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PO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전망되는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 상장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리콜 이슈로 당초 계획과 달리 해를 넘기게 됐지만, 글로벌 배터리 생산거점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곧바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빠른 상장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유가시장본부는 지난 30일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6개월여만이다. 예비심사 청구 시기상 연내 상장이 무난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GM 전기차 ‘볼트EV’의 배터리 리콜 사태가 발목을 잡으면서 IPO 절차가 지연됐다.
하지만 관련 충당금 이슈의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금융당국의 심사에 통과했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투자은행(IB)업계는 내년 1월 상장을 목표로 12월초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상장 주관업무는 대표 주관사인 KB증권과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 7개 증권사가 맡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IPO는 시중 자금을 대거 흡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공개 시장의 초미의 관심사다. 공모규모는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깨기 어려운 기록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까지 최대 공모금액 기록을 가지고 있는 삼성생명(4조 8881억원)의 2배를 웃도는 규모다.
몸값은 약 70조~80조원이 거론된다. 이는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CATL의 1/4 수준이다. 당초에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GM의 전기차 화재 리콜 충당금 이슈 등으로 기대치가 다소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최근 공모주 시장의 달라진 기류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더스탁에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증시흐름이 부진하고 공모주에 대한 투심도 이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체급의 IPO를 시장 참여자들이 소화할 수 있는지도 신경 써야하기 때문에 시장 친화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을 제시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이 별도법인으로 독립해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EV, LEV, ESS, IT기기, 전동공구 등에 탑재되는 소형 및 중대형 전지를 공급하는 업체다.
회사는 주요 전방시장인 전기차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배터리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갈 계획이다. 지난해 말 120GWh(기가와트시)의 Capa를 확보한 가운데 올해 생산능력을 155GWh까지 늘리고, 투자의 고삐를 단단히 당겨 오는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430GWh로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장 증설,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스마트 팩토리 생산기술 확보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체와 협력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미국 GM과 오하이오 및 테네시주 2곳에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데 이어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4위권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와 합작으로 북미지역에 오는 2030년까지 총 4조원을 투자해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 미국, 중국, 폴란드,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 생산거점을 확보하거나 늘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