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유 오피스 회사 위워크(WeWork Inc., NYSE: WE)가 2년 전의 아픔을 딛고 스팩합병을 통해 뉴욕증시에 상장됐다. 회사는 당초 예상했던 90억 달러 보다 높은 103.2억 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위워크는 스팩회사 바우X 애퀴지션(BowX Acquisition Corp.)와 합병 계약을 종료하고 뉴욕증시에 무사히 안착됐다. 거래 첫날 11.28달러에 시작된 주가는 22일 종가 13.02달러를 기록해 시가총액 기준 103억 달러를 기록했다. 위워크가 이미 한차례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였다.
지난 2010년에 설립된 위워크는 기업들이 공간, 시간, 그리고 비용의 제약을 받지 않도록 공유 오피스를 제공한다. 현재 전세계에 걸쳐 762개 지역에 걸쳐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57만여명의 개인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위워크의 대표 고객으로는 시티은행, 구글, 존슨앤존슨, 세일즈포스 등이 있다.
위워크는 지난 2019년 IPO 추진에 나섰으나, 창립자이자 CEO로 있었던 아담 뉴먼(Adam Neumann)이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고 회사의 엄청난 적자가 공개되면서 무산됐다. 당시 사기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뉴먼은 자신의 지분을 매각해 이익을 취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을 샀다. 더불어 평소 과도하게 사치스러운 소비 습관이 있었고 특히 출생지인 이스라엘과 뉴욕을 전용기로 오가며 당시 불법이었던 대마 수송과 대마 흡연 사실이 밝혀지면서 결국 CEO에서 물러나게 됐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가증권신고서를 통해 위워크가 전년도에 19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는 것이 공개되면서 기업공개는 철회됐다.
전 CEO 뉴먼은 당시 IPO 발표 후 한 달 만에 사임했지만 사외이사로 남게 됐다. 그가 소유한 의결권 지분은 10:1에서 3:1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약 11%에 달하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상장 이후 뉴먼의 지분법평가액은 약 7.22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위워크 사태는 거물 투자기업 소프트뱅크의 손정 회장에게도 굴욕을 안겼다. 소프트뱅크는 2019년까지 위워크에 약 106.5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했다. 막대한 영업손실과 뉴먼 퇴출로 위기에 빠진 위워크 지분 80%를 100억 달러에 매입하겠다며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여기에는 직원과 주주들의 지분을 3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뉴먼이 사임 전 개인적으로 건물을 매입해 회사에 임대를 하는 등 전횡 등으로 뉴욕 검찰총장실(NYAG)의 조사가 시작되었다. 결국 손회장은 위워크 직원 및 주주들의 지분 매입 계획을 철회했으며, 이로인해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29억 달러까지 급락하게 됐다.
소프트뱅크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위워크가 스팩합병을 통해 90억 달러 가치로 다시 상장을 추진하자 월가는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게다가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서며 또 한번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됐다. 동시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자율근무와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공유 오피스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위워크 역시 유연한 공간 솔루션의 인기가 점점 더 뜨거워질 것을 예측하면서 실적 개선을 자신했다. 실제로 3분기 예비 실적표에 따르면, 위워크의 3분기 매출은 지난 2분기 5억 9,300만 달러 보다 10% 늘어난 6억 5,800만 달러에 이른다. 여전히 적자 경영이 이어지고 있지만, 회사측은 내년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2024년 매출은 67.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위워크 CEO 샌딥 마트라니(Sandeep Mathrani)는 “기업들이 사무 공간을 재해석하고 있는 것은 최근 글로벌 추세다. 위워크는 유연성 있는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위워크가 고용인과 임대주들에게 제공하는 사무공간, 24시간 상시 접속이 가능한 네트워크 그리고 사무공간의 관리 기술 등은 새로운 업무공간의 대안으로써 세계적 흐름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