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기업 (주)지놈앤컴퍼니가 KDB산업은행으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코스닥 이전 상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00억원 가량의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올해 7월에는 기술성 평가에서 A와 BBB 등급을 받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충족시켰다.
코넥스 상장기업 지놈앤컴퍼니는 지난 8월21일 2.5% 상승한 4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코넥스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현재는 코넥스 시장에 있지만, 연내 코스닥 이전 상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업계 중론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며 한국투자파트너스, DSC인베스트가 지놈앤컴퍼니의 초기투자로 코스닥 이전상장을 통해 큰 수익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설립돼 2018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지놈앤컴퍼니는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연구개발 기업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는 인체내 면역기능을 활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뛰어나다. 지놈앤컴퍼니는 현재 글로벌 제약사 머크와 공동으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시장규모는 향후 몇년 후 100억 달러에 이르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듀크대에서 MBA를 수료한 배지수 씨와 서울대 의대 동기인 박한수 씨 공동 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회사는 항암제 등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또, 면역관문억제 항체 신약개발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 초에 지놈앤컴퍼니는 독일 머크, 화이자 등과 글로벌 공동임상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 공동임상은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와 면역관문 억제제인 알루맙을 병용하는 임상으로 이미 미국 FDA와 한국 식약처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지놈앤컴퍼니는 올해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의 지역 독점개발권 및 상용화 권리를 LG화학에 이전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싸이오토 바이오사이언스에 650만 달러를 투자해 52%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싸이오토 인수는 마이크로바이옴 개발 영역을 뇌신경계 질환까지 확대한다는 지놈앤컴퍼니의 전략적 포석이 깔려 있다는 평가다. 지놈앤컴퍼니와 사이오토는 자폐증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2021년 임상1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항암 마이크로바이오옴 기술을 LG화학에 이전해 올해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몇년간의 실적만 놓고 본다면 우려되는 부분이 없지 않다. 지놈앤컴퍼니는 2018년 매출 417억원 2019년 매출 4,583만원을 올렸다. 영업손실은 2018년 60여억원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138억원으로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2019년 846억원을 기록, 이전 사업년도인 2018년 영업손실(303억원)의 두배가 넘어섰다.
#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란? = 미생물 군집을 뜻하는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와 게놈(genome)이 결합된 합성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정숙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 동물과 식물, 토양, 바다, 암벽, 대기 등 모든 환경에서 서식하거나 공존하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 전체를 포함하는 미생물군집이다. 최근에는 식물마이크로바이옴, 장내마이크로바이옴 등 다양한 환경에서의 미생물군집을 지칭하기도 한다.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2010년 이후 부터 시작됐으며, 2014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세계 10대 유망 미래 기술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인체바이크로바이오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비만과 당뇨, 노화와 정신질환 등이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주목 받게 된 배경에는 유전체 분석기술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기술이 유전체 분석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시키면서 인체내 마이크로바이옴이 얼마나 많은 종류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NGS관련 기업으로는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셀레믹스가 대표적 사례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은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균주를 잘 키우는 회사는 프로바이오틱스 건기식 기업, 균주의 유전체 분석을 하는 회사는 시퀀싱 전문기업, 동물실험 잘하면 임상시험수탁기관(CRO)라고 하는데, 이런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잘 할수 있어야 진정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회사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