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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IPO] '팹리스 공룡' 英 ARM, 나스닥 상장 신청... "전기차 '리비안' 이후 최대 규모 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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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IPO] '팹리스 공룡' 英 ARM, 나스닥 상장 신청... "전기차 '리비안' 이후 최대 규모 IPO"
  • 신미도 기자
  • 승인 2023.08.2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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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ARM 인스타그램]
[사진 = ARM 인스타그램]

[더스탁=신미도 기자] 영국의 반도체 팹리스 기업 ARM이 지난 21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을 신청했다. ARM이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ARM의 모(母)기업 소프트뱅크 그룹(SoftBank Group)과 소프트뱅크의 벤처 캐피탈 펀드 비전 펀드(Vision Fund)는 이달 초 내부 거래에서 ARM의 기업가치를 640억 달러로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ARM의 상장은 전기차 업체 리비안(Rivian Automotive Inc., NASDAQ: RIVN)이 지난 2021년 11월 시가총액 700억 달러(한화 92조 3,900억원)로 상장된 이후 근 2년 만의 최대 규모 IPO가 될 예정이다.

ARM은 반도체 칩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1990년 영국의 에이콘 컴퓨터(Acorn Computers), 애플(Apple), 반도체 협력사 VLSI 테크놀로지(VLSI Technology)의 합작 기업으로 설립됐다. 애플이 2001년 공개한 아이팟에 ARM이 설계한 반도체가 들어가며 ARM은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울 수 있었다. 이후 2016년 320억 달러(한화 40조 3,890억 원)에 소프트뱅크 그룹에 피인수되면서 지배구조가 변경됐다.

ARM은 애플(Apple), 인텔(Intel), 구글(Goog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등 세계적인 IT기업을 고객사로 보유 중이다. 올해 주식시장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Nvidia)가 지난해 2월 ARM의 인수를 시도했으나 규제당국의 반대로 결렬된 바 있다. 당시 계획했던 인수자금은 660억 달러(한화 79조원)로 엄청난 규모의 빅딜이 될 뻔 했으나 엔비디아의 품에 안길 경우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ARM은 전세계 모바일칩 설계 IP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260개 이상의 기업이 ARM의 반도체 칩을 사용하고 있으며, 매년 생산되는 칩은 300억 개로 전 세계 인구의 약 70%가 ARM 기반의 제품을 사용 중이다.

최근 ARM은 IPO에 앞서 신제품을 출시하며 투심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지난 5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칩인 'Cortex-X4'와 'Cortex-A720'가 출시됐다. 회사에 따르면 Cortex-X4는 ARM이 설계한 제품 중 가장 빠른 CPU다. 이전 제품인 'Cortex X-3'에 비해 성능이 15% 향상되었으며 동일 성능 대비 전력 사용량은 40%를 줄일 수 있다. GPU 제품인 Cortex-A720은 이전 코어인 'A715'보다 20% 더 효율적이며 모바일 장치에서 콘솔 게임 플레이의 느낌을 재현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다만 ARM의 IPO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외신들은 ARM의 상장에 대해 고려해야 할 리스크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Forbes)는 ARM의 2분기 순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해 적자로 돌아섰다며 스마트폰 판매 둔화로 회사의 실적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 통신(Reuters)은 올해 3월 마감된 2023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의 ARM 매출 26억 8,000만 달러(한화 3조 5,369억원) 중 24.5%가 중국 자회사인 'ARM 차이나(ARM China)'에서 발생한 점을 지적했다. ARM은 ARM 차이나의 지분 4.6%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ARM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ARM 차이나는 지불 연체 이력이 있어 잠재적 손실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ARM 차이나는 소프트뱅크가 ARM의 중국 자회사인 'ARM 테크놀로지 차이나(Arm Technology China Co Ltd)'의 지분 51%를 사모펀드 호푸 인베스트먼트(Hopu Investments)가 이끄는 중국 투자자 그룹에 매각하면서 2018년 설립됐다. ARM 차이나는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 샤오미(Xiaomi) 등 고객사들에게 ARM의 지적재산권을 서브라이선스할 수 있는 독점권을 보유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ARM 차이나는 회사의 CEO였던 엘렌 우(Allen Wu)의 투자 펀드를 둘러싸고 이사회 내부에서 마찰이 있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5월 2년 간의 분쟁 끝에 엘렌 우를 해임하고 소프트뱅크의 에릭 첸(Eric Chen)과 중국 칭화대학교(Tsinghua University) 연구소 부학장인 리우 렌첸(Liu Renchen)을 공동 CEO로 임명했다. 중국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ARM 차이나는 지난 2월 실적 악화로 100명 가량의 엔지니어를 해고했다.

ARM은 지난 3월 마감된 2023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26억 8000만 달러(한화 3조 5,800억원)의 매출을 보고했으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한 5억 2,400만 달러(한화 7,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IPO를 통해 80억~100억 달러(한화 10조 5,500억원~13조 1,974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며,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에 상장되는 주식이 전체의 10% 정도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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