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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 영풍 고문, '씨케이' 발언도 위증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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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진 영풍 고문, '씨케이' 발언도 위증 혐의
  • 이경주 기자
  • 승인 2024.10.31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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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고문 “자녀들끼리 설립한 회사”…장 고문이 유일한 임원, 승계작업 주도

[더스탁=이경주 기자] 장형진 영풍 고문이 국정감사에서 위증을 했다는 혐의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실질적 오너가 맞지 않느냐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장 고문이 대충 넘어가려는 듯 단답으로 대응했는데 사실과 달랐다.

지주사 영풍 주식이 없다는 발언은 현장에서 위증으로 지적(지분 0.6% 소유)됐다. 이어 영풍그룹 계열사 씨케이가 자녀들끼리 만든 회사로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답했는데 역시 사실과 달랐다.

장 고문이 설립 초기 공동 최대주주였을 뿐 아니라 최근까지 사내이사로 재직하며 자녀들을 위한 승계작업을 직접 지휘했다. 씨케이는 수년에 걸쳐 영풍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올라섰는데 모두 장 고문이 결제한 사안들의 결과물이다. 실질적 오너여야 할 수 있는 행위다. 씨케이 관련 발언은 현장에선 위증혐의가 확인되진 않았다.

장형진 영풍 고문이 2024년 10월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종합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국회TV 유튜브 캡쳐)
장형진 영풍 고문이 2024년 10월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종합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국회TV 유튜브 캡쳐)

◇ 장 고문 “씨케이 자신과 관련 없는 회사”

이달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종합감사에선 영풍의 환경오염과 관련한 질의에 앞서 장 고문이 실질적 오너냐 아니냐를 두고 장 고문과 국회의원들간 공방이 펼쳐졌다. 씨케이 관련발언도 연장선에서 나왔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형진 증인께서 본인은 오너가 아니고 전문 경영인을 통해 계속 경영을 해왔고 저는 영풍 주식도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며 “그런데 제가 설마해서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봤는데 10월 현재기준으로 0.69%(1만2054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략) 심지어 국감자리에 나와서도 본인이 영풍에 주식이 없다고 국민들 앞에서 거짓말을 했다”며 “위원장님이 이 부분 단호하게 조치해 주시고, 필요하면 고발조치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씨케이 관련발언은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으로 바통이 넘어가면서 나왔다. 임 의원은 장 고문이 영풍개발과 에이치씨, 씨케이 등 그룹 계열사들을 통해 실질적 오너로 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위원장에게 자료제출과 함께 확인요청을 했다.

이에 위원장은 “영풍개발이 (영풍주식을) 15.53%, 씨케이가 6.45%로 (보유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고 말했는데 장 고문이 이에 대해 “거기는 제가 관계가 없다”고 답했다. 이어 “씨케이는 우리 애들들 셋이서 모여서 만든 회사”라고 덧붙였다.

즉 씨케이는 자녀들이 만든 회사기 때문에 자신(장 고문)을 실질적 오너라 볼 수 있는 근거로 보면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 씨케이 장 고문이 초기 출자, 10여년째 단독 이사로 경영

그런데 장 고문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씨케이는 부동산매매업을 목적으로 2012년 설립됐다. 지분율은 2013년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를 통해 처음공개 됐는데 그해 4월 기준 장 고문이 20%, 그리고 배우자인 김혜경씨와 자녀들인 장남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부회장, 차남 장세환 전 서린상사 대표, 장녀 장혜선씨 등이 각각 20%씩 보유하고 있었다.

자녀들끼리 설립한 회사가 아니라 장 고문 부부와 자녀들이 함께 같은 비율(20%)로 출자한 가족회사였다. 다만 이후 지분율 변동은 있었다. 이듬해인 2014년엔 장 고문과 장차남 지분율이 각각 24.67%로 상승했고 김혜경씨(7.16%)와 장혜선씨(18.83%)는 낮아졌다.

그러다 2018년에 장 고문이 지분을 모두 정리해 장차남이 각각 32.81%를 보유했고, 장혜선씨(22.91%)와 김혜경(11.47%) 지분율도 높아졌다. 온전히 자녀들만 지분을 갖게 된건 2021년으로 비교적 최근이다. 그해 5월 기준 세 자녀가 각각 지분 33.33%를 보유하게 됐다.

주목할 점은 씨케이를 누가 경영해왔느냐다. 다름 아닌 장 고문이었다. 장 고문은 임원현황을(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처음 공시한 2013년부터 올 5월까지 유일한 씨케이 이사로 재직해왔다. 그리고 장 고문이 경영한 씨케이는 그룹경영승계에 중차대한 역할을 했다. 세금을 아끼면서 세 자녀가 그룹 지배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영풍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그룹 순환출자해소를 권고하면서 2017년부터 지배구조를 대대적으로 손보기 시작했다. 7개의 순환출자고리가 있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씨케이를 활용했다. 장 고문이 씨케이 지분을 정리한 때와 맞닿아 있다. 

씨케이는 △2017년 12월 영풍 지분(테라닉스 보유) 1.36% △ 2018년 2월 영풍문고 지분(영풍 보유) 14.5% △ 2018년 3월 영풍문고 지분(장형진 보유) 18.5% △2020년 6월과 9월 영풍 지분 총 16만9000주를 샀다.

그 결과 7개고리 중 6개고리가 끊어졌고 씨케이는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하게 됐다. 올 상반기말 기준 씨케이는 영풍 지분을 직간접적으로 22% 가량 보유하고 있다. 직접 지분율은 6.45%다. ‘씨케이→영풍문고홀딩스→영풍개발→영풍’ 구조로도 간접적으로 15.53%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씨케이 계열사 지분매입 자금 상당수를 장 고문이 댔다. 장 고문은 2017년 12월부터 2019년까지 2월까지 약 14개월 동안 7차례에 걸쳐 씨케이에 총 810억원을 대여해줬다. 차입기간은 6~12개월이고 이자율은 3.2%였다.

결과적으로 2세들은 큰 자금을 들이지 않고 지주사 영풍에 대한 지배력을 대폭 강화하게 됐다. 장 고문이 씨케이를 통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결과다. 장 고문이 그룹의 실질적 오너가 아니라면 실행할 수 없는 작업들이다.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중대과제를 장 고문이 주도했고 자녀들은 따랐다.

씨케이가 자신과 관계가 없다는 장 고문 발언에 위증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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