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측정 지표에선 글로벌 1위 엔비디아의 T4를 앞서는 기염 토해
2030년 138조원 규모의 글로벌 AI반도체 시장 공략 향한 순조로운 스타트
글로벌 IT 및 반도체 기업들의 격전장인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에서 국내의 한 반도체 스타트업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관련업계와 반도체학계 등에 따르면 '퓨리오사AI(대표 백준호)'는 글로벌 AI반도체 벤치마크 대회인 'MLPerf'의 추론분야에서 자체 갭라한 첫번째 고성능 실리콘칩 '워보이(Warboy)'로 뛰어난 성능과 기술력을 입증했다.
퓨리오사AI는 올해 MLPerf 추론분야에서 도전한 스타트업들 가운데 자체 개발 실리콘 칩으로 유일하게 결과를 제출한 업체가 됐다.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조단위의 투자를 쏟아붓고 있는 AI반도체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경쟁력 있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은 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퓨리오사AI는 특히 이번 MLPerf의 일부 성능 지표에서 세계 최고의 AI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를 앞서는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퓨리오사AI의 워보이는 이미지 분류(ResNet-50)와 객체검출 (SSD-Small)의 처리속도(single stream) 면에서 엔비디아의 T4를 능가했다. 또한 엔비디아의 최신 플래그십 제품인 A100의 단일 인스턴스와 대등한 성능 수준을 자랑했다.
MLPerf는 업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글로벌 AI반도체 벤치마크 대회로 평가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스탠포드, 하버드 등 유수의 기업 및 연구기관이 매년 주최하고 있다다.
서울대학교 석좌교수이자 반도체공학회 전임회장인 정덕균 교수는 이번 퓨리오사AI의 MLPerf 결과에 대해 "퓨리오사AI가 대한민국 시스템 반도체 역사에서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웠다"면서 "퓨리오사AI가 대한민국 AI반도체 연구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퓨리오사AI 관계자도 "워보이는 가격 대비 성능으로 엔비디아의 T4 대비 4배 이상 우수하고, 300여 개 AI모델을 지원하는 범용성도 확보했다"며 "폭발적으로 계산량이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및 고성능 엣지 영역에서 의미있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017년 설립된 퓨리오사AI는 4년간 고성능 AI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풀스택을 직접 개발해 왔다. 삼성전자와 애플, 퀄컴, AMD, 구글, 아마존 등에서 전문성을 쌓은 70여 명의 인재들이 퓨리오사AI를 이끌고 있다. 최근 네이버 D2SF와 DSC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8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술 개발과 성장 가속화를 위한 예열을 마친 상황이다.
퓨리오사AI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가장 고성능 고효율로 고객들을 지원할 수 있는 'GPT-3' 칩을 두 번째 칩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빠르면 2023년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팀 규모 및 역량을 대폭 확장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강력한 서버향 AI칩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미 2023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차세대 칩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고, 10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MLPerf 전 카테고리에서 최고 성능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AI반도체는 학습과 추론 등 인공지능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빠르게 실행하는 시스템 반도체이다. AI 기반의 자율주행차와 지능형 로봇, 스마트폰, 사물인터넷 가전 등에 사용되고 있다. 2018년 70억달러였던 AI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26.5%씩 성장해 2030년에 1179억달러(한화 약139조원)를 형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