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 도입으로 다시한번 고성장 기대
디셈버앤컴퍼니, AI 기반 RA 서비스 '핀트', 170억원 투자유치
콴텍, NH투자 제휴 연금시장 공략, 90억원 시리즈C 유치성공
[더스탁=김동진 기자] 올해 하반기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투자 일임 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앞서 지난해 7월 서비스산업의 디지털화 전략의 일환으로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한 투자일임 RA 서비스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오는 7월부터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가 시범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기재부는 이번 실증 특례의 성과를 토대로 향후 서비스 전면 제도화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퇴직연금 RA 투자 일임 서비스는 매매까지 맡기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자문과 운용을 추천만 하는 ‘자문형 RA 서비스’와는 구분된다.
국내 RA 스타트업들은 이번 서비스 도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RA 시장은 지난 2021년 말 운용 자산규모가 1조8000억원대로 커졌지만 2022년 이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2023년 말에는 운용 자산규모가 8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바 있다.
하지만 2023년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378조원에 달하는 반면 퇴직연금 시장 대비 일임형 RA 운용규모는 0.0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RA 운용 비중이 적은 만큼 퇴직연금 시장 내 RA 일임 서비스 도입을 통해 다시한번 고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이미 RA 스타트업들과 제휴해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 상품을 적극 마케팅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RA 산업의 성장을 기대하는 벤처캐피탈(VC) 투자도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기반 RA 서비스 ‘핀트(fint)’를 운용하는 ‘디셈버앤컴퍼니(이하 디셈버, 대표 송인성)’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포레스트파트너스 주도로 신규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디셈버앤컴퍼니는 지난해 8월 포레스트파트너스가 디셈버의 대주주가 된 이후 누적 신규 170억원을 증자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포레스트파트너스 한승 대표는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꾸준한 성장세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핀트가 필요한 추가 자금을 확보하여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투자배경을 밝혔다.
디셈버의 ‘핀트’는 AI가 글로벌주식, 채권, ETF 등에 알아서 투자해주는 RA 서비스다. 지난 2019년 국내 최초 투자일임 RA 서비스를 선보인 후 국내 대표 RA 서비스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에서 발표한 RA시장규모 추이와 금융투자협회의 금융투자회사공시 기준에 따르면 2024년 3월말 기준 국내 전체 RA사 일임서비스 이용자의 약 80%가 핀트 고객이며, RA 일임시장 AUM의 56%가 핀트에서 운용되고 있다.
핀트는 이번 투자유치를 토대로 고객들에게 한층 고도화된 서비스 제공 및 기술 개발에 힘쓸 예정이다. 특히 올 하반기 시작되는 퇴직연금 일임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송인성 디셈버앤컴퍼니 대표는 “이번 투자유치는 핀트가 금융투자 서비스로 역량을 강화하고 확장할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올해 연말 새롭게 열리게 될 로보어드바이저 퇴직연금 일임시장에서도 그동안 핀트가 쌓아온 AI 투자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해 퇴직연금 분야를 혁신하고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AI 기반 RA 스타트업 ‘콴텍(대표 이상근)’도 앞서 지난해 11월 말 NH투자증권으로부터 9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후속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콴텍은 이번 시리즈C 라운드에서만 총 17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콴텍은 이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퇴직 연금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NH투자증권과 손잡고 연금저축 계좌 개설 서비스(상품명: 콴텍 퍼펙트 연금 1호)를 선보였다. 콴텍은 NH투자증권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증권사, 은행사들과의 퇴직연금 제휴를 확대하는 등 퇴직연금 RA 시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또다른 RA 스타트업 ‘파운트(대표 김영빈)’는 자회사인 파운트투자자문에서 운용하고 있는 퇴직연금 일임서비스를 위한 RA가 지난 4월 말 코스콤 테스트베드 정기 심사 공시 기준으로 누적수익률 14.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파운트는 이같은 성과를 토대로 올 하반기 열리는 퇴직연금 RA 일임서비스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