활하며, 날이 어두워지면 바위 틈 등에 숨어 휴식의 시간을 갖곤 하는 등 이동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들은 ‘성 전환 물고기’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어린 물고기일 때는 성이 구별되지 않지만, 성장하면서 옆구리의 흰 줄이 서서히 사라진다. 이 때 줄무늬가 모두 없어지면 모두 암컷으로 성이 분화되고, 일부는 또 여러 해에 걸쳐 천천히 수컷으로 성전환이 이뤄진다. 혹돔은 사회적 상황에 따라 성비를 조절하는데, 무리에 수컷이 없으면 몸집이 가장 큰 암컷이 수컷으로 변하는 식으로 자체적으로 성비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돔은 '독도의 수호신'으로 불리울 만큼, 독도 해양생태 조사에 대표적 지표로 활용되는 토종 물고기다. 오늘 날 남획으로 개체 수가 많이 줄고 있지만, 정확한 수나 서식지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어 보호대상으로 지정되기엔 아직까지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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