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3:55 (목)
뉴스콘텐츠 전송 채널
인터넷 - 2022 하반기 산업전망
상태바
인터넷 - 2022 하반기 산업전망
  • 정의훈 애널리스트 / 유진투자증권
  • 승인 2022.06.02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 레드오션 속 플랫폼, 웃을 수 있는 이유

2020년 코로나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게 된다. 이로 인해 미국의 GAFA, 중국의 BAT, 국내 네이버와 카카오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사업 영역을 크게 확장함과 동시에 실적과 주가는 고공행진하며 바야흐로 플랫폼의 시대를 여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꺾이기 시작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각각 2021년 고점 대비 최대 40.1%, 54.0% 가까이 떨어졌고, 비단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같은 주가 하락의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는데, 첫째는 제도권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이고 두 번째는 코로나 엔덱믹으로 인한 온라인 시장 성장률 둔화이다.

온라인 플랫폼 산업은 특성상 대개 독과점의 형태를 띄게 되고,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당국의 독과점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인 '온플법'이 발의되면서 이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현재 규제로 인한 리스크 영향은 미미하다. 해외 플랫폼 규제와 비교했을 때 국내 온플법은 내용이나 처벌 수위가 강하지 않고, 그마저도 윤석열 정부의 플랫폼 자율규제 기조에 반하여 사실상 법안 통과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즉, 현재 플랫폼 기업의 위기는 코로나 엔데믹으로 인한 온라인 시장 성장률 둔화와 불확실한 거시경제 상황에 기인한다. 레드오션이 된 플랫폼 시장에서 향후 많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퇴출될 전망이다. 하지만 반대로 실적 안정성과 사업확장력을 갖춘 네이버와 카카오에게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두 기업의 현재 밸류에이션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온라인 시장 성장률 둔화는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한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도는 줄었지만, 속도는 여전히 빨라지고 있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속도가 느렸던 시절로 돌아왔다. 레드오션인 시장 환경임에도 웃을 수 있는 이유다

I.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과 쇠퇴

Who led the digital transformation of your company?
온라인 플랫폼 관련 자료를 찾다 우연히 발견한 사진 한 장에는 위와 같은 질문이 있었다. '당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 건 누구인가?' 질문은 객관식이었는데, 문제의 답은 회사의 CEO도 CTO도 아닌 COVID-19였다. 2020년 초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전세계 산업 트렌드가 코로나 전후로 크게 뒤바뀌게 되었다. 이로 인해 단기에 회생이 힘들 정도의 타격을 입은 산업이 있는 반면, 어떤 산업은 이를 계기로 더욱 크게 성장하게 된다. 성장한 산업들의 공통점은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의 수혜를 입었다는 것이다. 맥킨지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의 디지털 전환은 코로나로 인해 평균적으로 3년이 앞당겨졌으며, 아시아 지역으로 한정할 경우 4년이나 앞당겨졌다. 

이 같이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빅테크 기업(GAFA; Google, Apple, Facebook, Amazon)과 중국의 BAT(Baidu, Alibaba, Tencent) 그리고 국내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있다. 이들은 각자가 보유한 유저 트래픽을 바탕으로 검색엔진, 이커머스, SNS, 전자결제 등 다양한 디지털 사업에서 영역을 확장시키며 회사의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이는 주식 시장에서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졌다.

FnGuide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발간된 리포트 중 '플랫폼'이 제목에 포함된 리포트의 수는 420개로 2020년 249개 대비 68.7% 증가했는데, 이 중에서 소프트웨어 부문이 125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 2021년은 가히 온라인 플랫폼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About Platform

2021년 1월 공정관리위원회가 국회에 발의한 온플법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 재화 또는 용역의 거래와 관련된 둘 이상 이용자 간의 상호작용을 위하여 정보통신설비를 이용하여 설정된 전자적 시스템이라 정의한다. 쉽게 말하면 온라인 플랫폼이란 온라인 상 거래 중개 시스템을 의미한다. 굳이 온라인 '플랫폼'이라 명명된 이유는 이 중개 시스템의 구조가 오프라인 플랫폼과 굉장히 유사하기 때문이다. 

플랫폼(Platform)의 원래 사전적 의미는 기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 혹은 승강장을 의미한다. 아무것도 없던 벌판에 기차역(플랫폼)이 들어선다고 가정해보자.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을 방문할 것이다. 이로 인해 플랫폼 근처에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지하철 혹은 버스 등의 대중 교통이 들어서게 되고 플랫폼 이용자들을 위한 식당, 편의점, 커피숍 등의 편의시설도 입점하게 된다. 이후 플랫폼을 찾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게 되면 이들을 타겟한 광고가 들어오고 주차시설, 숙박시설 등 다양한 서비스 시설들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도 플랫폼 권역에 자리잡게 된다.

이때부터 플랫폼은 단순히 기차역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 기차역을 포함한 주변 서비스 시설을 포괄하는 개념이 된다. 이제 플랫폼을 방문하는 이용자들 중 상당수는 본래의 플랫폼 기능인 기차를 타기 위함이 아닌 플랫폼 서비스를 소비하게 되고 이는 더 많은 서비스 업체들의 입점을 유도한다. 이로 인해 해당 플랫폼의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되고 플랫폼의 경제적 가치 또한 상승한다. 

온라인 플랫폼의 구조도 이와 유사한데 차이가 있다면 오프라인 플랫폼과 달리 온라인 플랫폼은 공간이나 물리적인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충분한 트래픽과 확장성을 갖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은 독과점 시장에 준하는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된다. 대표적인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예를 들어보면, 각각의 기업은 'NAVER'라는 검색 엔진과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라는 강력한 디지털 플랫폼을 가지고 있다. 이 두 플랫폼은 많은 유저 트래픽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평균 월간 사용자 수는 약 4천만명이고 카카오톡의 평균 월간 사용자 수는 약 4,700 만명이다. 대한민국 국민 중 인터넷을 사용하는 대부분이 이 두 플랫폼을 사용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두 기업은 NAVER와 카카오톡이라는 대형 플랫폼을 바탕으로 이커머스, 핀테크, 웹툰 등 많은 디지털 사업영역을 잠식하고 있다.

플랫폼에 찾아온 위기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디지털 전환으로 성장에 탄력을 받았던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국내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각각 2021년 고점 대비 최대 40.1%, 54.0% 가까이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형 온라인 플랫폼 기업 알파벳(-25.0%), 메타(-48.9%), 애플(-17.8%), 아마존(-38.3%), 마이크로소프트(-20.4%)와 중국의 텐센트(-54.1%), 알리바바(-70.5%), 바이두(-59.1%)의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처럼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는데, 제도권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와 엔데믹으로 인한 시장 성장률 둔화가 있다.
 

II. 플랫폼 규제

국내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 온플법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이슈는 미국과 중국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불거졌다. 먼저 2020년 7월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등 10인)이 '온라인플랫폼 통신판매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처음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후 약 1년 6개월 동안 총 11개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는데, 현재 대표적으로 논의되는 소위 '온플법'은 크게 두 가지다. 

2021년 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국회 제출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과 2020년 12월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제출한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다.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가 이뤄진 시점은 2021년 9월이다. 당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토론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기업 성공의 이면엔 시장 지배의 문제가 숨어있다고 언급하며 플랫폼 대기업들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금융위원회도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카드·보험·연금 등 금융상품 관련 정보 제공에 대해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광고가 아닌 중개로 봐야 한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중국과 미국에서 불거진 인터넷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국내에서도 본격화될 것을 우려해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온플법 정리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한 온플법에 따르면 규제 법안 대상자는 중개수익 1천억원 이상 혹은 중개 거래 금액 1조원 이상 기업을 플랫폼 사업자로 국내에서는 19개의 플랫폼 기업이 해당된다. 

또한 온플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계약서 교부 의무 :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와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중개거래계약 기간, 변경 및 해지 등에 관한 사항이 포함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계약서를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에게 서면으로 교부하도록함. 

2)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 기준 마련 :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에게 상품 또는 용역을 구입하도록 강제하거나 경제상 이익을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행위 등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의 불공정거래 행위 유형을 구체적으로 정함.

3) 사업자간 분쟁해결제도 :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와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 사이의 분쟁조정을 위하여 한국공정거래 조종원에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분쟁조정협의회를 설치한다.

4) 위반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처리 및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의 손해배상책임 : 공정거래위원회는 신고 또는 직권으로 위반행위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금지 규정을 위반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사업자에 대해서는 시정명령 또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음. 또한 이 법을 위반하여 플랫폼 이용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고의·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손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지도록 함
 

III. 플랫폼 전망

플랫폼 규제 리스크는 완화

결론적으로 지난해 중순부터 국내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리스크 영향은 현재로서 미미하다. 우선 해외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비교했을 때 국내 현재 대표적인 온라인 플랫폼 기업 규제 법안이 온플법은 상대적으로 내용과 처벌 수위가 강하지 않다. 특히 기업의 상장을 연기시키거나 조 단위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중국 혹은 미국처럼 플랫폼의 이해상충을 일으키는 다른 사업 영위를 금지하는 등의 직접적인 규제와는 거리가 있다.

그마저도 지난해 초에 집중적으로 국회에 발의됐던 많은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들의 내용이 중복되면서 이중 규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 규제 주체에 대한 부처간 갈등으로 국회에서 1 년 넘게 계류 중이다. 또한 올해 5월 임기가 시작된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플랫폼 분야 거래질서 공정화를 위해 자율규제 방안과 필요 최소한의 제도 장치를 민간 협의기구를 통해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고, 법적으로 플랫폼을 규제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꾸준히 견지했다.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란 민간이 주도적으로 규제안을 만들어 운영하고, 공정위는 이를 준수하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방식이다. 이에 공정위도 연내 플랫폼 사업자와 소상공인 등 민간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를 위한 논의기구를 구성하기로 밝혔고, 온플법 제정을 강하게 추진해오던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온플법 추진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레드오션 속 플랫폼,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 규제로 촉발된 주가 하락이 플랫폼 규제 리스크가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지속된 이유는 온라인 플랫폼 시장 성장률 둔화에 있다. 2020년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은 많은 오프라인 영역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켰고, 많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높은 시장성장률에 편승했다. 하지만 2022년으로 접어들면서 코로나 엔데믹과 높은 기저로 인해 온라인 시장 성장률은 계속해서 둔화되고 있고,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이 레드오션에 빠진 것이다. 

국내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충분한 네트워크 효과를 갖추지 못하거나 높은 고정비 지출이 지속되고 있는 많은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올해 실적은 영업적자로 전환되거나 이미 적자를 기록했던 기업들의 적자폭은 확대될 것이다. 향후에는 시장의 유동성 축소로 인해 영업적자를 감당케 하는 투자금 확보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퇴출되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국내 대형 온라인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에게도 비우호적인 상황인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실적 안정성과 사업확장력을 갖춘 대형 플랫폼들에게는 퇴출되는 플랫폼 기업들이 늘어날 수록 결국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성장률 둔화는 주가 하락으로 두 기업의 밸류에이션에 충분히 반영됐다.

현재(5월 30일 기준) 당사가 추정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12개월 fwdPER은 각각 27.8배, 44.9배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이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도는 줄었지만, 디지털 전환의 속도는 여전히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속도가 느린 시절로 돌아왔기 때문에 매수의 기회라 판단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