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15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본격적인 코스피 상장의 막을 올렸다. IPO 절차에 속도를 낼 경우 7월 증시입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전문은행으로는 기업공개를 처음 추진하는만큼 실제 IPO를 통해 전통적인 은행업체들 대비 얼마만큼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지난 2월 2021년 사업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올해 IPO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4분기를 상장시기로 예측하는 의견이 있었다. 올해 들어 증시가 3000선을 중심으로 숨고르기를 진행하고 있지만, 기업공개 시장의 경우 1분기부터 역대급 광풍이 몰아친만큼 IPO 시장의 기초체력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면서 상장시계가 빨라진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의견은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다양하다. 혹은 그 이상을 내다보는 의견도 있다. 핀테크 업체인지 은행인지 카카오뱅크 정체성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면서 몸값에 대한 스펙트럼도 넓은 것으로 보인다. 장외시장 몸값은 현재 30조원을 넘어섰다. 비상장 및 장외주식 거래업체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최근 기준가인 8만3500원을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34조원을 소폭 웃돌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40조원을 웃돌기도 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 글로벌 사모펀드(PEF)인 TPG로부터 2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기업 가치는 10조원대로 평가받은 바 있다.
카카오뱅크가 30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을 경우 전통 은행업체의 밸류를 훌쩍 넘어서게 된다. 15일 기준 KB금융의 시가총액은 22조4,536억원 수준이며, 신한지주는 19조3467억원, 하나금융지주 12조5051억원, 우리금융지주 7조5116억원이다.
김태훈 티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더스탁에 “전통 은행업은 자산사이즈로 이익을 측정하는 ROA개념이었다면 카카오뱅크는 자산보다는 금융서비스를 넘어서는 이익 모델(beyond finance)을 보유하고 영역을 확대중이라 더욱 특화될 공산이 크다. 이를 통한 이익증대는 기존 은행의 이익(예대마진)에 부가되는 수익모델로 당분간 높은 멀티플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대형은행들의 평균 시가총액인 20조는 무난하게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 실적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설립 3년 만에 137억원의 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액은 8042억을 내 전년대비 20.9% 신장됐고, 영업이익은 1226억원을 올려 전년 대비 9배가량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9년 137억원에서 1136억원으로 700% 이상 폭증했다. 대출에 따른 이자수익 뿐만 아니라 증권계좌개설 신청서비스, 신용카드모집대행, 연계대출 등 수수료 수익에서도 흑자를 낸 영향이다.
카카오뱅크 침투율은 놀라울 정도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1360만명이 카카오뱅크에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좌는 없지만 카카오뱅크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을 더하면 이용자는 1540만명에 이른다. 월간 앱 이용자(MAU)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1250만명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이체금액은 234조원으로 2019년 대비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수신은 24조6860억원, 여신은 21조2640억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카카오다. 지난해 말 기준 31.78%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27.10%로 2대 주주에 올라 있고, 국민은행도 9.35%의 지분을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