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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휴먼 시리즈②] 디지털 혁명과 버츄얼 인플루언서 ... '스토리 텔링 기반 페르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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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휴먼 시리즈②] 디지털 혁명과 버츄얼 인플루언서 ... '스토리 텔링 기반 페르소나'
  • 고명식 기자
  • 승인 2022.08.08 0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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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산업혁명 이후 마네킨 유명인사 신시아(Cynthia)가 있었다면, TV혁명 시기에는 컴퓨터 그래픽과 음성변조 기술이 결합된 멕스 헤드룸(Max Headroom)이 인기를 끌었다. 1990년대 IT기술 발전은 버츄얼 휴먼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21세기에 접어들어서는 인간의 외모와 행동 뿐 아니라 자기 나름의 성격과 세계관을 갖는 디지털 페르소나 시대를 열었다. IT기술 혁명 이후 세상의 이목을 끌었던 대표적인 버츄얼 휴먼을 살펴본다.

1990년대는 PC통신과 월드와이드웹(WWW) 그리고 휴대폰과 같은 무선 통신 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컴퓨터와 정보통신 기술이 만나면서 IT기술의 발전은 가속화됐다.

사이버 아이돌 다테쿄코와 사이버 가수 아담의 음반커버
사이버 아이돌 다테쿄코와 사이버 가수 아담의 음반커버

다테 쿄코는 '세계 첫 사이버 아이돌'이라고 알려져 있다. 1996년 활동을 시작한 다테 쿄코(伊達杏子)는 일본어로 '멋내기', '화려한' 등과 같은 것을 뜻한다. 일본 기업 호리프로가 당시 10억원 가량을 투자해 개발한 3D 모델링 캐릭터다. 다테 쿄코는 버츄얼 휴먼 가능성을 실증한 세계 첫 사례였다. 국내에서는 1998년 사이버 가수 아담(Adam)이 등장했다. 그러나 당시의 기술적 한계와 비대면 경제 미성숙 등에 따라 이들은 오래가지 못하고 잊혀졌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버츄얼 휴먼은 더욱 정교해졌다. 실제 사람의 외형과 행동양식을 그대로 모사하고 자신만의 가치관과 세계관까지 형성하기에 이른다. 실제 인물의 음성과 행동양식을 모사한 클론(Clone) 형태와 독립적 개체로 새롭게 태어나는 페르소나 타입으로 나누어 볼수 있다. 클론은 실존 인물의 표정과 행동, 목소리 데이터 등을 모아서 이를 특정 알고리즘으로 학습시키는 것이며, 페르소나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인물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페르소나(Persona)는 고대 그리스 가면극에서 사용되었던 가면을 말하는데 이후 라틴어로 섞이면서 사람(Person), 인격 또는 성격(Personality)의 어원이 되었고 심리학에서는 타인에게 비쳐지거나 파악되는 자아나 외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된다. 디지털 휴먼 측면에서는 독창적인 성격과 주관을 가진 독립적 개체로 비추어 질 수 있도록 설계된 가상인간을 의미한다.

# 2000년대 — 하츠네 미쿠(初音ミク) 열품

하츠네 미쿠는 일본 야마하가 개발한 음성합성 소프트웨어(VOCALOID)를 이용해서 2007년 크립톤 퓨처 미디어가 개발한 버츄얼 휴먼이다. 하츠네 미쿠(初音ミク)라는 이름은 '미래에서 온 첫 음성'이라는 뜻으로 2009년 8월 홀로그램을 이용한 라이브 콘서트에 처음 등장했다. 

2012년 3월 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하츠네 미쿠 콘서트에서는 버츄얼 휴먼의 인기가 실제 아이돌 인기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드럼과 기타 등 연주자들만 실제 사람이며 '하츠네 미쿠'는 무대 전면 스크린에 설치된 홀로그램 속에서 생기 넘치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당시 1만명에 이르는 관객이 몰렸고, 실제 아이돌의 콘서트 현장과 다름 없이 열기가 넘쳤다. 

2년 뒤 2014년 10월 8일 하츠네 미쿠는 미국 CBS TV의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 출연했는데 영상과 음성이 이전보다 훨씬 정교해졌다. 현장에는 세션 인원들만 실제했고 홀로그램을 사용한 영상으로 나타난 하츠네 미쿠는 신곡 'Sharing the world'을 열창했다.

엄청난 인기를 끈 '하츠네 미쿠'는 2D 캐릭터 이미지 출시와 미디어 믹스를 활발하게 전개했다. 또한 디지몬, 뿌요부요 등 다양한 캐릭터들과의 콜라보, 이벤트와 콘서트, 광고, 게임, 언론 등을 통해 모습을 드러냈다. 토요타는 토요타의 준중형급 세단 코룰라(Corolla)를 하츠네 미크의 공식 차량으로 선전하기도 했으며, 2013년 9월 소니 스마트폰은 '엑스페리아 A 하츠네 미쿠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콜라보 사례로는 2016년 LG 5G 론칭 광고에 '하츠네 미쿠'의 파돌리기송이 배경음악으로 사용되었다.

# 2010년대 — 야마토 아미(ami-yamato) 첫 페르소나 인플루언서

2011년 런던과 도쿄를 오가며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갖는 페르소나 인플루언서가 나타났다. 야마토 아미는 유튜브를 통해 브이로그를 시작하며 주목 받았다.. 

아마 야마토 유튜브 채널.
야마토 아미 공식 유튜브 채널.

15만명 가량의 유튜브 구독자를 가지고 있는 야마토 아미는 실사 영상에 3D 이미지를 합성, 자신만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 '하츠네 미쿠' 수준의 인기를 누리고 있지는 못하지만, '야마토 아미'는 유튜브 인플루언서로 페르소나 타입의 버츄얼 휴먼의 가능성을 확인해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야마토 아미 유튜브 공식채널(https://www.youtube.com/c/AmiYamato/videos)에 접속하면 그녀(?)의 일상을 함께할 수 있다.

# 2016년 — 릴 미켈라 수사(Miquela Sousa)의 스토리 텔링과 상업적 성과

2006년 구글은 유튜브를 16억5000만 달러(한화  약 2조원)에 인수했다. 유튜브의 1일 접속자는 약 20억명 에 이른다.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한 지 6년여가 지난 2012년 페이스북(현재 사명 메타)은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한화 약 1.3조원)에 인수했다. 인스타그램 월간 사용자는 지난해 이미 20억명을 넘어섰다. 페르소나 인플루언서로 알려진 '야마토 아미'가 유튜브를 기반으로 살고(?) 있다면 '릴 미켈라 수사'는 인스타그램 유명인이다.

인스타그램은 2016년 사용자가 촬영한 사진에 다양한 효과를 추가해 게시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출시했다. 같은 해 릴 미켈라 수사(Miquela Sousa)는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최근의 삶을 반영한 사진과 스토리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전 세계를 강타했다. 2016년 4월 23일 생으로 캘리포니아주 LA에 살고 있는 세계적인 팝스타라고 주장하는 미켈라는 삶의 역사와 일상을 가지고 있는 페르소나 스타일 버츄얼 휴먼의 등장이었다. 미켈라는 2017년 8월 첫 번째 싱글앨범(Not Mine)을 발표하면서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미켈라의 일상에 관심을 갖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300만명을 넘어섰다(www.instagram.com/lilmiquela). 

사진: 릴 미켈라 수사
사진: 릴 미켈라 수사

미켈라는 타임지가 선정한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 중 한명으로 꼽힐 만큼 주목 받는 가상인간이다. 미켈라의 공식 유튜브를 살펴보면 실존 인물인지 가상의 인물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로 스토리 라인이 탄탄하면서 이미지가 정교하다. 미켈라의 경우, 실제 사람과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발전했고, 인간 모습을 모델링하고 가시화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그의 삶은 더욱 디테일해지고 정교해지고 있다.

미켈라 공식유튜브.
미켈라 공식유튜브.

특히 미켈라의 파급력이 큰 이유는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페르소나'이기 때문인데, 상업적인 성과도 거두고 있다. 미켈라(Lili Miquela)의 2019년 광고수익은 130억 달러, 인스타그램 포스팅 단가는 1회에 1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에는 미켈라를 위한 옷과 액세서리 등의 NFT 판매 가능성도 열려있다.

릴 미켈라를 개발한 미국의 AI스타트업 브루드(www.brud.fyi)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번의 투자 라운딩을 통해 총 61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 받았다. 기업가치는 1억2,500만 달러(한화 약 1625억원)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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