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2차전지 대어(大漁)로 주목받는 더블유씨피(WCP, 대표이사 최원근)가 공모일정을 9월로 늦췄다. 상반기에도 실적개선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를 반영해 공모를 추진하고 투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상장예정 시기는 오는 9월 말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더블유씨피는 이날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9월 14일과 15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같은 달 20~21일 일반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청약은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공동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 인수회사인 삼성증권에서 할 수 있다.
공모구조와 공모가 등에는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총 공모주식수는 900만주로, 734만344주(81.56%)는 신주 모집하고, 나머지는 구주 매출한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8만~10만원이다. 이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7200억~9000억원이며, 상장 시가총액은 2조7208억~3조4010억원 규모다.
회사는 당초 내달 1~2일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8~9일 청약을 받아 중순께 코스닥 시장에 오를 예정이었는데, 이번에 이보다 일정을 한 달 반여 늦췄다. 상반기 실적을 공모 전에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한편 침체된 주식시장의 분위기 전환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 호실적 달성이 예상됨에 따라 이를 증권신고서에 반영하기 위해 공모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매년 큰 폭의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통해 공모 시장에 회사의 성장성과 경쟁력을 더욱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전했다.
실제 더블유씨피는 최근 큰 폭의 실적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회사는 전기차용 등 주로 중대형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는데, 지난 2019년 양산을 개시했다. 이듬해 하반기부터 수주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고속성장 했다. 2019년 348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1119억원으로 올라섰고, 지난해에는 1855억원까지 확대됐다. 영업이익은 2019년 51억원 적자에서 이듬해 98억원 흑자로 전환됐고, 지난해 405억원까지 수직상승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65.8%, 314.5% 증가했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547억원에 영업이익 33억원을 내면서, 특히 영업이익이 다소 부진했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1분기에는 코로나 영향으로 수출물량의 해상운송 섭외에 어려움이 있었고 이에따라 항공운송을 이용하면서 운송료가 증가했다. 이는 일시적인 문제이고, 당사는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수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추후 증권신고서에 반영해 공시할 예정이다.
2016년 설립된 더블유씨피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에 들어가는 2차전지 분리막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이다. 분리막은 배터리 내 양극과 음극의 물리적 접촉을 막는 얇은 막이다. 공정별로 건식과 습식이 있는데, 단위 부피당 출력과 용량이 높고 박막화에 유리한 습식 분리막이 향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더블유씨피는 안전성을 더욱 높인 2세대 코팅 습식 분리막을 주력제품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인 5.5M 광폭 생산 기술을 확보해 생산효율성을 경쟁사 대비 2~3배 끌어올려 경쟁력을 차별화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