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아이트릭스, 환자상태 악화예측 AI 솔루션, 271억원 시리즈B 유치
프로메디우스, 엑스레이 기반 골다공증 분석 솔루션, 112억원 투자받아
국내 의료AI 관련 임상시험 신청 2018년 4건→2023년 59건 역대 최다
[더스탁=김동진 기자] 인공지능(AI)의 쓰임새가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의료 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인간 의료진 대신 AI가 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의료 데이터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분석, 질병 예방과 예측, 치료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AI가 로봇 기술과 융합하면서 고도의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수술 분야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의료AI의 시장 전망은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의료AI 시장은 2021년부터 연평균 약 37%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30년엔 약 1900억달러(약 255조7400억원의 초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 의료AI 시장규모가 2027년 약 11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선 이미 루닛과 뷰노, 딥노이드 등 의료AI 선두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제품으로 좋은 실적을 내면서 코스닥 시장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의 맹활약 덕분에 스타트업 투자혹한기에도 불구하고 의료AI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벤처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의료AI 스타트업 ‘에이아이트릭스(AITRICS, 대표 김광준)’는 지난 21일 프리미어파트너스와 BHN인베스트먼트, BSK인베스트먼트, 본음인베스트먼트, 디에스투자증권, 얼머스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신영증권, HRZ 등 국내외 9개 벤처캐피탈(VC)로부터 총 271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앞서 에이아이트릭스는 지난 2017년 시드투자와 2019년 시리즈A를 통해 75억원, 2021년 프리B를 통해 35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 이번 투자유치 성공으로 에이아이트릭스의 누적투자유치액은 381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윤하영 프리미어파트너스 상무는 “최근 의료 인공지능이 전 세계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시리즈A 단계부터 에이아이트릭스가 보유한 뛰어난 연구 인력과 우수한 생체신호 기술력에 주목했으며, 중증질환 및 사망 등을 예측하는 바이탈케어는 의료 시장 환경에 좋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투자배경을 밝혔다.
2016년 11월 설립된 에이아이트릭스는 환자 상태 악화 예측 AI 솔루션인 ‘AITRICS-VC(바이탈케어)’를 개발한 생체신호 기반 전문 의료AI 업체다. 이 회사의 바이탈케어는 병원 내 입원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패혈증, 사망, 심정지 등의 상태 악화를 조기에 예측하는 의료 AI 소프트웨어다. 바이탈케어는 전자의무기록(EMR)으로부터 6가지 활력징후, 11가지 혈액검사 결과, 환자의 의식상태, 나이 등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다 정확하게 환자의 이상 징후를 조기예측해준다.
바이탈케어는 2022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으며,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에 따라 비급여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은성의료재단 ‘좋은병원들’과 강남세브란스병원, 고려대학교 안암·구로 병원 등 40여 개의 병원에 도입되어 활용되고 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이번 투자유치를 토대로 기술 업그레이드와 신제품 개발, 미국 FDA 승인 등을 위해 집중 사용할 계획이다. 김광준 에이아이트릭스 대표는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각 분야에서 전문인력을 확충해 의료AI 연구를 한층 더 강화하고,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개척하여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할 것”이라며 “향후 기술력이 보다 많은 의료진과 환자에게 쓰일 수 있도록 국내를 넘어 글로벌 진출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에이아이트릭스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또다른 의료AI 업체 ‘프로메디우스(대표 배현진)’가 국내 투자사들로부터 112억원 규모의 시리즈A2 투자를 받았다. 이로써 프로메디우스의 누적투자유치액은 총 136억원이 됐다.
서울 아산병원 의료영상 지능 실현 연구실에서 스핀오프한 프로메디우스는 흉부 엑스레이(x-ray) 이미지를 활용해 환자의 골다공증 위험을 분석하는 AI 솔루션 ‘PROS CXR’을 세계CH 최초로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이 솔루션을 활용하면 건강검진의 기본 검사항목인 흉부 엑스레이만으로 환자의 골다공증 위험도를 미리 알아낼 수 있다.
한편, 의료AI 분야가 이처럼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에서 의료AI 관련 임상시험 신청과 허가 승인이 급증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의료AI 임상시험 계획 승인 건수는 지난 2018년 4건에서 2019년 16건, 2022년 31건으로 점차 늘어 2023년에는 59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허가·인증·신고 건수도 2018년 4건에서 2019년 13건, 2020년 50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62건으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대해 “최근 각광받는 AI 기술을 의료 분야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며 “시장에 새로 침투하려는 기업들은 이미 상업화가 진행된 분야보다 차별화된 질환군을 선정해 관련 제품 기술 개발과 임상에 적극 나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