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디지털전환은 산업을 막론하고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보수적인 분위기로 알려진 의약품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그 중 의약품 유통에서 디지털혁신을 이루고 빠르게 사세를 키우고 있는 블루엠텍(대표이사 김현수, 정병찬)이 코스닥 1호 상장에 도전한다. 현재 예심을 통과한 상태로 연내 상장을 위해 곧 공모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공모가 완료되면 설립 8년만에 시장에 오르게 된다.
21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블루엠텍은 전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지난 6월 예심을 청구한지 석달여 만이다. 상장예정 주식 수의 13.1%인 140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며, 상장주관사는 하나증권과 키움증권이 맡고 있다.
상장트랙은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을 택했다. 이익미실현 상장 요건은 성장성 있는 기업이라면 적자상태에 있더라도 코스닥 상장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블루엠텍은 이미 지난해 영업흑자를 이뤘지만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점이 이익미실현 요건 선택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블루엠텍은 매출액 771억원에 9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이 지난 2020년 300억원 수준에서 이듬해 496억원을 거쳐 지난해 771억원까지 가파르게 성장세를 기록한 덕분에 지난해 영업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3억원의 적자로 큰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앞서 블루엠텍이 몇차례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방식으로 투자를 받아 이 부분이 회계상 손실로 잡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정 때문에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IPO에 앞서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게 일반적이다. 블루엠텍도 상장에 앞서 보통주로 전환과정을 거친 것으로 파악된다.
테슬라 요건은 일반청약자에게 의무적으로 3개월간의 풋백옵션(환매청구권)이 주어진다. 일반투자자들에게는 안전장치가 되는 만큼 향후 청약에서 투심을 끌어올리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블루엠텍은 2015년 설립된 의약품 유통기업이다. 2018년 의약품 재고관리 AI서비스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면서 이커머스 기업으로 전환을 본격화했다. 의약품 이커머스 외에도 유관 플랫폼 운영, 헬스케어 디지털 마케팅, IT 개발, 물류 서비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핵심 비즈니스는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전문의약품 플랫폼 ‘블루팜코리아’(BluePharm Korea)다. 블루팜코리아는 다양한 의약품이나 의료용품을 플랫폼을 통해 공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약품 재고관리 AI서비스, 맞춤형 의약품 추천, 다양한 조건검색 등 IT기술을 이용한 이커머스를 의약품 유통에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여러 제약사의 의약품을 취급하는 데다 온라인 전환으로 유통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개원의원의 약 70%가 이용하는 대형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제약사와 병의원 양쪽 모두 윈윈이 가능한 구조를 만든 셈이다. 현재 바이엘, SK바이오사이언스, 한독, 한미, 보령, HK이노엔, LG화학, 휴젤 등 파트너십을 맺은 국내외 제약사는 30여곳에 이른다.
올해 7월에는 평택에 의약품 전용 물류센터를 오픈했다. 콜드체인 풀필먼트센터로 유통이나 보관이 까다로운 의약품도 취급할 수 있게 돼 최상의 물류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자체 물류뿐만 아니라 위탁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의약품 관련 다양한 비즈니스로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업력이 길지는 않지만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앞서 200억원가량의 자금조달에도 성공했다. 2019년 시드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이듬해 시리즈A를 열어 4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1년 후 시리즈B 라운드를 진행해 17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확장하고 지속적으로 고도화 중이다.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