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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8000원 인상' 팽팽한 찬반여론 ... 다양한 주장과 통계, 정책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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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8000원 인상' 팽팽한 찬반여론 ... 다양한 주장과 통계, 정책 살펴보니
  • 고명식 기자
  • 승인 2023.11.27 2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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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로부터 입수된 C. Koch님의 이미지 입니다.
Pixabay로부터 입수된 C. Koch님의 이미지 입니다.

[더스탁=고명식 기자] 모바일 소비자 설문 플랫폼 크라토스에서 진행된 '담뱃값 8000원'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총 2015명중 찬성 43.2%, 반대 41.7%로 찬반여론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1%는 '현재 가격 동결 유지'가 적합하다고 답변했으며 8.0%는 담뱃값 인상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성별로는 인상안을 찬성한다는 입장이 여자(46.7%)가 남자(42.2%)보다 높았으며 반대한다는 입장은 남자(45.5%)가 여자(30.9%)보다 높았다. 연령 별로는 40대(36.5%)와 50대(28.9%), 30대(17.5%) 순으로 찬성한다는 비율이 높았으며, 반대는 40대(41.3%), 50대(33.0%), 30대(12.9%)순이였다. 이번 설문은 크라토스 모바일 앱 사용자 2015명을 대상으로 6일간 진행됐고 표본오차 ±3.0%에 신뢰도는 95%이다.

담뱃값인상안 설문 결과 (사진=크라토스)
담뱃값인상안 설문 결과 (사진=크라토스)

담뱃값 인상안에 대한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올해 정부의 세수 부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걷힌 국세는 지난해보다 50조9000억원이 줄어 올해 세수 결손은 60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담뱃값이 오르면 상당 규모의 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일반 연초 담배 한값에 매겨지는 세금과 부담금만 70~8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때인 지난 2015년 담뱃값 2000원 인상을 단행하여 2015년 담배 판매 세수는 전년보다 3.5조원 가량 늘어난 10조5181억원, 2016년에는 12조3761억원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흡연자 단체들은 서민에게 세수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 흡연자는 "반대 입장을 행동으로 보여줄 생각도 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건강 차원의 흡연율 감소를 위해 담뱃값 인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의 흡연율은 2014년 24.2%에서 2015년 22.6%로 떨어진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 2021년 19.3%까지 떨어졌다. 당초 정부의 발표대로 국민건강 권익 차원의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감소 효과를 불러온 셈이다.

기재부는 담뱃값 인상안을 두고 “검토한 바 없다’는 공식 논평을 내지만 담배 관련 업계는 이미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전략을 고심 중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편 '담뱃값과 흡연율이 상관없다'는 통계적 역설도 존재한다. 2005년 당시 미국의 담뱃값은 OECD 평균의 61.6% 수준이며 흡연율은 18.5%에 불과했지만 영국 담뱃값은 OECD 평균의 151.5%에 달하는데도 흡연율은 27%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각국 정부는 흡연율 감소를 위해 담배 판매를 제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계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55%에 이르는 21개국이 담배 판매점의 담배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2027년 성인이 되는 2009년 1월1일 출생자들부터 이들에게는 담배 판매 일절 금지하는 강력한 법안을 작년에 통과시켰다. 영국 역시 리스 수넥 총리의 주도 아래 2009년 출생자 이후 국민들에게 담배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술집 앞이나 공원에서의 금연 등 다양한 금연 정책이 준비되고 있기도 하다.

영국의 흡연 정책을 다룬 ‘칸 보고서’에 의하면 영국에서 담뱃세로 매년 100억 파운드(약16조2220억원) 가량의 세수가 걷히는데 반해 흡연으로 인한 질병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은 170억 파운드(약 27조5700억원)에 이른다.

정부의 담뱃값 인상안은 여전히 오리무중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이 끝나고 연말에 인상안이 발표되면 내후년 1월부터 담뱃값 인상이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른바 담뱃값 인상 ‘10년 주기 설’이다. 2015년 담뱃값 인상 이후 10년간 담뱃값이 동결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배소비세가 1989년 도입된 뒤 1994년, 2001년, 2005년, 2015년 등 총 4차례에 걸쳐 담뱃갑이 인상된 점으로 미루어 보면 ‘10년 주기설’은 근거가 빈약하다.

결국, 담뱃값 인상은 정부가 국민건강과 물가상승률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사회각계 각층의 여론을 수렴하여 신중을 기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며 그만큼 국민여론이 첨예하게 갈라서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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