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이경주 기자] "LG CNS가 LG그룹이 아닌 모두가 경쟁하는 IT서비스 시장(논캡티브)에서는 압도적인 1위 사업자입니다."
LG CNS 경영진이 IPO(기업공개)기자간담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공모주 가격과 직결되는 내용이라 주목할만하다. 매출기준 업계 1위는 삼성SDS다. 그런데 삼성SDS는 매출의 80%가 삼성그룹에서 나오고, LG CNS 60%에 그친다. 자생적 경쟁력에선 LG CNS가 우위에 있음을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밸류에이션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포인트다. LG CNS 멀티플(PER, 주가수익비율)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기준 15배인데 삼성SDS가 최근 증시에서 받고 있는 멀티플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다. LG CNS 펀더멘털이 삼성SDS보다 우월해야 해당 멀티플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일부 기관들도 LG CNS의 주장을 인정하고 있다. 삼성SDS는 삼성전자에 과도하게 기댄 매출구조 탓에 반도체불황 충격을 함께 받아 최근 주가흐름이 좋지 못하다.
◇ 다채로운 트랙레코드 논캡티브 1위 비결...LG그룹서 7개 산업군 섭렵
홍진헌 전략담당 상무는 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LG CNS가 IT서비스 논캡티브 시장 1위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1987년부터 LG그룹 SI(시스템통합) 구축 업무를 시작한 것을 기반으로 2000년대에는 금융과 물류, 도시화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해 냈다.
경쟁력 비결은 LG그룹의 다채로운 사업군에서 나왔다. △글로벌 전자1위(LG전자)와 △배터리 2위(LG에너지솔루션) △국내 카메라모듈 1위(LG이노텍) △글로벌 OLED 2위(LG디스플레이) △국내 통신 3위(LG유플러스) △글로벌 화학 10위(LG화학) △국내 화장품 1위(LG H&H) 등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도우며 역량을 쌓았다.
이는 다양한 외부일감을 수주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홍 상무는 “LG그룹을 고객사로 둔 덕에 금융과 공공, 유통, 커머스 등 다양한 산업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외부 기업과 대그룹에 DX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은 LG CNS가 기관수요예측을 시작한 날이기도 하다. 기관들은 LG CNS 멀티플이 삼성SDS보다 우위에 있느냐 아니냐를 두고 저울질 하고 있다. LG CNS는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 PER이 13.56배~15.63배다.
피어그룹인 삼성SDS는 증권신고서 상으론 PER이 15.6배로 LG CNS 상단 멀티플(15.63배)과 동일하다. 그런데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삼성SDS 주가가 하락해 최근 멀티플은 13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삼성SDS가 4분기에 역성장이 예상되는데다 탄핵정국 장기화로 인한 정치‧경제 불투명성 영향이다.
즉 LG CNS 펀더멘털이 삼성SDS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어야 현 공모가를 시장이 인정할 수 있다. 이날 논캡티브 1위 강조 발언이 나온 배경 중 하나다.
◇ 순이익 매년 10% 증가 자신, 삼성SDS는 매출 정체
LG CNS 경영진은 매출이 정체된 삼성SDS와 달리 지속성장을 자신했다. 밸류(시가총액)도 실적에 연동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신균 대표는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 PER이 13~15배인데 우리는 22~25배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5년 후 우리 순이익이 얼마나 커질 것이냐 따져보면 적어도 매년 10% 정도 성장하지 않을까 예상 한다”고 말했다.
실적 자신감은 전 산업군에서 일어나는 클라우드 수요증가에 기인한다. 최근 클라우드 시장 트렌드는 생성형AI(인공지능)와의 결합서비스다. LG CNS는 오픈AI가 만든 챗GPT 등의 서비스를 고객기업 사정에 맞게 맞춤형(커스터마이징)으로 적용해주는 역할을 한다. LG CNS는 이를 AX(AI 트랜스포메이션)라 부른다.
LG CNS는 LG그룹 뿐 아니라 논캡티브 시장에서 AX 수요증가를 흡수할 수 있다고 본다. 매년 10% 수준 순이익 증가를 예상한 배경이다. 홍 상무는 “2022년 생성형 AI서비스가 나오면서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열망이 높아졌고 지난해까지는 실험 단계에 있었다”며 “올해부터는 AI도입이 본격화될 것이기 때문에 LG CNS는 35년 축적한 다양한 산업이해도를 기반으로 AX 시장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나는데 그쳤고, 같은 해 4분기는 역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2023년 매출(13조2768억원)은 전년(11조2666억원) 대비 23% 감소했다. 삼성SDS는 삼성전자 매출의존도가 60~70%로 IT서비스 적용 산업군도 전자에 쏠려있다.
LG CNS는 지난해 3분기누적 매출(3조9584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2023년 매출(5조6053억원)은 전년(4조9697억원)보다 12.8% 늘었고, 2020~2023년 3년 연평균 매출증가율은 18.7%다. 지난해 3분기누적 매출에서 내부거래(2조4714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62.4%로 삼성SDS(79.9%) 대비 17.5%포인트 낮다.
일부 기관들도 LG CNS 주장을 인정하고 있다. 한 기관투자자는 “삼성SDS 멀티플이 최근 하락했는데 주 배경은 이익전망치 조정에 있다”며 “반면 LG CNS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20% 전후 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도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너무 삼성SDS 멀티플 수준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게다가 근래 나온 빅딜들과 비교해보면 LG CNS 밸류는 양반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베팅에 참여할만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