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콘텐츠 서비스 업체인 '핑거스토리'가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코스닥 입성을 추진한다. 이 회사는 웹툰시장 성장세를 발판으로 지속적인 실적개선을 이루고 있다. 핑거스토리는 비상장법인이 상장법인인 스팩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증시에 오를 예정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핑거스토리는 유안타제7호스팩과 전일 합병을 결정했다. 비상장법인인 핑거스토리가 상장법인인 유안타제7호스팩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합병이 완료될 경우 핑거스토리의 법인은 존속되고 스팩은 소멸된다.
그동안 스팩합병 방식은 형식적인 면에서 스팩이 비상장법인을 흡수합병하는 방식만 허용됐지만, 최근 관련법령이 개정되면서 비상장법인이 스팩을 흡수하는 반대의 방식도 가능해졌다. 이 방식을 택한 것은 SK5호스팩과 합병을 결정한 비스토스에 이어 두번째다.
핑거스토리는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앞서 2019년 12월 유상증자 과정에서 향후 3년이 경과하는 날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못할 경우 당시 신주 인수 주주가 확보한 19만여주를 주당 1만526원의 가격으로 핑거스토리에 되팔 수도 있는 풋백옵션을 부여한 바 있다. 풋백옵션의 만기는 올해 12월이다.
스팩과 핑거스토리의 합병비율은 1대 0.4789272다. 현재 스팩의 최대주주는 에스브이인베스트먼트고, 핑거스토리의 최대주주는 스와니코코로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포함해 61.67%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상장법인의 최대주주는 스와니코코가 되고,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은 49.25%가 될 예정이다.
화장품 제조 및 온라인 유통업체인 스와니코코는 지난해 1월 브레인콘텐츠(현 이엔코퍼레이션)로부터 핑거스토리의 지분 43.01%를 인수하면서 핑거스토리를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스와니코코가 코스닥 상장사인 글로벌텍스프리의 자회사이기 때문에 핑거스토리는 글로벌텍스프리의 손자회사격이다.
2018년 설립된 핑거스토리는 웹툰 및 웹소설 콘텐츠 기업으로 다양한 장르의 웹툰, 만화, 소설, 영화 등을 제작하고 유통 및 판매하고 있다. 무협과 액션장르를 중심으로 한 웹툰 '무툰'과 여성향 독자를 대상으로 한 로맨스와 판타지 전문 웹툰 '큐툰'을 대표 플랫폼으로 두고 있고, 여기에 올해 무협 및 판타지 웹소설 플랫폼 ‘무북’도 런칭했다.
무툰과 큐툰의 회원수는 각각 90만명과 20만명으로 총 11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작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개인별 선호 작품을 자동으로 선별 제공하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핑거스토리는 자체 독점 IP 확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왔는데, 최근 이를 기반으로 2차 수익 창출에도 나섰다. 솥뚜겅전설 외 4종의 작품을 올해 1월 미스터블루에 유통하기 시작했으며, 4월부터는 네이버 시리즈로도 유통을 개시했다.
실적도 상승세다. 매출은 2019년 81억원에서 이듬해 130억원을 거쳐 지난해 163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2020년 7억원의 흑자로 턴어라운드한 이후 지난해 12억원을 기록했다. 웹툰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만화 시장 성장,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문화 확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웹툰 플랫폼 서비스 국가 증가, 웹툰 포맷에 대한 인기와 구독서비스 증가, 신규작가 출현 등을 발판으로 디지털만화 콘텐츠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소프트웨어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세계 디지털만화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23.9% 성장한 30억 4,9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21.7%씩 성장해 81억 5,400만 달러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합병기일을 오는 10월 24일로 잡았다. 합병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9월 16일 열고 합병안이 가결되면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등을 거쳐 합병신주를 오는 11월 9일 상장할 예정이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합병이 계획대로 완료될 경우 당사는 약 107억원 규모의 합병유입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면서 “이 자금은 콘텐츠 저작권 확보, 광고비 증대를 위한 매출 증대 등에 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안타제7호스팩은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18조 및 동규정시행세칙 제19조에 따라 상장예비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거래가 정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