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사람의 체내 모든 기관 중에서도 가장 큰 기관이다. 사람의 피부는 인체 내부에 물, 박테리아 등이 침입하지 못하게 막아 주며, 체온 조절 역할도 분담한다.
물 속에서 평생을 보내는 물고기들에게는 ‘비늘’이 사람의 피부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비늘은 바깥의 물과 물고기 안에 체액 사이의 방벽 역할을 하는 동시에 몸을 보호하는 기능도 가진다. 물고기 종마다 여러 형태로 배열된 색색의 비늘들은 각기 독특한 색과 무늬를 가지는데, ‘철갑둥어(학명: Monocentris japonica)’는 그 중에서도 유난히 특이한 비늘을 자랑한다.
철갑둥어의 몸 표면은 골화된 판 모양의 단단한 비늘로 덮여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모습이 마치 철갑 옷을 입은 것처럼 보인다 해서 '철갑둥어'라고 이름도 지어졌다. 외국에서는 노란색 격자 무늬의 선명한 골질판이 마치 파인애플 무늬처럼 보인다해서 '파인애플 피시(Pineapple fish)'라고 불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아래턱에 한 쌍의 발광 기관을 따로 가지고 있는데, 이 기관 안에서 공생하는 발광 박테리아는 밤이면 온 몸에서 청백색의 빛을 뿜어 철갑둥어가 스스로 빛을 내는 것처럼 보여지게 한다.
철갑둥어의 몸길이는 15cm 정도로, 옆으로 눌린 것처럼 납작한 모습을 한 철갑둥어는 등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에 크고 단단한 가시를 가진다. 이 가시들은 적을 위협하는데 사용되는데 특히, 배지느러미의 가시는 서로를 마찰시켜 소리를 내기도 한다.
보통 20마리에서 많게는 100마리 이상이 떼를 지어 생활하는 이들은 조개껍질이나 펄이 섞인 모래질에 주로 서식한다. 통상적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남부해나 동중국해, 인도양 호주연해 등 열대 및 온대 해역에 서식하는 이들은, 지난 해 10월 우리나라 동해안에서 모습을 드러내 수산학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철갑둥어는 젓새우류, 새우류, 게류 등 작은 갑각류를 주된 먹이로 삼으며, 산란기는 봄부터 가을까지다.
기후 온난화로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지난 해 동해안에서 발견된 철갑둥어처럼 다양한 아열대, 열대성 어종의 북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