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하는 오비고(Obigo)가 상반기 코스닥 입성을 노린다. 이 회사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세계에서 처음으로 차량용 웹브라우저를 완성차에 상용화해 주목받은 기업이다. 미래형자동차 시장이 개화하고 있는 만큼 오비고는 중장기적으로 자체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코스닥 상장예비 심사를 통과한 오비고는 다음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오비고는 상장주관 업무를 하고 있는 NH투자증권과 221만1820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상장 예정 주식 수(1105만 9101주)의 20% 수준이다.
모바일 브라우저 업체로 출발한 오비고는 2009년 차량용 인터넷 브라우저 국책과제를 수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차량용 브라우저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를 통해 여러가지 제약이 많은 차량용 SW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고, 차량영역에서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했다. 현재 오비고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주목하는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플랫폼 및 컨텐츠 서비스 공급업체로 자리잡았다.
웹 기반으로 차량에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브라우저 같은 툴이 요구된다. 자동차용과 스마트폰용 앱은 전혀 다른 양식이기 때문에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앱을 구동하려면 오비고와 같은 업체들이 공급하는 브라우저 등이 필수다. 아울러 차량의 안전과도 관계가 깊은 만큼 높은 기술력도 갖춰야 한다. 오비고는 국내외 98건의 특허를 통해 자체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10여년 간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의 상용화 과정을 통해 최고 수준의 품질과 기술경쟁력을 구축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오비고 AGB 브라우저, 오비고 앱 프레임워크, 오비고 개발 툴킷, 오비고 앱 스토어 등이 있다. 회사의 특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기술인 앱 프레임워크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더스탁에 “자동차 헤드 유닛에 최적화된 브라우저다. 고도로 안전하고 최적화된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자동차 OEM(글로벌 주문자생산방식) 및 Tier1 회사를 위한 확장 가능한 서비스 API로 자동차 도메인에서 앱을 실행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다수의 글로벌업체들이 채택하면서 오비고는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했다. 세계 2위의 자동차 판매량을 보유한 완성차 그룹에 이어 전 세계 1위 차량용 운영체제(OS) 업체인 블랙베리의 ‘QNX’에도 회사의 소프트웨어가 들어간다. 국내 시장에서는 쌍용자동차의 커넥티드 서비스 ‘인포콘’ 등에 탑재되며, 현대모비스와는 국내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협력생태계 컨소시엄’을 구축하기도 했다.
오비고는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플랫폼 공급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플랫폼 수수료와 콘텐츠 수수료 등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유수의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었거나 추진하고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 생태계가 커지고 있는 만큼 단순 소프트웨어 플랫폼 공급을 넘어 종합 공급자로서의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상장은 기술특례 트랙을 활용해 진행 중이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 두 곳의 기관으로부터 AA, A의 높은 평가 점수를 받아 요건을 충족했다.
기술특례에 나선만큼 실적은 안정화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작년 매출은 늘면서도 적자폭은 크게 줄이는 실적 개선세를 이뤄냈다. 지난해 매출은 12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8% 성장했으며, 2019년 35억원이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10억원 수준으로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장영준 오비고 이사로 29.4%를 보유 중이다. 신성장동력그린퓨처사모투자전문회사, 성장사다리 POSCO K-Growth 글로벌펀드, 송현 e-신산업 펀드 등도 5%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