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버추얼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약 9조원 가량의 비용을 지출했다. 또한 이머진리서치는 버추얼 휴먼의 시장규모가 2020년 약 13조원에서 2030년에는 688조원 규모로 급성장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버추얼 휴먼 정보 사이트 버추얼휴먼스(virtualhumans.org)에는 100만명 이상의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등록돼 있다. 설립자 크리스토퍼 트래버스는 디지털 공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버추얼 휴먼은 광고와 홍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특히, 실제 버추얼 휴먼은 사람보다 비용이 덜들고 100% 통제가 가능하며 늙지 않기 때문에 시공을 초월한 활용성이 높다.
버추얼휴먼스는 지난해 한국을 대표하는 버추얼 휴먼 10인에 대한 리뷰를 통해 "한국이 새롭게 떠오르는 가상 인플루언서 핫스팟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리뷰를 게시한 마케나 라스무센(Makena Rasmussen)은 "에스파와 같은 K팝 그룹의 가상 아바타를 수용하는 한국에서 디지털 휴먼에 대한 인기가 높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마케나는 인터넷 문화와 트렌드를 다루는 매거진(Meme Insider)의 작가로 버추얼휴먼스의 기고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버추얼휴먼스는 지난 6월 아포키와 레챗, 로지 등을 한국의 10대 버추얼 휴먼으로 꼽았다. 이들의 최근 행적과 인기도를 점검해 보았다.
1. 아뽀키 : 아뽀키(Apoki)는 국내 첫 가상 인플루언서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버추얼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다. 실제 성우의 목소리와 모션 캡쳐가 접목된 영상으로 유튜브와 틱톡 등 디지털 공간에서 활동한다. 븨븨(VV)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2019년 4월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유튜브 구독자는 29만여명, 틱톡 팔로워는 370여만명에 이른다. 아뽀키는 2019년 4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켈라니(Kehlani)의 노래 Honey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80여곡의 노래와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첫 번째 싱글앨범 티져는 2021년 2월 나왔고 최근 네 번째 싱글앨범을 선보이면서 활동 재개를 예고했다.
2. 르샤(LECHAT) : 르샤는 아뽀키처럼 에이펀인터렉티브가 만든 고양이 귀를 단 여자 가상인간으로, 역시 븨븨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아뽀키가 나온지 2년 뒤에 데뷔했지만, 330만명의 틱톡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르샤는 부드러운 애니메이션, 귀여운 외모와 노래 및 댄스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또한 영어, 한국어, 약간의 스페인어까지 가능하다.
작년에는 이니스프리 브랜드의 광고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르샤는 기초 화장품을 사용해 촉촉한 얼굴을 표현하며 기술력을 자랑했다.
3. 로지 : 로지는 한국의 첫번째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풀네임은 ‘오로지’로, 2020년 8월에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에서 만들었다. 로지는 요즘 세대들이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3D 합성 기술로 만들어졌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4만명에 달한다.
신한라이프를 시작으로 헤라, 캘빈클라인, 메종 마르지엘라, 질 스튜어트 등 여러 광고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지난 한 해에만 100건이 넘는 광고와 협찬으로 15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 19일 신한라이프는 ‘2022 로지와 함께 썸머’ 사이트를 출품해, ‘ICT 어워드 코리아 2022’에서 기술혁신부문 통합 대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로지는 지난 2월에 싱글 앨범인 ‘Who Am I’를 발매하며 가수 활동도 시작했다.
4. 리나
리나는 2021년, 넷마블에프앤씨의 자회사인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들어졌다. 리나는 송강호, 비(정지훈)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인 써브라임과 계약해 활동하고 있다. 리나의 틱톡 계정은 10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7일과 28일에 열린 EDM 페스티벌 ‘마이크로 서울 2022: NFT 사운드 & 비어 페스타’에서 DJ로 참석했다. 또한 지난 6월에는 패션 매거진인 나일론 코리아 커버 모델로도 발탁되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5. 이터니티(Eternity)
이터니티는 2021년에 데뷔한 11명의 AI 걸그룹으로, 소속은 플래닛아이아다. 각 멤버들은 사람이 연기한 것을 바탕으로 AI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얼굴은 펄스나인의 독자적인 인공지능 기술 ‘딥 리얼 AI(Deep Real AI)’로 만든 가상이다.
이터니티는 2021년부터 지난 4월까지 ‘I’m Real’, ‘No Filter’, ‘Paradise’의 세 앨범을 통해 멤버들을 유닛으로 공개하고 있다. 최근 발매한 ‘Paradise’의 조회수는 3백만이 넘는다. 오는 9월에는 남은 두 명의 멤버가 데뷔하며, 올해 말에는 11명의 완전체 활동이 계획되어 있다. 멤버 중 한명인 제인(Zaein)은 지난 23, 24일 코엑스에서 진행된 마케팅 지식 컨퍼런스 ‘CMS 2022’에 초청되어 버추얼 휴먼 최초로 생중계 MC데뷔에 성공하기도 했다.
6. 루이(Rui)
루이는 8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루이커버리(RuiCover)’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버추얼 유튜버다. ASMR, 노래 커버 등의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으며, 디오비스튜디오에서 제작됐다. 몸과 목소리는 실제 사람이 연기하고 얼굴만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했다.
루이는 한국관광공사 명예홍보대사, 문화체육관광부 누리 홍보대사에 위촉되어 다양한 한류 문화콘텐츠와 전국 관광지를 소개했다. 8월에는 CJ온스타일과 함께 ‘더엣지(The AtG)’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7. 루시
루시는 버추얼 인플루언서이자 모델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9만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 MZ세대가 선호하는 얼굴을 모아 3D모델링 합성 기술로 탄생했다. 롯데홈쇼핑이 개발했으며, 지난 6월에는 콘텐츠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와 아티스트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홈쇼핑, 롯데제과 모델, 쌍용자동차 ‘토레스’의 자동차 마케터, NFT발매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8. 테오
테오는 브라질과 한국의 혼혈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VHP가 지난해 제작했다. VHP는 서강대 학생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한국어, 포르투갈어, 영어 등을 사용하며 국내 남성 버추얼휴먼 중 처음으로 인스타그램 팔로워 1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테오는 청계천, 국내 레스토랑, 경복궁 등에서 사진을 찍으며 한국 문화를 알리고 있다.
9. 수아
수아는 온마인드에서 제작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게임엔진인 유니티 엔진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국내 최초로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지만, ‘루오에스(LUOES)’라는 디지털 도시행성에서 살다 서울에 왔다는 설정을 갖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만3천명, 틱톡 팔로워는 1만8천명이다.
수아는 던킨도넛,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 WWAC 골프, 컬러콘텍트 렌즈 브랜드인 OTR 등의 광고를 진행하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10. 한유아
한유아는 리얼타임 콘텐츠 기업 ‘자이언트스텝’, 엔터테인먼트 기업 ‘스마일게이트’가 함께 개발한 버추얼 휴먼이다. 한유아는 2017년 VR게임인 ‘포커스 온 유(Focus On You)’의 캐릭터로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가상인간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2월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YG케이플러스와 계약했다. 싱글앨범 ‘I Like That’을 발매하며 가수로도 데뷔했다. 해당 노래는 이미 유튜브에서 7백만뷰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4월 광동 옥수수수염차 광고모델로도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