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소비자들과 기업들 사이에서 ‘푸드 리퍼브(Food Refurb)’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푸드 리퍼브’는 못생긴 외관 혹은 유통기한에 임박했다는 이유로 상품으로서 가치를 상실해 쓰레기 취급을 받는 식품을 구매하거나 활용해 새로운 식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 FAO,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는 전세계적으로 판매가 불가능해 가치가 낮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양이 전 세계 음식물 소비량 1/3인 13억톤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국내 연간 음식물 쓰레기가 500만톤이고, 이 중 70%가 유통 및 보관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조사한 바 있다.
최근 못생긴 외관, 혹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탓에 버려지던 식품 수요가 소비자와 기업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는데, 이와 같은 현상을 ‘낭비’로 바라보는 인식 변화가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상품 가치가 낮은 만큼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한 점과 장기 경기 불황이 맞물려 해당 인식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하고 있다.
소비자 인식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일명 ‘못생긴 농산물’ 배송 서비스가 인기다. 미국 내 농가에서 직접 배송하기 때문에 100% 유기농 상품이고, 무엇보다 일반 마트보다 평균 30%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해 오늘날 미국 내 농가 250곳에서 22개 도시, 20만명이 넘는 소비자들에게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판매하는 ‘리퍼브 식품점’도 세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덴마크 세계최초 리퍼브 슈퍼마켓인 ‘위푸드(WeFood)’와 캐나다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는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흠이 있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또한 영국 내 120개 이상이 운영 중에 있는 리퍼브 카페 ‘The Real Junk Food Project(TRJFP)’는 버려지는 식품을 요리해 판매하고 가격은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지불한다.
‘푸드 리퍼브’ 열풍은 국내에서도 진행 중이다. 신한카드 트렌드 연구소는 카드 이용 고객 소비 패턴 분석 결과, 국내 리퍼브 시장 매출 규모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0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추산했다. 온라인 쇼핑몰 ‘떠리몰’, 임박몰’ 등에서는 유통기한, 외관 등 이유로 시장에서 소비되지 못한 B급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고 국내 타 온라인 쇼핑몰들도 리퍼브 상품 판매 코너를 마련해 운영 중에 있다.
푸드 리버프 시장 규모는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소비자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리퍼브 상품에 대해 긍정적으로 대답한 비율이 78%에 달했다. 관련 기업들도 해당 수요를 잡기 위한 대응 마련에 적극적인데, 비용으로 인식되는 재고 처리가 가능한 신시장이 열린 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