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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대 지수 최저치 근접 ... 고조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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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대 지수 최저치 근접 ... 고조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 김바울 / 더스탁 韓-美 증시 전문위원
  • 승인 2022.06.13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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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지난주 금요일 미국의 인플레이션 충격이 주식과 채권 시장을 동시에 강타했다. 금요일 오전에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CPI)는 미국연방준비은행(미 연준, Fed)이 급증하는 소비자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부각시키며 투자자들의 두려움을 고조시켰다. 

다우존스30(DOW30), S&P 500, 나스닥(NASDAQ) 등 3대 지수는 지난 일주일 동안 각각 4.6%, 5.1%, 5.6% 하락해 올해 최고 수준의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고 3대 지수 모두 52주 최저치에 근접했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19.9bps 상승하여 3.156%를 기록했고 채권가격 역시 52주 최저에 근접했다. 채권수익률과 채권가격은 반비례한다.

미국 노동부는 5월 CPI가 1년 전 같은 달보다 8.6% 상승했으며 이는 1981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라고 밝혔다. 40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인 올해 3월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불과 2주 전만해도 인플레이션이 7% 중반으로 떨어진다고 전망한 전문가도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 넘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금리 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을 10여 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이 6월과 7월에 이어 9월에도 기준금리가 0.5% 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점쳤다. 불과 일주일 전 까지만 해도 0.50% 포인트 인상이 6월과 7월 2회로 국한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최고의 채권전문가 중 한명인 모하메드 엘에리언(Mohamed El-Erian)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9% 대로 갈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필자가 외신에서 9%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예상하는 것은 처음 본 듯하다. 연준이 이르면 다음 주에 0.50% 포인트가 아닌 0.75% 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하거나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아직은 소수지만 늘고 있다. 참고로 0.75% 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은 1994년 이후 아직 한 번도 실행되지 않았다.

5월 CPI 데이터를 자세히 뜯어보면 아래와 같이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넓고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전체 CPI 지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은 전년 대비 5.5% 증가해 199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 식료품 가격은 전년 대비 11.9% 상승해 1979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고 전기료는 12% 상승해 2006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 에너지 가격은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전년 대비 34.6%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전년 보다 49% 가까이 올랐다.
* 항공료는 1년 전보다 37.8%, 호텔은 19.3% 올랐다. 
* 외식 가격은 7.4% 상승해 198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 최근 몇 달 동안 냉각됐던 중고차 가격은 전월 대비 1.8% 상승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상승했다. 신차 가격도 전월 대비 1% 올랐다.

CPI 상승의 대부분은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가격 상승 식료품과 에너지 비용에 기인한다. 그러나 변동성이 높은 식료품과 에너지 부분을 제외한 근원 CPI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는 점은 공급 병목 현상이 개선되더라도 연준이 그들의 인플레이션 목표인 2%까지는 무척 어렵고 긴 여정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포스트코로나 시점에서의 소비 변화도 인플레이션 완화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 기간 동안 서비스 산업이 워낙 위축 되었기 때문에 코로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빠르게 정상화되는 소비자들의 서비스 수요를 따라가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서비스 부분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있다. 즉 이번 인플레이션은 순환적이기 보다는 구조적인 요소가 훨씬 많다는 얘기이다.

필자는 5월 CPI와 같은 날 발표된 미시간대학의 6월 소비자 심리지수를 2가지 측면에서 관심 깊게 보고 있다. 첫째는 6월 소비자 심리지수가 1940년대 후반 설문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로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소비위축이 없다는 점이다. 둘째는 미국인들은 향후 5~10년 동안 소비자 물가가 매년 3.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이미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은 임금 인상률을 크게 앞지르고 있기 때문에 현재 미국인들의 왕성한 소비는 지속 가능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5월 평균 시간당 수입은 전년 대비 3% 감소해 2021년 4월 이후 가장 큰폭의 하락을 기록하면서 14개월 연속 하락했다. 2주전 제이피모건(JP Morgan) CEO 제이미 다이몬(Jamie Dimon)는 미국 소비자들이 코로나 시대에 늘어난 저축으로 현재의 소비 수준을 5-6개월 정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상 최저 수준인 6월 심리지수는 소비위축이 보다 빨리 시작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을 기대하는 소비자 심리가 실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고, 이는 인플레이션이 인플레이션을 부르는 악순환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또한 인플레이션 기대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연준이 통화정책으로 금리를 잡을 수 있다는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더 높아지기 전에 연준이 보다 공격적인 통화 긴축을 해야 하고 당장 이번 달 연준의 모임에서 0.50% 포인트가 아닌 0.75% 포인트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은 알 수 없지만 보다 공격적으로 통화 긴축을 해야 한다는 압박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5월 인플레이션 수치들은 공격적인 통화긴축 없이도 인플레이션을 비교적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희망을 날려 버렸다. 인플레이션이 폭넓게 뿌리 내려져 있고 구조적이라는 점,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 소비 심리가 극도로 위축되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필자는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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