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한국장외주식시장(K-OTC)의 연간 거래대금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시가총액은 지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1억 5,000만 원으로 지난 2019년(40억 3,000만 원)보다 27.9% 늘어났다. 일평균 거래량 역시 전년(64만 8,573주)에 비해 61.8% 늘어난 104만 9,548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장외주식시장 투자 열기는 주식 시장 활황세에 지난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잇따른 기업공개(IPO) 대박 열풍으로 비상장 주식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또한 소액주주에 대한 양도세 면제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 세제 혜택이 주어진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7월 금융세제 개편안에 K-OTC에서 거래되는 중소·중견기업 비상장주에 대해 5000만원까지는 양도소득을 기본공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플랫폼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거래소 비상장=서울거래소는 기존 판교거래소에서 이름을 바꿔 지난해 12월 정식 오픈한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이다. 업계 최초로 거래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 서울거래소에서는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SK바이오사이언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 컬리(마켓컬리)등 유망 기업들의 비상장 주식 뿐만 아니라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중인 유력 기업들의 주식도 거래해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와 계좌연결 서비스를 제공해 허위매물이나 대금 미지급과 같은 불안요소를 사전에 차단해 안전성을 높였다.
최근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35억원의 시드투자 라운드를 마감했다. 서울거래소 비상장은 지난해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로부터 초기 자본 25억원을 투자 받았으며, 소프트뱅크벤처스의 10억원 후속 투자가 더해져 총 35억원 규모의 시드투자 단계를 완료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핀테크 서비스업체 두나무는 삼성증권과 손잡고 2019년 비상장 주식 통합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선보였다. 매물 등록부터 매매 거래까지 4000여 종의 국내 비상장 기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두나무 자체 기업 정보 발굴 팀이 종합적인 투자 판단에 필요한 비상장 종목 정보를 제공하고, 매매 거래는 삼성증권 안전거래 시스템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거래 당사자들이 판매자의 주식 보유가 입증된 확인매물을 모아보는 기능 등으로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단기간 고속 성장해 누적 서비스 출시 1년만에 약 30만명의 가입자와 누적 거래 건수 4만8000건을 달성했다.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서, 이용자들이 비상장 주식에 대한 거래 협의를 거친 후 증권사에 별도 매매 주문을 하는 번거로움 없이 주문까지 제출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마이유니콘=비마이유니콘은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으로 코스콤이 개발, 서비스한다. 지난해 4월 출시된 비마이 유니콘은 다른 유사 서비스들과 달리 거래를 위해 별도로 증권계좌를 만들지 않아도 한 플랫폼 내에서 모든 절차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기업이 직접 주주명부 관리까지 가능하며, 자체적인 전자서명 기능을 제공해 비통일주권도 안정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 ▲실제 매도하는 주주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검증 ▲투자자간 채팅으로 거래 의사를 확인 ▲협의 후 온라인 양수도 계약서에 전자서명 ▲에스크로로 안전한 결제 진행 ▲매수자 명의로 주주명부 갱신 등 비상장 주식 거래의 전 과정을 ‘원스톱 서비스’로 지원한다.
이처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활성화에 따라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더스탁에 “K-OTC시장은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성장가능성이 있는 비상장기업에 대해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다”며 “규제가 최소화된 장외시장이라는 특성 상 투자자는 기업내용과 투자위험성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철저히 자기판단과 책임하에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