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 달러 강세라는 악재가 증시에서 떠나질 않고 있으나, 반전의 기회는 고용 및 CPI, 실적에 있을 것
국내 연휴기간 동안 미국 증시는 다우를 중심으로 취약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9월 27일~10월 3일 누적 등락률 다우 -1.6%, S&P500 -1.1%, 나스닥 -0.30%). 연휴 기간 초반부(9월 26일~10월 2일)에 긍정적인 재료들로 인해 투자심리는 안정을 찾아가는 듯한 모습이었으나, 10월 3일(화) 긴축 발작 수준의 금리 급등, 달러화 강세 등이 출현하면서 연휴기간 중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한 채로 국내 시장 참여자들은 증시 개장을 준비해야 하는 상태이다.
일단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의회에서 45일짜리 임시 예산안을 가결시키면서 11월 17일까지 시간을 벌어 놓은 상태이다. 물론 11월 17일 이후에도 최종 예산안이 합의가 되지 않으면 셧다운 리스크는 다시 부각될 소지가 있다. 공화당 강경파들이 추진한 공화당 매카시 하원 의장의 해임안도 10월 3일에 가결되는 등 여전히 정치 불확실성은 높긴 하다. 하지만 11월 FOMC(1일) 이전에 물가, 고용 등 데이터 확인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 시점에서 임시 예산안 통과는 증시에 안도요인이다. 10월 중 셧다운으로 인한 주요 지표 발표 연기 시 연준의 정책 경로를 놓고서 시장은 섣불리 예측도, 대응하기도 어려워질 수가 있었던 만큼, 급한 불은 끈 것으로 판단한다.
문제는 금리에 있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고용지표가 고금리, 강달러를 유발하고 있다. 직접적인 통화정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파월 의장은 강한 고용시장 유지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의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은 현재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고금리 지속 여부라고 언급하면서 2%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우먼 연준 이사와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추가 긴축을 요구하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역시 고금리를 오랜기간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등 전반적으로 이번 연휴 기간 중 연준인사들의 발언은 매파적이긴 했다.
그 여파로 미국 10년물 금리는 한때 4.8%대에 도달하면서 밸류에이션 상 주식 할인율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달러 인덱스 역시 106달러를 상회하고 있으며, 엔화 환율도 한 때 150엔대까지 상승하는 등 외환시장에서도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더해 3일 발표된 구인구직보고서(JOLTS) 상 구인건수가 961만명(컨센 880만명)으로 고용시장의 견조함을 시사했다는 점도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9월 중 극심한 가격 조정을 통해 고금리, 강달러의 충격을 소화하고 있지만, 그 여진이 당분간 증시에 제약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는 다분히 “Bad news is good news” 성격의 데이터 의존적인 장세인 만큼, 금주 예정된 9월 비농업부문 고용과 차주 12일 예정된 9월 CPI 지표 등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연휴 기간 중 발표된 8월 코어 PCE 물가(YoY, 7월 4.3% -> 8월 3.9%), 9월 미시간대 1년 기대인플레이션(8월 3.5% -> 9월 3.2%) 등 주요 물가 지표는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상승 경계감을 다시 수면 위로 부상시킬 수 있는 WTI 유가도 9월말 93달러대까지 터치한 이후, 차익실현 물량, 산유국 감산 리스크 기반영 인식 등으로 반락하면서 9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추후에도 수요부진, 비 OPEC 산유국들의 고유가로 인한 증산 가능성 확대 등을 고려하면 국제 유가의 상방 압력이 9월에 비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도 추후 증시에 중립 이상의 재료가 될 것이다.
향후에도 매크로의 증시 영향력은 높을 것이며, 중간중간 수시로 채권과 외환시장 경로를 통해 증시 변동성을 유발할 전망이다. 10월에는 실적시즌도 예정되어 있으며, 2분기 실적시즌을 지나면서 눈 높이가 낮아진 것은 맞다. 하지만 9월 수출이 -4.3%(YoY)로 전월(-8.3%) 및 컨센(-9.1%)을 상회하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며, ISM 제조업 PMI(47.6 -> 49.6)도 개선됐다는 점을 감안 시 이번 3분기 실적시즌은 낮아진 눈높이를 충족해가면서 증시 하방 경직성을 강화시켜줄 것으로 판단한다.
결론적으로 4일 국내 증시는 연휴 마지막 날의 미국발 악재로 인해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 조정을 통해 밸류에이션 상 진입 매력이 높아졌으며 실적시즌 기대감도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변동성 확대 시 수출 지표 상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반도체(-13.6%, 연중 최저 감소율), 자동차(+9.5%), 기계(+9.8%) 등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