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올해 대어급 상장 후보 중 하나로 꼽혔던 서울보증보험(대표이사 이명순)이 내년 상반기 상장으로 방향을 잡았다.
외환위기 때 경영이 악화되면서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보증보험은 예금보험공사 (이하 예보)가 최대주주로 있다. 보유지분은 93.85%다. 자금 회수 방편 중 하나로 IPO를 추진 중인데 지난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다가 10월 상장을 철회한 바 있으며, 내년 증시 입성을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8일 열린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 제224차 회의에서 '서울보증보험 지분매각 추진계획 수정(안)'(이하 로드맵)을 심의 및 의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예보는 공자위 위원들이 시장 가격 발견과 후속 매각의 용이성을 고려할 때 IPO 재추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예보는 서울보증보험과 함께 내년 상반기 내 상장을 목표로 IPO를 준비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19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던 서울보증보험은 2달 뒤인 8월 22일 심사를 통과했다. 다만 해당 심사는 승인효력 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에 다시 예심 청구 절차 등을 밟아야 한다.
기존 로드맵의 큰 틀은 이번에도 유지됐다. 공자위는 내년 상반기 내 예보가 보유한 서울보증보험 지분 중 원칙적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10% 이상을 IPO를 통해 매각하기로 했다. 공적자금 회수가 목표인 만큼 공모는 구주매출로 이뤄질 예정이다. 또 상장 완료 후 상환기금 청산 전까지 입찰 또는 블록세일 등을 통해 수 차례에 걸쳐 소수지분을 추가 매각할 계획이다.
다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강화했다. 1회 매각 물량을 특정하지 않고, 투자자 수요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해 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되도록 낮출 계획이다. 소수 지분은 2027년말까지 최대 33.85%를 매각할 예정이다.
이후 남은 경영권 지분(50%+1주 이상) 매각도 계획 중이다. 다만 매각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예보는 지난해 7월 공자위에서 논의했던 바와 같이 서울보증보험 업무의 성격·범위, 보증보험산업 관련 정책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각 시점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예보 관계자는 "서울보증보험은 외부 진단을 통한 경영 효율화,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 기업가치 제고방안(Value-up)을 마련해 성공적인 IPO가 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면서 “구체적인 상장 시기와 매각물량 및 공모가격 등은 추후 논의 등을 거쳐 확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1969년 설립된 서울보증보험은 국내 최대 종합보증사다. 외환위기 당시 지급불능 상태에 있었던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합병해 1998년 서울보증보험으로 재탄생됐다. 서울보증보험은 보험업법에 따른 유일한 종합 보증보험사로 각종 이행보증은 물론, 신원보증, 휴대전화 할부보증, 중금리 대출보증, 전세자금 대출보증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2023년 12월말 잠정 기준 총자산은 9.1조원, 당기순이익은 4164억원이다.
서울보증보험에 공적자금은 총 10조2,500억원이 지원(우선주 9조원, 보통주 1.25조원)됐으며, 현재까지 배당 등을 통해 총 4조6,136억원이 회수됐다. 미 회수자금은 5조6,364억원이다. 지분은 최대주주인 예보 외에도 생보사 및 보험사 등이 소수 보유 중이다. 지난해 IPO에서는 2758억~3617억원의 공모에 나섰다가 미 국채금리 상승 등 시장이 악화되면서 상장이 불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