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10월 상장기업의 증시 입성 첫날 수익률은 여전히 시장 대비 고공행진했다. 증시 요동에도 상장일 주가 변동폭 확대 시행 여파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0월은 상장일 시초가수익률이 종가수익률 보다 2배 높아 종가수익률이 월등히 높았던 9월과 대비를 이뤘다.
10월에는 한싹, 두산로보틱스, 레뷰코퍼레이션, 아이엠티, 퓨릿, 신성에스티, 에스엘에스바이오, 워트, 퀄리타스반도체가 신규 상장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상장기업 9곳 중 8곳이 밴드상단 이상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는데, 이 중 6곳은 밴드를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가 정해졌다. 증시가 두 달 연속 크게 내리막길을 탄 것에 비하면 공모시장의 열기는 크게 꺾이지 않은 모습이다.
투자자들의 이 같은 베팅은 적어도 적중한 셈이 됐다. 10월에는 증시가 하방으로 자리잡으면서 시장 전반에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신규 상장기업들의 상장일 높은 수익률 행진은 굳건했다. 10월 상장 기업의 상장일 평균수익률은 시초가 매도시 97.65%, 종가 매도시 44.52%로 집계됐다. 10월 한달간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가 각각 7%와 10% 이상 하락한 것과는 흐름이 딴판이다. 공모 흥행에 실패하고 상장일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에스엘에스바이오도 시초가 수익률이 33.29%에 달했다.
이 같은 양상에는 상장일 주가 변동성 확대 조치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상장일에 공모가의 최대 260%까지 상승이 가능했지만 6월말 상장기업부터는 최대 400%까지 상승이 가능해진 상태다. 변동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장일 수요가 지속적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모든 종목의 종가가 시초가를 하회하면서 상장 당일 종가수익률은 평균 44.52%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에스엘에스바이오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됐으며 시초가 수익률이 198.80%와 166.67%로 각각 1위를 기록했던 한싹과 레뷰코퍼레이션은 낙폭이 100%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변동성이 컸다. 아울러 이후 주가도 흐름이 좋지 못했다. 공모가가 설정된 밴드 보다 높게 결정된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을 어필하지 못한데다 방망이를 매우 짧게 잡은 투자자들이 많아진 탓으로 보인다.
반도체 섹터 기업이면서 공모가를 밴드 상단 보다 각각 16%가량 높여 잡았던 워트와 아이엠티가 상장 직후 며칠간 반짝 상승세를 타기는 했으나, 이후에는 흐름을 유지하지 못하고 꺾였다. 상장기업 9곳 중 이달 23일 종가가 상장일 시초가 위에 있는 기업은 11월 랠리를 펼치고 있는 두산로보틱스 뿐이다. 다만 현재 9곳 중 6곳이 공모수익률 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11월 증시도 급반등하면서 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달인 9월에는 인스웨이브시스템즈와 밀리의서재가 신규 상장했다. 모두 공모가를 밴드 상단에 결정했으며, 총 공모규모는 609억원에 그쳤다. 상장일 수익률은 시초가 매도시 64.34%, 종가 매도시 97.73%로 종가 수익률이 매우 좋았다. 다만 이는 인스웨이브시스템즈가 선전한 영향이 컸으며, 이후 주가는 2곳 모두 크게 밀렸다.
전년 10월에는 선바이오, 이노룰스, 모델솔루션, 오에스피, 에스비비테크, 탑머티리얼, 샤페론, 핀텔, 플라즈맵, 산돌, 저스템 11곳이 코스닥에 신규상장했다. 공모시장 자체는 전통적인 성수기였지만, 상장일 평균 수익률은 33%와 31.84%에 그쳤다. 다만 증시가 연중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투심이 안정되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결과로 보인다. 모든 종목이 상장일 시초가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종가 수익률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