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진단 제품 높은 판독 정확도…후지필름∙GE∙필립스와 파트너십 맺고 대규모 판로 확보
우수한 AI기술력…글로벌 액체생검 1위 ‘가던트헬스’ 전략적 투자자로 맞아
다양한 제약사와 바이오마커 사업 협업…제약사 임상신약 FDA 허가시 매출 ‘점프’ 기대
국내 인공지능(AI) 1세대 기업 루닛(대표 서범석)이 이달 21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암을 정복하겠다는 청사진을 가진 의료 인공지능 회사로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헬스케어 기업으로는 최초로 최고 등급인 AA를 받았다.
루닛은 글로벌 경쟁력을 핵심역량으로 꼽고 있다. 국내 의료 회사로는 최초로 미국 헬스케어 VC로부터 투자를 받아 경쟁우위를 증명했고, 세계적인 의료장비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본격적인 사업화 구간에 접어든 가운데 매출도 70~80%를 해외에서 내고 있다. 이번 IPO를 디딤돌 삼아 암 정복을 위한 의료AI 영역의 글로벌 표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루닛은 7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성장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암 정복을 위해서는 대규모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면서 "루닛은 정밀한 데이터 분석에 최적화된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통해 조기진단이나 월등히 높은 정확도를 바탕으로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는 독보적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루닛은 AI 기반의 의료영상 진단 및 치료 플랫폼 개발 기업으로 지난 2013년 설립됐다. 제품군은 크게 △인공지능을 통해서 암이 보다 효과적이고 정확하게 진단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와 △인공지능을 통해서 암 환자한테 어떤 치료가 반응이 좋을지 예측해 주는 바이오마커인 루닛 스코프(Lunit SCOPE)가 있다.
루닛 인사이트는 흉부 엑스레이와 유방 촬영술에 적용되는데, GE, 필립스, 후지필름 등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를 확보한 의료장비 회사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루닛의 제품을 사용하는 의료기관은 전 세계 600여 개 이상이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우리는 다양한 임상시험을 통해 인공지능을 사용해 판독했을 때 정확도가 의미 있게 올라간 것을 입증했다. 루닛 인사이트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병변까지도 잡아낼 수 있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의료장비 플랫폼들의 메인 파트너사 자리를 꿰차 경쟁사 대비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닛 스코프는 개발을 마무리하고 다양한 임상시험을 통해 정확도와 유용성을 입증하고 있다. 치료제의 반응률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임상성공을 위해 제약사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루닛은 현재 신약 면역항암제의 임상시험에 루닛의 바이오마커를 적용시켜서 바이오마커의 예측률을 입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차후 임상이 성공해 FDA 허가를 받게 되면 바이오마커를 제공하는 루닛도 자연스럽게 매출이 올라가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제약사들과 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 측은 오는 2024년 첫 FDA 인허가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25년 매출과 이익이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닛이 이번 코스닥 상장에서 2025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공모가를 산정한 이유다.
루닛의 핵심 경쟁력은 기술력이다. 카이스트 출신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창업해 세계 인공지능 대회에서 여러 차례 1등을 차지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력을 입증했다. 여기에 의료분야의 전문성을 해결하기 위해 풀타임 근무 의사도 12명 확보했다. 우수한 기술력이 뒷받침된 덕분에 국내외 투자사로부터 총 1,60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글로벌 액체생검 1위 기업인 가던트헬스(Guardant Health)도 전략적 투자자로 맞이하는 등 글로벌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었다.
매출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66억원으로 전년대비 364%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도 3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52% 점프했다. 이 가운데 해외매출은 약 26억원으로 전체의 87.5%를 차지했다.
서 대표는 "2019년 일본 최대 의료영상장비 업체인 후지필름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2021년부터 그 성과가 가시화됐다"면서 "2020년 GE헬스케어, 2021년 필립스 등 글로벌 메이저 의료기기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이 본격 진행됨에 따라 향후 매출이 급성장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코스닥 공모자금은 인공지능 제품 연구개발(R&D) 및 인허가 과정에 투자한다. 또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가속화할 운영자금으로 사용해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루닛의 공모가 희망범위는 4만4000~4만90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534억원~595억원 규모다. 7~8일 수요예측을 거쳐 12~13일 청약을 받는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