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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확정 공모가 2만8000원 ‘밴드하단’ 보다 18%↓ …몸값은 최대 40%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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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확정 공모가 2만8000원 ‘밴드하단’ 보다 18%↓ …몸값은 최대 40% 낮춰
  • 김효진 기자
  • 승인 2022.08.0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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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쏘카 블로그
<사진=쏘카 블로그>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대표이사 박재욱)가 코스피 상장을 강행한다. 다만 수요예측에서 투자자들과 눈높이에 대한 간극이 있었던 만큼 공모가를 내리고 공모규모를 축소해 상장 밸류에이션을 낮추기로 했다. 확정공모가 및 변경된 공모구조를 기준으로 한 상장 시가총액은 9163억원으로 기존 대비 몸값을 최대 40%가량 낮췄다.

9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공모가를 2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당초 공모범위(3만4000~4만5000원)의 하단을 18%가량 밑도는 가격이다 아울러 공모주식 수를 455만 주에서 364만 주로 20%를 줄여 공모규모를 하향조정했다. 확정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1019억원 수준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348곳의 국내외 기관투자자가 참여했으며, 경쟁률은 56.07%를 기록했다. 참여기관들은 밴드 하단 가격인 3만4000원 미만에 70% 이상의 물량을 신청했다. 그 결과 공모가는 2만8000원으로 결정됐으며, 상장 시가총액도 1조원에 못미쳤다. 쏘카는 지난 2020년 9월 국내 사모펀드인 SG PE로부터 500억 규모의 투자자금을 유치하면서 1조10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모빌리티 플랫폼으로는 처음으로 유니콘에 오른 바 있다. 

쏘카가 수요예측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둔 탓에 시장에서는 상장철회 가능성도 없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앞서 박재욱 대표가 간담회를 통해 상장철회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IPO는 투자자들의 주요 엑시트 수단이기도 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원스토어의 사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았다.

지난 5월 상장에 나섰던 원스토어는 수요예측에 앞서 진행된 IPO 간담회에서 이재환 대표가 상장철회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하지만 수요예측 부진으로 몸값을 낮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당시 회사는 상장의지가 강했으나 몸값을 상당히 낮춘데 대한 투자사들의 반발로 결국 상장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쏘카 입장에서는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 이미 시장 친화적인 공모구조를 제시한 상황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몸을 낮추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쏘카는 상장에 앞서 지난 3월 롯데렌탈을 전략적 투자자로 맞이했는데,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는 약 1조3000억 수준이었다. 이번에 공모를 위해 제시한 밴드하단의 밸류는 1조1436억원으로 그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밴드하단 밑으로 공모가를 결정한다면 재무적 투자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예상이었다.

또 올해 IPO 시장이 구주매출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만큼 쏘카는 전량 신주발행으로 이번 공모를 짰다. 공모자금을 회사로 모두 유입시켜 성장을 도모하는데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구주를 보호예수로 묶어 상장 후 유통물량도 큰 폭으로 줄이는 이른바 품절주 전략도 택했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쏘카는 수요예측에서 투심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원스토어와 달리 공모구조를 재조정해 상장스텝을 이어가기로 했다. 재무적 투자자들도 적자를 내는 성장주에 대한 시장의 시선을 받아들이고 한편으로는 상장을 발판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때라는 점에 동의했다는 분석이다.

쏘카는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의 변화속도가 현재 매우 빠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시장을 선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M&A 등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당장의 기업가치에 연연하기 보다는 상장을 발판삼아 중장기적 성장성을 높이는 것이 적절한 수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공모자금을 활용해 모빌리티 밸류체인 내 업체들에 대한 M&A나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사업 영역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카셰어링은 물론 전기자전거, 공유 주차 플랫폼, KTX와 숙박 등의 예약이 가능한 ‘슈퍼앱’ 역량을 강화해 이동의 시작부터 마지막 단계를 모두 아우르는 총체적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쏘카는 올해 실적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 921억원에 영업이익 1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기술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운영 고도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오고 있으며, 올해는 연간기준으로도 흑자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청약은 오는 10~11일 이틀간 진행된다. 일반투자자에는 총 공모주식수의 25%인 91만주가 배정됐다. 상장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인 삼성증권, 인수회사인 유안타증권에서 할 수 있다.

시장관계자는 더스탁에 “수요예측에서 부진했던 만큼 청약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수요예측 부진으로 몸값 할인폭을 키웠던 기업들이 상장 이후 양호한 주가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여럿 있었다. 쏘카의 경우 평가가액에서 31.1~48.0%의 할인율을 잡아 공모가밴드를 설정했는데, 공모가가 하단 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확정되면서 평가가액의 55% 수준까지 할인된 상황이 됐다. 때문에 이를 투자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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