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해운회사가 IPO시장을 찾는다. 중견 해운사인 SM상선이 해운업 호황을 등에 업고 내달 국내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해운사 IPO는 지난 2007년 KSS해운 상장 이후 그 동안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SM상선의 상장 무대는 코스닥이지만 공모규모는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기준 8461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른 시가총액은 최대 2조원을 웃돈다.
SM상선은 지난 6일 금융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1~2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4~5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11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딜은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고 있으며, KB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이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총 공모주식 수는 3384만4220주다. 구주매출과 신주모집이 각각 50%인 구조다. 최대주주인 삼라마이다스가 1015만3267주를 매출하며, 특수관계인인 티케이케미칼과 삼라가 각각 135만3768주와 135만3768주를 처분한다. 공모 후 최대주주는 티케이케미칼로 변경될 예정이다. 티케이케미칼의 지분율은 22.04%, 삼라마이다스는 21.09%, 삼라는 16.87%를 소유하게 된다.
희망 공모가격은 1만8000~2만5000원이다. 이에 따른 공모 규모는 6091억~8461억원, 시가총액은 1조5230억~2조1153억원이다. SM상선은 해운사업과 주택건설사업을 하고 있는데, 사업의 성격차이가 있어 이번 공모가 산정에는 각각 사업부문의 비교기업을 선정했다.
해운사업의 경우 국내 컨테이너선 해상운송 사업을 하고 있는 HMM과 함께 해외 사업자인 중국원양해운그룹(COSCO SHIPPING HOLDINGS CO), 독일 하파크로이트(HAPAG-LLOYD AG), 홍콩 오리엔트오버시즈인터내셔널(ORIENT OVERSEAS INTL LTD) 등 총 4곳을 선정했으며, 건설부문의 경우 동원개발, KCC건설, 서한 3개사를 비교대상으로 잡았다. 기업가치 산정은 감가상각비가 많은 사업의 특성을 감안해 EV/EBITDA방식을 이용했다. 해운부문 5배와 건설부문 1.77배를 각각 적용했으며, 최종 공모가 할인율은 14.83%~38.68%를 적용해 희망밴드를 산출했다.
삼라마이다스(SM)그룹에 속해 있는 SM상선의 모태는 19991년 설립된 신창주택건설이다. 2011년 SM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우방건설산업으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그룹 내 해운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된 SM상선과 2017년 말 합병해 사명을 다시 SM상선으로 변경해 오늘에 이르렀다.
주력사업은 해운사업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 기준 해운부문의 매출비중은 97.27%에 달한다. 해운업 호황으로 지난해 말 기준 82.86%에서 훌쩍 뛰어올랐다. 현재 총 13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데 4개는 미주 서부노선, 9개는 아주노선이다.
SM상선은 해운 업력은 길지 않지만 한진해운의 시스템과 인력을 승계한 덕분에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추고 있다. 경쟁사 대비 운영선복이나 서비스범위도 큰 편은 아니지만, 종전과 차별화된 기항 서비스나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 전환 등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와의 네트워크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미주노선에서 지난해부터 글로벌 선복량 기준 1, 2위 선사인 Maersk, MSC와 전략적 협력을 체결해 화주들에게 서비스 안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수 있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원가 절감 및 서비스 경쟁력 확보, 미주 사장 내 확고한 입지를 다져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 해운업 호황으로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한 덕분에 지난해부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조 328억원에 영업이익 1406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대비 매출은 22.6%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6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7076억원에 영업이익 3090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연간실적과 비교해 볼 때 매출은 69% 수준을 기록 중이고, 영업이익은 2배를 웃돌고 있다.
SM상선은 올해 초 기준 선복량 5.7만TEU로 국내 컨테이너선사 중 4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6척의 선박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설비 대한 투자도 병행할 예정이다. 공모자금도 여기에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