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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IPO 섹터리뷰 / 반도체] 불황에도 기대감에 불탔다…공모기업 93%가 ‘밴드상단’ 이상 공모가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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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IPO 섹터리뷰 / 반도체] 불황에도 기대감에 불탔다…공모기업 93%가 ‘밴드상단’ 이상 공모가 확정
  • 김효진 기자
  • 승인 2023.12.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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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일반청약 평균경쟁률 1000대 1 웃돌아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더스탁=김효진 기자] 반도체는 올해 상장이 가장 활발했던 분야로 꼽힌다. 비중은 연간 신규상장 기업의 18% 정도를 차지했다. 업황 둔화 리스크는 상존했지만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공존했던 터라 IPO시장에서 섹터 투심은 매우 좋았다. 무려 상장기업의 93%가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 이상으로 결정했다. 그 중 밴드를 초과해 결정한 비율도 66.7%를 차지했다. 수요예측과 청약 평균경쟁률도 각각 1000대 1을 웃돌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상당수의 반도체 기업들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제 업황은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감산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가격 반등과 함께 AI 시장 확장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 기대감 등이 시장 전반에 확산됐다.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시장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IPO기업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올해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신규상장 82곳 중 반도체 기업은 15곳이 상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상반기에 티이엠씨, 미래반도체, 자람테크놀로지, 마이크로투나노, 기가비스가 상장했고, 하반기에는 에이엘티, 시지트로닉스, 파두, 아이엠티, 퓨릿, 워트, 퀄리타스반도체, 쏘닉스, 에이직랜드, 그린리소스가 등이 증시에 올랐다.

이 중 티이엠씨를 제외하고 모든 기업이 공모가를 밴드 상단 이상으로 확정했다. 밴드 상단을 넘겨 공모가를 초과 확정한 기업은 자람테크놀로지, 기가비스, 에이엘티, 시지트로닉스, 아이엠티, 워트, 퀄리타스반도체, 쏘닉스, 에이직랜드, 그린리소스 등 10곳으로 집계됐다. 초과 비중은 반도체 섹터 IPO의 66.7% 수준이다.

반도체섹터는 올해 시작은 좋지 못했다. 1월 초 상장하면서 IPO의 포문을 열었던 반도체공정용 특수가스 기업 티이엠씨가 지난해 양호한 실적과 국내 특수가스 분야에서 탄탄한 시장지위에도 불구하고 공모에서 참패했다.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밴드 하단보다 12.5% 낮은 가격에 결정하고 공모주식수를 줄였는데도, 일반 청약에서 수년 만에 미달사태를 맞아 충격을 던졌다. 지난해 증시의 지속적인 하락과 함께 IPO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었던 여파가 1월초 시장을 짓누르고 있었던데다 티이엠씨의 경우 부진한 반도체 업황도 부담을 더했다.

하지만 가라앉을 것만 같았던 시장은 곧바로 분위기를 돌리며 반전에 나섰다. 특히 지수가 바닥을 단단하게 다지며 하방경직성을 확보했고 연초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IPO시장에 온기가 지펴졌다. 반도체 섹터의 경우 회복의 선봉에 섰던 것은 삼성전자 반도체 유통파트너 미래반도체였다.

미래반도체는 비메모리반도체 매출 비중을 늘리면서 메모리 업황 둔화를 상쇄하고 있다는 점을 주요 전략 중 하나로 내세웠다. 미래반도체는 공모에서 흥행몰이를 한데 이어 올해 첫 따상의 주인공이 되면서 시장의 주목도를 한층 높였다. 이후 상장 3달만에 공모수익률이 500%를 넘겼을 정도로 폭주했다.

미래반도체 이후 반도체 섹터 IPO 기업들은 대부분 시장에서 높은 호응을 받았다. 자람테크놀로지부터 시지트로닉스까지 줄줄이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대 1을 초과했다. 올해 논란의 중심에 선 데이터센터용 시스템반도체 설계기업 파두도 경쟁률은 높지 않았지만 기관들의 베팅 내용을 근거로 공모가를 밴드 상단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파두는 어닝쇼크에 뻥튀기 상장 의혹으로 IPO 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다만 기술특례기업에 대한 눈초리가 매서워졌을 뿐 반도체 섹터 IPO로 불똥이 옮겨붙지는 않았다. 특히 연말로 갈수록 HBM 등을 위시로 한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줄줄이 공모가를 밴드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확정했다.

올해 반도체 IPO기업의 상장일 공모수익률은 시초가 및 종가 모두 50% 수준을 차지했다. 미래반도체, 자람테크놀로지, 아이엠티가 시초가 수익률을 견인했고, 종가수익률은 그린리소스, 미래반도체, 자람테크놀로지 등이 좋았다. 상장일 수익률은 공모 성적보다는 상장 타이밍이 보다 중요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반도체 기업 중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에이엘티는 상장일 공모수익률이 시초가 26%에 불과했으며 종가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같이 3분기에 증시에 입성한 시지트로닉스, 파두 모두 상장일 수익률이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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