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미래반도체가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면서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가격으로 확정했다. 경쟁률이 1500대 1을 웃돌았고, 대부분의 주문이 최상단 가격 이상에 몰렸다.
삼성전자 핵심반도체 공식 유통 대리점으로 삼성전자와 동반성장하고 있다는 점과 기술영업을 통해 지속적인 매출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반도체는 최근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시스템반도체 매출비중을 눈에 띄게 확대하면서 매출 볼륨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구주를 모두 묶어 상장 후 공모물량만 유통될 수 있는 공모구조도 이번 수요예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3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미래반도체는 지난 10~11일 공모주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6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공모가 희망범위(5300~6000원)의 최상단 가격에 해당한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자 1666곳이 참여했다. 전체 신청물량의 99.43%(가격 미제시 2.29% 포함)가 6000원 이상을 써냈고, 참여건수 기준으로도 99.34%(가격 미제시 2.76% 포함)가 밴드 최상단 이상의 가격에 주문을 냈다. 그 결과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 가격인 6000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의무보유 확약신청 비율은 3.8%로 집계됐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1576.56대 1을 기록했다. 최근 IPO기업의 수요예측 추이를 감안하면 매우 높은 경쟁률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40곳이 상장에 성공한 가운데 수요예측 경쟁률이 1500대 1을 넘어선 것은 12곳에 불과했다. 특히 가까운 시기인 4분기에는 상장기업 24곳 중 5곳만이 여기에 포함됐다.
청약은 오는 16~17일 신한투자증권에서 할 수 있다. 우리사주조합 우선배정 물량은 없으며, 일반투자자에는 전체 공모물량의 25%인 90만주가 배정됐다. 일반 청약자의 경우 최소 청약 주수는 50주다. 따라서 미래반도체 청약을 위해서는 15만원을 투입해야 한다.
1996년 설립된 미래반도체는 삼성전자 출신들이 모여 설립한 삼성전자 반도체 국내 유통파트너사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국내 유통사는 3개사가 과점하고 있으며 모두 업력이 수십 년에 달한다.
미래반도체는 경영진의 반도체 재직 업력이 평균 28년에 이르고 삼성전자 출신이 66.7%를 구성하고 있다. 반도체 유통 기업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유통이 아닌 기술 중심의 솔루션 영업 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고객사 제품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기술 컨설팅, 삼성전자와 고객사간 생산일정 조율,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급 및 매출채권 관리 등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 비즈니스모델은 삼성전자가 제조한 메모리반도체나 시스템반도체를 매입해 여러 산업의 고객사에 제공하는 것이다. 미래반도체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성장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2019~2022년 예상실적 기준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47.4%에 달한다. 최근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사이클이 다운돼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비중이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메모리반도체 비중이 70~80%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파운드리 31%, LSI 28.8% 수준으로 시스템반도체의 비중이 커졌다. 회사 측은 올해 시스템반도체의 매출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유통사업은 담보를 제공해야하는 만큼 매출확대를 위해서는 자금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공모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상장사 지위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번 IPO가 미래반도체 입장에서는 더욱 특별한 이벤트다. 즉각적으로 매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측은 기존의 매출액과 운전자금의 상관관계를 살펴봤을 때 공모자금 200억원을 확보하면 연 매출 1000억원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미래반도체는 기술지원 서비스 강화, 신규아이템 다양화, 사업구조 다각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신규아이템 다양화를 위해 시스템반도체 매출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에서 생산한 제품을 납품 받은 파운드리 고객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할때 이를 지원하는 방식도 그 중 하나다. 사업구조 다각화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외에도 삼성전기, 삼성SDI와 계약을 추진해 취급품목을 확대한다는 전략도 포함돼 있다.
미래반도체는 이달 30일 코스닥에 데뷔할 예정이다. 상장 직후 유통가능 주식은 상장예정 주식수의 24.93%로 높지 않은 편이다. 공모 전 지분을 최대주주 측이 100% 보유하고 있었고, 이 주식은 상장 후 6개월 이상 보호예수 되기 때문에 회사 측은 당분간 오버행 이슈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