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의 비디오 소셜네트워킹 앱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가 IPO 준비를 재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틱톡은 중국내 테크 기업 규제 강화에 미국증시 상장계획을 철회하고 홍콩증시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국 기술 회사들을 상대로 더욱 엄격해진 규제에도 불구하고 바이트댄스가 다시 IPO 준비에 나섰다”면서 ”회사가 올해 4분기나 늦어도 내년 초에 홍콩 증시 상장을 마칠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바이트댄스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즈의 기사가 정확하지는 않다”고 지적하면서,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난해부터 미 증시에 무게를 두고 국내외 상장을 준비해왔던 바이트댄스는 IPO 계획을 한 차례 미룬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의 상장 중단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앤트그룹은 작년 11월 홍콩과 중국 상하이 증시 동시 상장을 통해 370억 달러(약 42조5,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었다. 당시 앤트그룹의 기업가치는 3000억 달러(약 345조원)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됐으며, 공모주 청약에 무려 3조 달러(약 3,450조원)가량이 모이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IPO기업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듯했다.
그러나 앤트그룹의 수장인 마윈이 중국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하면서 규제 당국과의 마찰을 피하지 못했고 상장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이는 중국 당국이 자국 증시 상장 유력후보 중 하나로 눈여겨보고 있던 바이트댄스의 IPO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선 3월 바이트댄스가 중국정부 당국자들과 면담 후 해외상장을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더스탁에 “전반적으로 중국이 국내 테크 기업들에 굉장히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바이트댄스는 이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내 최대 차량 공유서비스 기업 디디추싱(Didi Global Inc., NYSE: DIDI)의 사례를 보더라도 몸을 바짝 낮출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지난 6월 ‘중국판 우버’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디디추싱은 뉴욕증시에 44억 달러(약 5조622억원)규모의 IPO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듯했으나, 중국 당국이 국가 안보를 문제 삼으며 전격 조사에 착수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바이트댄스 역시 정부로부터 데이터 보안 문제와 관련하여 경고를 받으며 무기한적으로 상장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월스트릿저널 통신에 따르면, 중국 사이버공간 및 보안 당국은 알리바바, 텐센트, 그리고 바이트댄스를 포함한 25개 테크기업에 데이터보안부터 소비자 권리 보호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내부 조사에 착수하도록 지시했다. 더 나아가 이와 별개로 중국인터넷협회에서 위 세개의 거물기업 등 총 13개의 기업에 자료 보안 보호를 강화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한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중국 당국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고객 정보 저장·관리 방식에 대한 세부 사항을 포함한 자료를 당국에 제출하고 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내 규제 강화로 긴장감이 가시지 않고 있지만,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는 꾸준히 상승 중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통신은 지난 4월, 바이트댄스의 가치가 유통시장에서 4,000억 달러(약 46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는 마스터카드의 시가총액 3,658억 달러(약 420조8,529억원)와 네슬레의 3,201억 달러(약 368조2,750억원)를 웃도는 규모다. 회사는 지난해 3월에 진행된 시리즈 C 펀드 라운드에서는 1,400억 달러(약 161조700억원)의 가치평가를 받았다.
바이트댄스는 짧은 영상으로 소통하는 소셜 앱 틱톡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10% 상승했다. 전세계의 사랑을 받는 틱톡의 월간 활성 사용자는 19억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