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체외 진단 키트로 주목을 받은 체외진단 시장은 향후 연평균 6.7%씩 성장해 2025년에는 1188억 9000만달러(약 140조 8252억원) 규모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이 중에서 북미와 유럽이 각각 37.5%와 24.5% 규모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체외진단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성장했다. 식품의약처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기 무역수지는 2019년까지만 해도 5245억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는 2조 6041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조 7489억원까지 성장했다. 이중 체외진단 의료기기의 수출 비중은 전체 의료기기 수출 실적의 절반을 넘는 53.9%다.
체외진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이 수출효자로 주목 받자, 국내 진단기업들이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인수를 본격화하고 있다.
# 연매출 3조원 육박, 한국 대표 체외진단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 =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4월 이탈리아 체외진단 유통기업인 ‘리랩’을 619억원에 인수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해외기업 인수는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11월에는 브라질 진단기업 ‘에코 디아그노스티카’를, 올해 3월에는 독일 체외진단 유통기업 ‘베스트비온’을 인수했다. 해외 기업 인수에 11월부터 최근까지 5개월동안 1200억원을 투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으로 적극적인 기업인수로 글로벌 톱3 현장체외진단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적이다. 분자진단기 STANDARD M10과 형광면역진단 시스템 STANDARD F의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현장분자진단 플랫폼은 지난해 미국 FDA(식품의약국)으로부터 코로나19 PCR 진단시약과 자가검사키트의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대비해 말라리아,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HIV) 등 다양한 체외진단기 시장 진출도 준비중에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이효근 대표는 “말라리아는 연간 약 3~4억 테스트, HIV는 약 2~3억 테스트 시장이 형성돼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개척 시장”이라고 밝혔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매출 2조9300억원에 1조152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소강기로 접어들고 있는 올해에도 2조원대 중반 이상의 매출과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 나스닥 상장 체외진단 기업 인수한 미코바이오메드 = 체외진단의료기기 제조기업 미코바이오메드는 모기업 ㈜미코와 함께 지난달 28일 나스닥에 상장된 아일랜드 체외진단 전문기업 트리니티 바이오테크(Trinity Biotech plc. Nasdaq: TRIP)를 전격 인수했다.
트리니티 바이오테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120여개의 진단제품을 보유한 기업이다. 특히 당뇨병,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자가면역질환 진단에 강점을 두고 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신규 제품군을 확대하고 유통 채널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코바이오메드는 트리니티가 30여년 동안 축적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판매망을 활용하고 서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2009년 설립된 체외진단전문기업이다. 현장진단이 가능한 분자진단 기술을 개발해, 17개국에 특허를 등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 매출이 1000% 이상 급증했다. 2019년 매출 41억원에 1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미코바이오메드는 2020년 매출 457억원에 3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은 303억원으로 줄었고 연결기준 1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다.
# 에이치엘비도 진단 업체 흡수합병 대열 합류 = 에이치엘비(HLB)는 지난해 10월에 체외진단의료기기 기업인 에프에이를 인수, HLB헬스케어사업부로 편입시켰다. 에프에이는 체외진단도구와 동물의약외품 등을 제조 및 판매하는 기업이다.
에프에이 인수 이후 에이치엘비 실적은 크게 늘며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052% 증가한 634억3800만원으로 기록됐다. 한편, 에이치엘비는 공격적인 M&A를 통해 의약품 유통부터 진단까지 다양한 바이오 영역에 진출했다. 현재 에이치엘비 계열사는 상장사 6개, 비상장사 25개 등 30여개에 이른다.
회사측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성장을 위해 자체 면역 진단용 키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나노 소자를 활용한 첨단 진단기술 연구소도 설립할 예정이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