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 서비스 회사 센티넬원(SentinelOne, Inc., NYSE: S)이 9.3억 달러(약 1조536억원) 규모의 공모를 추진한다.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다니엘 롭의 선택을 받으며서 시장의 주목을 받은 이 회사는 최대 73.6억 달러(약 8조3,388억원)의 시가 총액을 목표로 잡았다.
센티넬원은 지난 21일 뉴욕증시에 3,200만 주의 클래스 A 보통주를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회사가 제시한 공모가 밴드는 26~29달러다. 예정대로 기업 공개를 마친다면 회사는 최대 9억 2,800만 달러(악 1조514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이번 공모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주요 주간사로 참여했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공모가 기준으로 추산했을 때, 센티넬원이 제시한 시가총액은 최대 73억 5,907만 달러다. 이는 회사가 가장 최근에 받은 가치 평가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앞서 시장이 기대했던 100억 달러(약 11조3,300억원) 규모에 비해서는 다소 보수적인 책정이라는 평가다. 비즈저널 통신은 지난 3월 “센티넬원이 100억 달러의 가치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센티넬원의 기업가치는 최근 뜀박질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펀드라운드는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시리즈 F 라운드로, 2억 6,700만 달러(약 3,025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30억 달러(약 3조3,990억원)의 가치를 인정 받았다. 그보다 앞서 지난 2월에 있었던 시리즈 E 라운드에서는 2억 달러(약 2,266억원)의 투자금을 모으면서 11억달러(약 1조2,463억원)의 가치를 평가받았는데, 불과 9개월만에 몸값이 173%나 점프한 셈이다. 현재까지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인사이트 파트너스, 그리고 미국의 억만장자 다니엘 롭이 설립한 헤지펀드 회사 서드 포인트 등이 투자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삼성SDS가 시리즈 E 투자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티넬원은 지난 2013년 미국에 설립된 사이버보안 서비스 회사다. 싱귤래리티(Singularity)라는 XDR 플랫폼을 운영하며 네트워크에 연결된 노트북, 스마트폰 등의 기기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탐지하고 해결한다. XDR(Extended Detection and Response)는 IT보안 전문 용어로 이메일, 웹, 엔드 포인트, 네트워크, 클라우드 등 IT 전체에서 발생하는 위협을 탐지하고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싱귤래리티 XDR 플랫폼은 AI 머신러닝 모델을 기반으로 하여 멀웨어, 해킹, 그리고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위험 요소를 비롯한 모든 유형의 공격을 예측하며, 이에 대한 자동화 보안 솔루션을 제공한다.
인간의 삶을 개선시키는 서비스와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덕분에 사이버보안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상태다. 특히 센티넬원이 주력하고 있는 엔드포인트의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시장규모는 지난해 80억 달러(약 9조640억원)로 추산됐으나, 분석가들은 오는 2024년 184억 달러(약 20조8,472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급격한 시장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마이크로소프트,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맥아피 등 강력한 플레이어들과의 경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센티넬원은 강력한 전문성을 갖춘 CEO와 자동화기능에 초점을 맞춘 싱귤래리티 XDR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회사는 토머 웨인가튼(Tomer Weingarten)이 이끌고 있다. 그는 고급 AI 기술과 사이버보안 강국으로 잘 알려진 이스라엘 출신이다.
싱귤래리티 XDR 플랫폼은 단순히 엔드포인트와 그의 취약점을 탐지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행동 모델, 다양한 보호 모드, 탐지 및 대응을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더 많은 자동화된 실시간 공격들이 머신러닝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도 자동화를 최대화하여 방어를 실시간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에스티로더, 판도라, 노르웨이항공 등 다양한 산업의 기업 고객들이 센티넬원의 플랫폼을 사용 중이다. 회사의 고객은 지난 4월 기준 4,700곳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보다 74% 이상 증가한 비약적인 기록이다.
매출도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9년 4,647만 달러(약 526억원)였던 매출은 지난해 두 배를 웃도는 9,307만 달러(약 1,054억원)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동시에 연구 및 개발 비용, 판매 마케팅 비용 등이 증가하며 손실폭도 늘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억 1,552만 달러(약 1,308억원)를 기록하면서 전년도 영업 손실보다 54% 증가했다.
올해 실적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해 1분기에 1,796만 달러(약 203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회사는 올해 108% 이상 상승한 3,740만 달러(약 4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에도 연구개발, 판매마케팅, 그리고 일반행정 부문 지출이 늘면서 손실 역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보다 125% 늘어난 6,161만 달러(약 698억원)로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